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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달 호수의 무지개
ⓒ 이경수
무지개

-윌리암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 바라볼 때면
나의 가슴 설렌다.

내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나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러하거니
나 늙어진 뒤에도 제발 그래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여라.
바라기는 내 목숨의 하루하루여
천성의 자비로써 맺어지거라.

사람이 어린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감동할 줄 모르는
인생은 무의미하며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감정이다.


위 시의 표현처럼 아름다운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는 영국의 그래스미어 지방은 런던에서 M1 과 M6 고속도로를 지나 차량으로 약 5 시간 정도 북서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빙하기 때 생긴 호수들은 영국의 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영국 사람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 영국 국립공원의 북부 호수 전경
ⓒ 이경수
호수 국립공원(Lake National Park)의 중심 타운은 윈더미어 마을이지만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윌리암 워즈워드가 생애의 많은 날을 살다가 죽은 그래스미어가 나온다. 이곳에는 백조들과 갈대가 어우러져 있는 두 개의 조그만 호반의 산책 길이 있는데 워즈워드는 이곳을 거닐면서 수 많은 시상을 떠올렸다.

▲ 호수 주변의 산책길
ⓒ 이경수
영국의 국화는 장미이지만 봄이 오면 가장 많이 피는 꽃은 수선화다.워즈워드의 시중 '수선화'에 표현된 아름다운 문장은 이곳을 방문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수선화

-윌리암 워즈워드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
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
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
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
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
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
내가 정말 얻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염없이 있거나, 시름에 잠겨
나 홀로 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에 그 모습 떠오르나니,
이는 바로 고독의 축복 아니랴,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노라.


▲ 길가에 핀 수선화
ⓒ 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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