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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요즘 아침형 인간이란 말이 유행이잖아요. 그 말하고 저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죠. 하지만 수영을 좋아하게 된 후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었답니다.”

새벽 5시 기상. 빈수홍(한남대 생활체육 3년)씨는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수영장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스포츠 센터에서 새벽반 수영 강사로 활동하고는 다시 학교로 돌아온 후 수업을 듣는다. 그리곤 수업이 끝나면 또 다시 수영장에서 오후반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마치 박카스 CF에나 나올 법한 주인공 청년처럼 건실한 삶이다. 가끔씩 흔들릴 만도 하지만 벌써 3년째 같은 생활습관을 지키고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게 수영이 선물해 준 거죠. 생활체육학과이다 보니 이것저것 운동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수영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1년 정도 하니까 안 좋던 허리도 좋아지고, 수영에 한번 빠지면 누구라도 중독이 된다니까요.”

학교 수업을 통해 수영에 매력을 느낀 그는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침 9시에 물에 들어가서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다시 물에 들어가 저녁 6시에 나와야 하는 훈련이 계속됐지만 그는 열흘간의 훈련 끝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얻은 후 수영강사로 활동하는 일이 가능했다.

수영이 너무 좋아서 자신의 수업이 아닐 때도 청강했을 정도로 수영 마니아가 된 그는 1학년 겨울방학부터 수영강사를 시작했다. 그가 수영강사로 활동하는 시간은 월, 화, 목, 금요일 새벽 6시부터 8시까지, 저녁타임 7시부터 9시다. 일요일에도 3시에 출근해 9시까지 수영강사 아르바이트를 한다.

학교 내 수영 동아리 ‘라이프 가드’도 그의 손으로 만들었다. 몇몇 선배들과 의기투합해 동아리를 만든 그는 회원을 모집했다. 학교 곳곳에 플래카드 붙이고 강의실마다 홍보물을 부착했다. 그렇게 해서 수영에 관심 있는 일반 학생들도 라이프 가드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끔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어요. 월, 화, 목요일마다 동아리 회원들이 6시부터 7시까지 모여서 연습을 하거든요. 끝나자마자 곧바로 수영 강습을 해야 하니 그러다 보면 저녁을 거를 때가 많거든요.”

체력적으로 부딪히는 것 외에도 아직 학생인 그가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 일반학생들처럼 수업이 끝나면 맞는 여유로움이란 그에게 남의 얘기와도 같다. 수업이 끝나면 늘 수영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고 집에 오면 저녁 10시에 가깝다. 시험기간에는 공부하느라 2~3시간 밖에 못 자는 일도 부지기수. 처음 한두 달 정도는 피곤한 생활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습관이 됐다.

수영으로 인해 오히려 얻은 것도 많다.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 날마다 5시에 일어나야 했기에 그는 어느덧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났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것도 즐겁지만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얻는 보람도 크다.

학기 중 틈틈이 해서 받는 아르바이트비와 방학 기간에 실시하는 수영 방학 특강에 받는 아르바이트비를 모아서는 1년 치 방값을 지불하고 생활비로 사용한다. 1학년 시절에 학사장교에 지원, 선발됐기에 장학금을 받고 있어 학비 걱정도 없다. 부모님한테 용돈을 타 쓰지 않은 자립형 대학생이 된 것. 고교 시절, 문제도 많이 일으키고 부모님 속도 많이 썩혔던 아들이었지만 지금은 번듯한 효자가 됐다.

“저도 원래 잠이 엄청 많았어요. 평소 10시간씩은 꼭 자야 했거든요. 그때는 수업도 겨우겨우 들어가고 잠을 많이 자니까 하루가 짧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5시 30분이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느긋해지고 활용시간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여유롭고 활기차게 사는 방법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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