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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 열린시민공원에서 열린 제58차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 열린시민공원에서 열린 제58차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현진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 협상 가서명을 반대하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하 평통사)과 '소파개정국민행동' 등 단체 회원들은 13일 오후 광화문 미대사관 열린시민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용산기지 이전 재협상과 파병철회'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파개정국민행동 문정현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국민 생명을 볼모로 잡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말로 국민들을 괴롭히는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국가를 다스릴 자격이 없다"며 노무현 정부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좌)연설을 하고 있는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이호성 집행위원장 (우)파병 철회 피켓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좌)연설을 하고 있는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이호성 집행위원장 (우)파병 철회 피켓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 김현진
정치 연설에 나선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원회' 이호성 집행위원장은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고 있다"며 평택 주민들의 요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용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미국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용산기지 평택 이전에 대해 "국민들이 뼈 빠지게 벌어서 낸 세금을 미군들 뒤치다꺼리하는 데 쓰고, 50년 이상 터를 닦고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은 거리로 내쫓는 것"이라며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을 주인으로 여기지 않고 사대매국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평통사 이형수 미군문제팀 부팀장
평통사 이형수 미군문제팀 부팀장 ⓒ 김현진
사회진보연대 박준도 사무처장은 고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내몬 이라크 파병을 규탄하고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박 사무처장은 "지난 2003년, 비참하고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 몸부림치다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을 차갑게 대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이라크에서도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주장했다.

이어 평통사 이형수 미군문제팀 부팀장이 국민혈세를 낭비한 용산기지 아파트 건설 규탄과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이 부팀장은 "용산기지 내 주한미군 가족용 아파트가 우리 국민의 혈세 276억원을 들여 미군들조차 놀랄 정도의 초호화판으로 지었다"며 "이것은 평당 250∼300만원이 드는 국내 건축비의 세배가 넘는 평당 1000만원의 돈을 들인 셈이다"라며 미국과 한국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또 "2002년 아파트 건설 협상 당시 이미 용산기지 이전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던 국방부가 앞으로 3년 정도 쓰기 위해 미군가족용 아파트를 지은 것도 모자라, 설립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애초 말과 달리 국민 세금인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군의 아파트를 지은 것은 국민을 기만한 용서할 수 없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스텔스 전폭기 훈련 반대
스텔스 전폭기 훈련 반대 ⓒ 김현진
이 부팀장은 "미군 가족을 위한 시설에 우리가 비용을 댄 것은, 그 자체로도 불평등하기 짝이 없는 '한미SOFA' 제5조에 위배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미소파 제5조 '시설과 구역-경비와 유지' 조항을 보면 '1. 합중국은 제2항에 규정된 바에 따라 대한민국이 부담하는 경비를 제외하고는, 본 협정의 유효기간 동안 대한민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합중국 군대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와 한국 국방부는 5조에 특별협정을 두어 한미소파의 적용을 피하면서 방위비 분담금으로 아파트를 지은 것이다. 이 부팀장은 마지막으로 방위비 분담금 폐기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북선제공격을 위한 전쟁연습 중단하라!
대북선제공격을 위한 전쟁연습 중단하라! ⓒ 김현진
지난 6월 말 미국 공군의 스텔스 F-117 전폭기 10여 대가 군산 미공군기지에 배치, 9월 말까지 훈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규탄연설을 평통사 유홍 평화군축팀장이 했다. 유 팀장은 "스텔스전폭기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려 할 때 한반도에 배치됐던 무기로서 상대방의 핵심전략(지휘) 시설을 정밀폭격 해서 조기에 전투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라며 "한반도에서 무모한 전쟁 놀음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루 종일 내리는 굵은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집회를 강행한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다시 한 번 뜨거운 투쟁의 의지를 보였다. 오는 22일 협상대표단이 이러한 국민들의 염원을 외면한 채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을 진행한다면 대대적인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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