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관령 목장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 옵니다.
대관령 목장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 옵니다. ⓒ 구동관

목장에도 봄이 옵니다. 해발 1000m를 넘나들며 조성되어 있는 대관령 목장은 워낙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겨울이 이르고, 봄도 늦은 곳입니다. 더욱이 올 봄처럼 서둘러 여름으로 달려가는 해에는 봄날의 짧은 순간마저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목장의 계곡에는 아직도 눈과 얼음이 남아 있습니다.
목장의 계곡에는 아직도 눈과 얼음이 남아 있습니다. ⓒ 구동관

지난 18일 대관령의 기온은 27도였습니다. 그날 강릉의 낮 최고 온도가 32.7도. 강릉과 대관령의 그런 날씨는 기상관측이래 4월의 온도로는 가장 높았습니다. 그날 목장의 일부 계곡에는 쌓인 눈이 다 녹지 않아 그 얼음에서 빙벽을 타는 기분을 내며 놀았습니다.

이쯤 되면 아직 녹지 않은 계곡의 눈은 봄 속의 겨울모습이 아니라, 여름 속의 겨울쯤으로 이야기해야 좋을 듯합니다. 반소매 티셔츠만을 입고 아직 남아있는 눈과 얼음을 밟는 즐거움이 상상이 되시는지요?

얼음이 남은 계곡의 나무에도 새 잎이 돋았습니다.
얼음이 남은 계곡의 나무에도 새 잎이 돋았습니다. ⓒ 구동관

하지만 그런 따뜻한 날씨에도 목장에는 아직 젖소는 방목되지 않았습니다. 초지에 풀이 무성하지 않은 때문입니다. 목장을 안내해 주신 분의 이야기로는 우리 안에 있는 소들은 하루가 다르게 솟아오는 봄 풀들의 향기에 코를 벌름거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고 했습니다.

열흘만 지나도 대관령의 육백만 평 초원이 푸른 풀밭이 될 것입니다. 그때는 푸른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관령의 동해 전망대에서는 강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관령의 동해 전망대에서는 강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구동관

이번 여행에서 목장에 남아있는 눈을 보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었지만 아직 푸르게 올라오지 않은 초원은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계곡 곳곳에서 봄을 키워가고 있는 대관령의 야생화를 보며 그 서운함이 사라졌습니다. 대관령은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대관령 목장에는 야생화를 잔뜩 만날 수 있는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관령목장 야생화 탐방로에 얼레지가 가득피었습니다.
매관령목장 야생화 탐방로에 얼레지가 가득피었습니다. ⓒ 구동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두 시간 정도 그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우리의 풀과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는 곳입니다. 그 탐방로에서 가장 많은 꽃은 얼레지였습니다. 그 꽃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랍니다. 화창한 봄볕이면 '치마'를 활짝 들어올리고, 날이 흐리면 금세 치마를 내린다하여 그런 꽃말이 붙었습니다. 물론, 그런 꽃의 움직임은 날이 맑으면 곤충을 불러 수정을 해야 하고, 흐리면 제 몸을 보호해야 하니 당연한 일입니다.

홀아비바람꽃입니다.
홀아비바람꽃입니다. ⓒ 구동관

다른 곳에서 꽃을 피운 지 한참이 지난 동의나물, 양지꽃, 현호색, 제비꽃도 대관령 목장의 야생화 탐방로에서는 이제 막 꽃을 피웁니다. 큰개별꽃, 노루귀, 산괴불주머니, 꽹이눈,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도 아름다움을 맘껏 뽐냅니다. 그 꽃 속에서의 두 시간은 앞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곳을 다녀온 지 겨우 이틀이 지났지만 그 탐방로가 벌써 그리워집니다. 어느 계절에 걷더라도 스무 가지 이상의 야생화를 만나게 된다는 그곳을 다시 걷고 싶어집니다.

꽹이눈 입니다.
꽹이눈 입니다. ⓒ 구동관

노루귀는 잎이 노루귀와 닮았습니다. 물론 꽃도 아름답습니다.
노루귀는 잎이 노루귀와 닮았습니다. 물론 꽃도 아름답습니다. ⓒ 구동관

동의나물입니다.
동의나물입니다. ⓒ 구동관

하얀색의 제비꽃인 금강제비꽃입니다.
하얀색의 제비꽃인 금강제비꽃입니다. ⓒ 구동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