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룡천돕기여성행동 회원들이 29일 낮 발대식 및 모금캠페인에 참여해 룡천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룡천돕기여성행동 회원들이 29일 낮 발대식 및 모금캠페인에 참여해 룡천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이정은
어머니들이 북한 룡천 어린이 돕기에 적극 나섰다. 반미여성회, 전국여성노동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등 36개 여성·시민단체들이 모인 룡천돕기여성행동은 29일 낮 12시경 서울 종로 YMCA 앞에서 '룡천돕기 여성행동발대식 및 거리모금 캠페인'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통일연대 여성위원회 윤금순 위원장은 "이번 룡천 참사로 북녘 동포들이 희생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어린이들 피해가 많아 어머니들의 마음이 아프다"면서 "전 여성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서고자 한다, 이번 기회가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김현숙 상임대표 역시 "한 민족 한 동포인데 달려가고 싶어도 달려가지 못하고 모금으로 대신해야 하는 심정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우리의 정성이 용기와 희망되어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지기를 바란다. 북한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들과 같은 심정으로 온정의 손길을 뻗어 달라"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경과보고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최문성미 조직국장은 "룡천 사고 이후 여성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논의하면서 이번 모금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면서 "오늘 발대식을 시작으로 각 단체별 회원들의 모금과 거리 모금으로 2주간 집중 모금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문 조직국장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모금이 시작됐고, 앞으로 각 여성단체별로 어린이날 모금, 어린이집 돼지저금통 모금 등 특색 있는 모금이 진행될 계획"이라며, "모금 외에도 룡천돕기여성행동에서 만든 엽서에 편지를 써 모금액과 함께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전수찬(금양초등학교 1년) 어린이는 룡천 어린이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전수찬 어린이는 "우리 엄마도 어렸을 때 뜨거운데 데어서 많이 아프셨다는데 너희들도 많이 아플 거야"라며 "너희들이 빨리 나아서 학교 다녔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룡천돕기여성행동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앞으로 2주 동안 서울 종로, 명동, 서울역 등에서 룡천돕기 거리 모금을 하고, 총 모금액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 날 룡천돕기여성행동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룡천돕기여성행동을 시작하며

북녘 룡천 여성들에게 따뜻한 자매애를! 어린이들에게 새 희망을!

화상으로 까맣게 된 얼굴, 눈을 다쳤지만 링거 하나 걸려지지 않은 채 안대 하나로 허름한 병동에 누워있는 아이들…. 우리 여성들은 북녘 룡천 열차 대참사에 대한 충격과 동포들이 당한 슬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들이 많아서 마치 우리 딸, 아들들이 병상에서 신음하는 것 같아 어머니 된 마음에 절로 눈물이 솟구칩니다.

지난 4월 22일 발생한 북한 룡천역 폭발 참사도 어느새 1주일을 맞고 있습니다. 북녘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막론하고 북한 돕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들도 각 지역마다 한마음으로 떨쳐 일어나 자발적 지원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어린이와 노약자 등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악한 북한의 구호 및 의료체계로 고귀한 생명들이 다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여성들은 지금 당장 룡천으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북녘에 조그만 힘이라도 되고자 함께 정성을 모으는 캠페인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아이들이 아프면 밤새워 보살피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가정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북녘 룡천의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더욱 열심히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5월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각 지역 행사에서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북녘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여성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무엇보다 이번 룡천 참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북녘의 여성과 어린이들에게는 깊은 위로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나아가 남남·남북간 화해의 징검다리가 되어 막힌 벽을 무너뜨리고 서로 손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북녘 룡천돕기에 평화를 사랑하는 여성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하나된 마음으로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

2004년 4월 29일

룡천돕기여성행동

경기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연대/경남여성단체연합/군사주의반대여성평화네트워크/기독여민회/두레방/대구여성회/민주노총여성위원회/반미여성회/부산여성회/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수원여성회/여성문화예술기획/여성환경연대/울산여성회/전국여성노동조합/전국여성농민총연합/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전북여성단체연합/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천주교여성공동체/충북여성민우회/통일연대여성위원회/평화인권연대/평화를만드는여성회/평화어머니회/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국보육교사회/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연합/한국여신학자협의회/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호주제폐지시민모임 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