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관련
기사
익산 송원백화점 사태 '점입가경'

▲ 입점업체 상인들은 백화점 정문과 후문에 각각 컨테이너 박스를 배치하고 승용차로 그 앞을 막았다.
ⓒ 모형숙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은 없습니다. 입주자가 계약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폐업전을 한다고 나가라고 하고 어젯밤에는 행사 주최측에서 26일날 들어온다며 집에 가서 편히 쉬라고 해 놓고서는 오늘 아침에는 전국에서 행사 물품을 갔다 짐을 푼다고 하니 한편의 사기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들여 보내더니 장애인까지 동원해 분신한다고 위협하고, 그래도 여기에서 나가면 돈 받기가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지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입점업체 상인들은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보내준 끼니와 음료수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며 교대로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오는 처지이다.

▲ 25일 오전, 전국에서 폐업전에 참여하게 될 행사업체들이 백화점 앞에서 물건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갔다.
ⓒ 모형숙
폐업전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송원백화점의 풍경은 한차례 폭풍 뒤의 모습처럼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간밤에 행사 주최측의 방문으로 실랑이를 벌인 후라 그런지 백화점 안 곳곳에서 이불을 깔고 곤한 잠을 청하는 입점업체 상인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23일 인천시 부평지체장애인협회의 분신 위협이 있은 뒤 입점업체 대표자 회의는 철문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컨테이너 박스 두채를 구입, 정문과 후문에 각각 배치하고 승용차로 그 앞을 막았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 부평장애인협회는 지난 15일부터 6월 16일까지 한달 간 계약으로 8000만원을 체결한 상태라고 하지만 진위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어제 오후 8시경 철수한 상태로 톨게이트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 지난 19일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 상인들은 인근의 주민들이 보내온 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 모형숙
또 “전국을 순회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행사 주최측이 어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백화점 상황을 지켜보고 어젯밤 50% 이상이 철수한 상태”이며 “26일 열릴 폐업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 측은 서로간의 손해배상청구 문제로 확실하게 어느 편에 서서 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태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간의 조율에 노력할 계획이다. 25일, 일단 경찰은 철수한 상태이다.

송원백화점에서 반도 스포츠를 운영하는 직원인 박 모씨는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본 부분은 없지만 본사에서 3천3백여만원을 손해본 처지라 밤샘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박씨는 "물품 대금이 3개월씩 밀려도 지난 4월 22일 주겠다고 해서 미뤄왔는데 덜컹 그 전날에 사표 내고 나가라고 하니 그때부터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여기 입주자들이 많게는 5천만원 이상에서 적게는 몇 백만원씩 손해 봐서 경기도 어려운 요즘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 백화점 매장 안에서 상인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 모형숙
또 밤샘 철야 농성을 펼치다가 교대로 아침 시간에 아이들 밥 주러 잠깐씩 집에 들른다는 한 상인은 “요즘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고 첫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여기에서 나가면 정말 돈 받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에 가정을 포기하고 이러고 있다”며 “법적으로는 고소한 상태이지만 백화점 측에서 나몰라라 하면 실질적인 돈 받기는 그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입점업체 상인들은 25일 정오를 기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송원백화점 살리기 서명운동을 전개, 500여명의 시민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24일 오후 3시경 법원은 영업방해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의를 거친 결과 오는 31일 오전 11시에 최종결정을 내리겠다고 통보한 상태이다.

▲ 입점업체 상인들은 지난 25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 모형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