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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이명박 시장 비판 글들.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이명박 시장 비판 글들.

서울시가 대중교통제계를 개편한 뒤 단말기 오류와 중앙차로제 시행에 따른 심각한 교통 정체 현상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같은 혼선의 원인을 시민들의 무관심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
이명박 서울시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매일경제>는 지난 6일 서울산업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이 시장이 "서울시와 각 구청이 여러 차례 안내문을 보내고 언론에도 여러번 보도가 됐지만 (시민들은) 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버스를 타러 와서 문제”라고 말했다고 7일자에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이 시장은 이날 서울산업대에서 열린 서울시와 동북부권 대학연구소 협력체제 협정 조인식에 앞서 대학총장들을 만나 '한국사람은 닥쳐야 일을 하지 도대체 미리 연구를 하지 않는다'며 '반상회를 해서 내용을 알려줬지만 관심도 없었다. 그나마 젊은이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잘 타고 다닌다'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이 시장은 또 "서울시에서 미리 홍보를 하려고 했지만 먼저 해봐야 낭비라는 의견이 있어 한달 전부터 집중 홍보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서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비판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시민의 잘못이기보다 서울시와 시장의 잘못인 이유'라는 제목의 항의성 글에서 "시민의 잘못도 어느 정도 있지만 그것을 논하기에는 서울시의 잘못은 너무도 크다"면서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서울시는 위험관리를 할 능력이 안되어 있습니다. 이번 교통체계에서 단말기등 위험이 발생할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그것은 시스템을 도입할 때부터 했어야 합니다.

둘째,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왜 굳이 7월 1일이었지요. 서울시 기념 이런 것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세째, 이 제도의 장단점을 서울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었다면, 서울시는 사전에 해야될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보다 편하게 느껴지려면 지하철과 버스 정거장의 환승거리가 짧아야 합니다. 아울러 노인이나 장애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 또한 마련되어졌어야 합니다. 이러한 대책은 아직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참여연대, 감사원에 감사 청구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실행위원장 : 이현욱 변호사)는 7일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 시민의 불편과 혼란을 일으켰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참여연대는 "감사청구서에서 서울시가 사전 준비도 없이 무리하게 대중교통체계 개편 방안을 상행해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에게 물질적·정신적 손해를 가하고 많은 불편과 혼란을 야기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하여 다시는 이와 같이 시민을 우롱하는 행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감사 청구 취지를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시행에 앞서 충분한 여론 수렴과 치밀한 준비가 요구되는 일이었음에도 시행일을 서울시장의 취임 2주년인 7월1일에 맞췄기 때문에 졸속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명박 서울시장은 여전히 '밀어붙이고 보자'는 식의 70년대 개발독재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번 교통대란의 책임을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는 "준비도 제대로 안된 시스템을 자신의 취임2주년이 되는 날에 맞춰 무리하게 강행한 것은 시민들이 겪을 불편과 혼란은 무시한 채 서울시를 대권 연습장으로 삼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강이종행 기자
그는 또 "자신과 자신의 조직원들의 무능력과 덜 준비된 모습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에게 그 잘못을 넘기는 모습은 아마 잘못된 모습일 것"이라면서 "말로만의 잘못이 아니라 진심으로 뉘우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통대란이 시민 잘못이라고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네티즌은 "이 시장님이 죄송하다고 사과 해놓고, 뒤돌아서서 시민 잘못이라고요?"라고 반문한 뒤 "설혹 시민의 잘못이 있다치더라도 공인이 그런 행동을 하면서 대권도전한다고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화난사람’이라는 작성자는 “시민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당신이 시민들에게 무관심해서 생긴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라고 비꼬았으며, ‘김대용’이라는 작성자는 “시민들이 알려고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많은 노선을 한꺼번에 바꾼 방법이 무식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X자식’이라는 작성자는 “자신이 일을 잘못 해놓고 시민들이 멍청해서 그렇다고 하는 경우가 무슨 경우냐”고 질타했으며, ‘시장님 보시오’란 작성자는 “교통체계 전면개편이니 시민불편은 당연한 것인데 이를 시민이 몰라주어서 잘못이라는 것인지, 기계 이상도 당연한 것을 모르고 있으니 잘못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그러나 “원래 반대는 말이 많고 찬성자는 조용한 법”이라며 “이 시장은 잘하고 있다”는 등의 격려성 글도 간간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날 발언과 관련 이명박 시장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글을 통해 "7월 7일자 매일경제 1면에 보도된 ‘교통대란 시민 무관심이 문제’ 보도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홍보 방법이 시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 대한 반성과,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온 국민이 합심하여 극복해 냈듯이 현재의 경제 위기를 이겨 나가자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통 개편 혼선의 원인을 시민에게 미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 교통체계 개편은 홍보가 부족했습니다”"
이명박 시장 해명 전문

 7월 7일자 매일경제 1면에 보도된 ‘교통대란 시민 무관심이 문제’ 보도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홍보 방법이 시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 대한 반성과,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온 국민이 합심하여 극복해 냈듯이 현재의 경제 위기를 이겨 나가자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통 개편 혼선의 원인을 시민에게 미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밝혀둡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와 동북부권 대학·연구소간 산학협력 체제 협정을 맺는 조인식 자리였으며, 공식 행사 전 참석자들과 환담하는 과정에서 저는 지난 97년 IMF 위기 때 전 국민이 단결해 위기를 극복했던 것처럼 현재의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얘기했습니다.

 또한 참석자들이 최근 서울시 교통체계개편과 관련해 시민 불편을 걱정하는데 대해, 홍보방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버스 노선과 번호 등의 개편 내용에 대해 인터넷과 반상회보 등을 통해 적극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버스나 정류장에서의 안내 및 홍보가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점을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현재 시민여러분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버스 개편에서 빚어진 시민 여러분의 불편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지난 4일 대시민 사과를 드린 바 있습니다. 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 시민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시민여러분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2004. 7. 7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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