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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주 남구 무등시장을 찾은 정동영 우리당 의장이 지병문 등 광주지역 우리당 후보들과 함께 탄핵안 가결에 대해 "사죄한다"며 무릎을 꿇고있다.
12일 광주 남구 무등시장을 찾은 정동영 우리당 의장이 지병문 등 광주지역 우리당 후보들과 함께 탄핵안 가결에 대해 "사죄한다"며 무릎을 꿇고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12일 광주와 전남 나주 등을 방문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가는 곳 마다 "빨간 불이 켜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로 대통령 자리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며 호남 표심에 호소했다.

이날 정동영 의장과 비례대표 후보 등 일행은 전남 나주를 시작으로 함평, 담양, 광주 남구 등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선거구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달라"면서 "특정지역에서는 싹쓸이라는 분석이 있고 이제 몇 석 차이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될지도 모른다"며 사실상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요청했다.

정동영 의장은 주로 한나라당의 제 1당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상기시키면서 '거대야당'견제론, 3.12국회 쿠테타 세력인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에 대한 심판론, 자신의 노인 폄하발언을 해명하는데 주력했다.

정 의장 등 무릎 꿇으며 사죄, "그날의 분노를 떠올리며..."

정동영 의장 일행은 지난 3월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전남 담양 5일장과 광주 남구 유세장에서 묵념과 함께 약 2분여동안 무릎을 꿇기도했다. 이는 3월 12일 탄핵정국의 시작과 함께 불어닥친 심판론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담양 5일장에서 정 의장은 "오늘은 국회 쿠테타 세력이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린 지 한달이 되는 날이다"면서 "탄핵에 국민들이 손을 들어주었다는 주장을 하기위해 탄핵 주도세력이 홍사덕 의원 등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리고 있다. 한-민-자는 또 다시 한몸이 되어 탄핵을 관철시킬 것"이라며 거대야당 견제론을 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나주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개혁을 거대야당에 발목을 잡혀 성공하지 못했고 이제 채 일년도 안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도 거대 일당독재 세력이다"면서 "DJ와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권력은 두번 교체했지만 44년 동안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정당, 유정회라는 국회 일당독재는 한번도 교체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평 유세에서도 정 의장은 "광주와 전남에서 어떻게 만든 대통령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바라고 있다"면서 "한-민-자가 150석이 넘어가면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 하야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고 헌재도 흔들리게 된다. 우리당이 제1당이 되게 힘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 남구 유세에서 정 의장은 광주가 노풍(盧風)의 진원지임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 다시 광주의 힘을 바라고 있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역할을 끝내려면 반쪽짜리 정권교체, 44년 일당독재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광주와 전남은 모두 20석이다. 경기도,서울 수도권 109개 선거구다. 서울이 위험하다"라며 "수도권에서 결판난다. 광주에서 서울에 전화해달라, 잘못하면 노 대통령이 정말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전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유세때 마다 자신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해명을 했다.

정 의장은 "말 실수를 하게돼 울고싶은 사람 뺨 때린 격이 되었다"면서 "젊은이들이 선거일 선거를 잘 하지않아서 설사 어르신들은 쉬어도 당신들은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고 해명하고 "백번 한탄하고 사죄한다. 그러나 그것이 선거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12일 오전 함평 터미널에서 유세를 하고있는 정 의장. 이날 정 의장은 거대야당 견제론과 탄핵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12일 오전 함평 터미널에서 유세를 하고있는 정 의장. 이날 정 의장은 거대야당 견제론과 탄핵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엄중한 상황에서 호남 지지 분산, 기뻐할 사람은 5.6공세력"

이에 앞서 정동영 의장은 오전 8시 20분경 광주공항 2층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호남표 지지 분산을 우려했다.

정 의장은 두 가지 성명서를 통해 "쿠테타 세력 심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정 의장은 '광주와 호남에서 탄핵세력에게 면죄부를 주시렵니까'라는 성명을 통해 국정위기론과 함께 탄핵심판론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벼랑 끝에 서있다"면서 "10일 전 까지만 해도 차떼기와 의회폭거로 인해 국민에게 얼굴을 들고다니지 못하던 세력이 거여견제론으로 위장하고 지역주의를 선동해 되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엄중한 위기상황이다"며 "이대로 간다면 탄핵세력, 지역주의 세력, 낡은 정치세력이 또 다시 원내 과반수이상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밝혔다.

또 정 의장은 "5월 광주, 6월 민주화 함성이 살아 숨쉬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와 호남에서마저 탄핵세력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다"면서 "엄중한 상황에서 호남의 지지가 분산된다면 기뻐할 사람들은 유신독재와 5공.6공의 계승자들 밖에 없다"고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그는 "쿠테타 세력의 역사적 뿌리를 설명하겠다"면서 "50년간이나 의회권력을 교체하는데 실패했다. 독재권력이 의정을 중단시키거나 기득권세력이 끊임없이 의회쿠데타를 획책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3.12 국회 쿠데타의 뿌리는 과거 쿠데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역사에서 쿠데타는 모두 5번이다. 세번은 탱크를 앞세운 쿠데타였다"면서 "61년 5.16군사쿠데타, 72년 박정희의 유신독재 체체, 80년 5.18학살이 그것이다"고 설명하고 "의회 쿠데타는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 야합이 첫 의회 쿠데타였고 바로 한 달 전 3.12의회쿠데타가 그 두번째"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총선 결과에 따라 한민자는 신3당합당을 통해 다시 의회쿠데타를 획책할 수 있다"면서 거대야당 견제론을 폈다.

"광주전남 10곳에서 빨간 불"

한편 정 의장은 '광주전남지역 판세'에 대해 "10일 사이에 지역주의 부활과 감성 정치에 의해서 탄핵의 장본인들이 국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10곳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정부조사단의 결과보고을 받고 검토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근태 의원의 헌재 의결에 대한 발언'이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헌재도 국민 속에 있는 기관이다. 탄핵은 잘못되었다, 상식적으로 봐도 탄핵사유가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판단이다"며 "(야당의 주장은) 탄핵에 대한 심판을 피하기 위한 우회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유세에서 벌어진 이모저모
정 의장, 일정에 없던 '영광' 유세에 나선 이유

ⓒ오마이뉴스 안현주

12일 정동영 의장은 광주 남구와 전남 담양 등을 방문해 탄핵심판론을 주장하며 "우리당에 힘을 달라"고 호소하면서 자신의 노인폄하 발언을 거듭 해명했다. 이와 관련 전남 나주 유세장에서는 자신들을 대한노인회 나주시지부와 나주노인회라고 밝힌 2명이 '세대갈등 조장 정동영은 각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유세장 앞으로 진출하려다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당원들은 이 피켓을 빼앗아 두 동강내는 등 거칠게 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호순(74.나주시 금계동)씨는 "거지도 1표라고 했는데 선거를 하지말라니, 이런 사람이 일국의 대표가 될 수 있느냐"고 비난했고 피켓을 들고 항의했던 한 노인은 "60대 70대도 국민이야, 용서비는 것이 이런 것이냐"고 실랑이를 벌였다.

이에 대해 우리당 당원들은 "잘못을 인정한다. 충분히 안다. 죄송하다"면서 사태를 무마시켰다. 광주 남구 유세장 주변에서도 대한노인회 소속이라며 피켓을 들고나선 이들이 있었으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한편 영광함평 우리당 장현 후보측은 함평 터미널에서 유세를 마친 정동영 의장을 거의 '납치를 방불케'하는 모양새로 정 의장을 영광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애초 영광 방문은 정 의장 일정에 없었으며, 함평에서 정 의장은 3월 12일 탄핵안 가결에 대해 오전 11시 56분에 '사죄의 뜻'으로 국민앞에 무릅을 꿇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장현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은 "영광에 가야한다. 영광에 가지않으면 떨어진다"면서 중앙당 수행팀, 전남도당 당직자들과 실랑이를 벌었다. 도중에 장현 후보측 관계자들이 한 승용차에 정 의장을 떠밀다시피해 태워 억지로 영광으로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정 의장을 수행했던 김성호 의원 등이 "이런면 안된다"며 차를 잡으려했지만 결국 정 의장은 영광 터미널로 향해 그 곳에서 지원유세를 하게됐다.

이에 대해 항의하는 김정범 담양장성곡성 후보에게 김성호 의원은 "이것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행위"라며 "선거가 끝난 뒤에라도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현 후보측은 이미 '오전 11시 30분에 정 의장이 영광을 방문한다'고 영광지역에 알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해프닝을 지켜본 이들은 "얼마나 다급하면 저렇게까지..."라며 "그래도 그렇지 똑 같은 선거구에 두 번 들리라고 하고, 억지로 데려가면 되느냐"며 볼성사나운 모습에 쓴 웃음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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