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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민이 분유먹고 있는 모습
우리 지민이 분유먹고 있는 모습 ⓒ 전진한
우리 아기는 날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크게 태어나서(4.5kg) 그런지 유난히 많이 먹고 많이 쌉니다. 2∼시간마다 기저귀를 보면 어김없이 축축이 젖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것이 대변입니다. 아기를 안고 있다보면 야릇한 냄새가 솔솔 풍겨 옵니다.

응가를 싼 것입니다. 처음에는 냄새만 났다하면 기저귀를 갈려는 준비로 손이 바빠집니다. 물티슈, 기저귀, 파우더를 준비해서 대변 뒷정리를 합니다. 그러나 엉덩이를 닦다 보면 마치 지렁이가 꾸물거리며 땅속을 헤집고 나오듯이 녀석의 나머지 응가가 흘러나옵니다.

새 기저귀라도 채운 상태라면야 한 번 더 갈면 그만이지만 이불 위에 있을 때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그 순간 우리 부부의 얼굴은 노랗게 질려 버리지요. 아기도 어른과 같이 한 번에 대변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응가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림시키기

아기를 기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트림입니다. 하루에 8, 9회 정도 우유를 먹는데 그때마다 트림을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트림을 하지 않으면 아기에 이상이라도 생길까봐 끝까지 트림을 시킬려고 노력했습니다. 가끔 "커억"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트림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트림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등을 토닥거려도 트림을 하지 않으니 걱정이 산더미처럼 쌓이기만 합니다. 아기도 분유를 먹고 졸음이 쏟아지는데 아빠, 엄마가 계속 등을 두들겨 대니 짜증을 냅니다. 짜증을 견디다 못한 아기는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트림도 시켜야 하고 울음도 그치게 만들어야 하는 우리 부부는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트림시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꺼억" 하고 공기 빠져나오는 소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보 부모 때문에 아기가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요.

딱꾹질 멈추기

우리 아기는 하루에도 두세 번은 딱꾹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딸꾹질을 어떻게 멈추게 해야할지 몰라 한 시간 가까이 딱꾹질을 하도록 내버려 둔 적도 있습니다. 아기도 힘들어하고 우리 부부도 어쩔 줄 몰라 땀을 흘려댑니다. 물을 젖병에 담아 물려도 절대 빨지 않습니다.

계속 되는 아기의 딸꾹질 소리를 듣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결국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고 나서야 딸꾹질은 멈춥니다(울어도 딸꾹질을 멈춥니다).

나중에 아기가 딸국질을 할 때면 젖꼭지를 아기에게 물리고 손으로 조금만 짜서 물을 먹이면 딸꾹질을 멈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쉬운걸 모르고 딸꾹질 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었으니 아기에게 여간 미안한 게 아닙니다.

잠투정 달래기

평소에는 젖만 먹으면 잘 자던 아기가 생후 20일 쯤부터 잠투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유를 줘도 소용없고 안아줘도 소용없습니다. 잠은 쏟아지는데 아기는 몇 시간을 칭얼대고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가 아픈가 싶어서 열도 재어보지만 정상입니다.

잠은 쏟아지는데 아기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몰라 점점 제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집니다. 우리 부부는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 집니다. 부부가 파김치가 되어서야 아기는 살짝 잠이 듭니다. 잠투정을 몇 번을 경험하고 나니 밤이 점점 무서워집니다. 다른 건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데 잠투정은 아직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초보 부모 덕에 아기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서로 힘들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맞춰가고 있습니다. 칭얼대고 울 때면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고요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근심걱정이 다 사라져 버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실수가 있겠지만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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