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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남소연
-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P3폰 출시로 음반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LG텔레콤이 단말기 몇 대 더 팔겠다고 무료MP3 재생 제한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방안은 음반사업자와 이통사업자, MP3폰 제조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MP3폰에 넣은 음질제한 기능을 소비자가 풀면 범법행위가 된다. 사장의 입장에서 우리 고객을 범법행위하게 할 수 없다."

-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
"대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다른 모델이 찾자는 것이다. 우선 MP3파일은 유료화 돼야한다. 관행화된 무료다운로드는 고쳐야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현재 한 곡당 800원이라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 월 3000원에 무제한 다운로드나 곡당 300원이더라. 이는 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수요가 늘어나고 소비자들도 굳이 무료파일을 불법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CD는 MP3폰 나오기 전에 이미 안 팔렸다. 전세계적인 추세다. 디지털 기술 발전을 거역할 수 없다. 때문에 기술적인 발전을 활용해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모델은 단말기에 좋은 음질의 MP3를 광범위하게 보급시키고 다운로드 받게 해 음반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음반업체들이 콘텐츠개발업체(CP)와 유통과정에서 이윤을 뜯기는 유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이것이 본질적 해결책이다. LG텔레콤은 이런 방향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

“MP3폰 출시 음반시장 키울 좋은 기회”

- 음반업계에서는 300원으로 내리더라도 불법 파일 공유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보는데.
"물론 디지털 기술이 워낙 발전하고 있어 가격인하 또는 법과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을 알려나가고 설득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다. 음반업계도 가수들을 동원해 LG텔레콤과 싸우지 말고 함께 유료화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앞장 설 용의가 있다. 10곡이나 15곡을 구입해서 MP3폰에 저장시켜주고 앞으로 다운받을 때는 300원을 내야한다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MP3폰은 현재 20대에서 60대 이상까지 구입하고 있다. 그만큼 음반시장을 확대할 폭발력이 있다. 음반시장을 장년층까지로 확대할 수 있는데 왜 이런 소모적인 싸움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음반시장의 확대는 발전하는 디지털 복제기술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MP3가격이 300원대로 떨어지고 다운로드 받는 방법이 쉬워지면 파이가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10~20대는 여러 파일공유 프로그램(P2P)을 이용해 쉽게 무료 파일도 내려받는다. 하지만 30~40대만 해도 잘 모르고 이런 수고를 귀찮아한다. 때문에 콜센터를 통해서 전화 한통으로 쉽게 구입을 할 수 있게 하면 음악시장을 장년층으로 넓힐 수 있다. 50~60대 지인들을 만나 물어봤다. MP3폰에 관심이 대단하고 다운로드 받는 방법을 궁금해 했다. 쉽게 다운로드 받게만 하면 시장확대가 가능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업자들, 음반사업자들 소비자들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 사용하고 있는 MP3폰에는 어떤 곡이 들어있나.
"‘가을우체국 앞에서’, ‘그리운 얼굴’, ‘그저 바라볼 수만 있다면’, ‘낭만에 대하여’ 등이 들어있다 한 10곡쯤 되는 것 같다. 내 사례를 보아도 MP3시장을 장년층이 즐겨듣는 그런 노래들까지로 확대할 수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사원판매 노사 동의 얻었던 것...
나도 목표량 100대 채우기 정말 힘들었다”


- 사원판매 문제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최고 책임자로서 민원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사실상 이번 번호이동성 시차제는 시장점유율 18%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런데 현재 경쟁상황에서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애사심에 호소했고 강매는 안하기로 했다. LG전자, LG화학 각 사 사장들과 노조위원장들을 모두 찾아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LG전자 노조위원장은 처음엔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겨우 설득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그런데 1인당 몇 대를 팔면 600만을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니까 목표관리를 한 부분이 있다. 판매 실적이 인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에도 사원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정을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담은 이메일도 보냈지만 불만을 달래는데 한계가 있었다. 나도 갖은 수단을 동원해 목표량 100대를 거의 다 팔았는데 정말 힘들었다"

- LG텔레콤 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LG텔레콤의 가입자 수가 적고 가입자당 월평균매출액(ARPU)가 적은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전략적 자유도를 높힐 수 있다. LG텔레콤은 고액사용 가입자의 비중이 작기 때문에 할인요금제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더라도 손실없이 SK텔레콤의 고객을 끌어 올 수가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요금제를 따라오면 수천억의 손해가 나고 그렇지 않으면 고객을 빼앗기는 처지다. 두 번째는 직원들의 판매 능력이 뛰어나다. 세 번째는 고객관리능력이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고객을 철저히 이해하는 역량을 많이 개발했다. 그 결과 가입자 해지율이 경쟁사업자에 비해 월등히 낮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화품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SK텔레콤에서 옮겨온 고객 중에 85%가 통화품질에 만족한다고 했다. 나머지 15%만이 통화품질에 불만이라고 했는데 이정도면 통화품질은 SK텔레콤을 거의 따라갔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의 불만사항을 3사 모두 샘플을 만들어 3개월에 한번씩 조사하는데 KTF와 LG텔레콤의 품질 차이는 거의 없었고 SK텔레콤과는 지하 공간에서 약간 차이가 있었다. 현재는 집중적으로 지하 공간 통화품질 해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유무선 통합 서비스 위해서는 KT와 협력 할 수도"

- 음성통화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인데 신규서비스 전략은.
"디지털 컨버전스(융복합)가 업계의 화두다. 금융서비스와 융합, 방송과 융합, 유통과 융합이 예상된다. 이런 서비스를 위해서는 유무선의 융복합도 필요하다.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 있고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LG텔레콤이 융복합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는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광범위한 방송서비스를 볼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유무선 융복합도 데이콤, 파워콤과 협력해서 어떤 서비스를 줄 수 있을 것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다. 서비스에 필요한 협력관계라면 상대가 KT가 될 수도 있다"

- 정통부가 와이브로(Wibro)라고 이름 붙인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이 초미의 관심인데.
"와이브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전에 정통부가 ‘0차사업자 방식’을 이야기 했다 이는 망을 설치하는 사업자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따로 정하겠다는 것인데 옳은 방식이다. 데이콤, 파워콤, 하나로와 LG텔레콤이 협력해도 KT와 경쟁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KT는 국가가 만들어놓은 전화망을 이용해 이미 무선랜 설치가 다 돼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다른 사업자가 와이브로 투자를 하려면 KT의 10배는 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요금경쟁을 할 수 없다. 정부가 이런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하면 국가가 만든 망을 가지고 또다시 민간 기업을 약탈하는 것이다. 유선 독점망을 그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후발사업자 뿐만 아니라 SK텔레콤도 죽일 수 있다. 그래서 SK텔레콤이 KT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망 사업자와 서비스 사업자를 분리하지 않으면 중복과잉투자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것이다"

"IMT2000 사업권 획득 못하고 한솔PCS 인수 실패했을 때 지옥같았다"

- LG텔레콤에 온지 만 5년이 넘었다. 후발사업자로서 어려운 시기가 많았을 텐데.
"힘들었던 일은 2000년 비동기식 IMT- 2000 사업자 선정에 떨어지고 한솔PCS 인수에 실패했던 때였다. 불운의 연속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때 집사람도 암에 걸렸었다. 회사에 나오면 사원들은 사기가 다 떨어져 있고 회사는 매각설에 시달렸다. IMT-2000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니까 안되는 회사라며 대리점마저 떨어져 나갔다. 정말 지옥같았다. 내 인생 전체를 통털어 괴로웠던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동기식 IMT-2000사업권을 따내면서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 남아있는 사원들은 정말 고생 많이 했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리가 SK텔레콤이 LG텔레콤에 대해서 경영을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한솔PCS 인수에 실패하고 IMT-2000 사업권을 획득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 경영자가 무한 책임을 져야겠지만 SK텔레콤이 경영능력 운운하는 것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원들을 욕하는 것이다. 우리 사원들은 3조2000억 투자해서 11조 투자한 회사와 똑같은 통화 품질 만들어 냈다"

- 임직원들과 등산을 하며 통화품질을 점검하고 고객센터를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펴고 있는데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면.
"사원들을 경쟁력을 갖추도록 키우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에서의 경험을 중요시한다. 현장에서 역경을 뚫는 훈련을 시키는 것에는 원칙을 가지고 엄격하게 하려고 한다. 임원들도 이미 혁신학교 다녀오고 길거리 가판에서 가입자 모집을 해봤다. 콜센터에서도 상담사원으로부터 고객의 불만을 전해 듣는 것과 욕하면서 통화품질에 불만을 터뜨리는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은 정말 다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장에 관한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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