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0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사무실에서 울산지역 출마 후보자들이 '국회의원 특권 포기' 기자회견을 가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30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사무실에서 울산지역 출마 후보자들이 '국회의원 특권 포기' 기자회견을 가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울산 '다윗들'의 첫 원내 진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오는 4·15 총선에서 울산 전체 6개 의석 중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출마하는 선거구는 중구(천병태)·남구갑(윤인섭)·남구을(김진석)·동구(김창현)·북구(조승수) 등 5개 지역. 이중 최대 관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곳은 조승수 후보가 출마하는 북구와 5선을 노리는 정몽준 의원과 맞붙은 동구다.

우선 구청장 출신의 조 후보는 울산지역 민주노동당 후보들 중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조 후보는 최근 각종 지지도 조사에서 열린우리당 이수동 후보와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를 최소 10%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지난 27일 <조선일보>와 갤럽 조사에 따르면 조 후보 지지도는 31.3%로 우리당 이 후보(20.7%)·한나라당 윤두환(17.2)를 따돌렸다. 그외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의 선두 차지는 도드라진다.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울산지역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울산지역 후보 중 한 명은 이미 당선이 확정됐고 나머지는 당선유력"이라는 '농반진반'의 말이 나올 정도다.

조승수 후보 각종 여론조사서 선두

민노당 울산 북구 조승수 후보 - 구청장 출신의 조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0% 포인트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따돌리고 있다.
민노당 울산 북구 조승수 후보 - 구청장 출신의 조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0% 포인트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따돌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조 후보가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은 단순히 지지도가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지금까지 터진 굵직한 변수 속에서도 지지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탄핵 정국이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지지도 끌어올리는 와중에도 조 후보의 선두를 뒤엎지는 못했다. 이는 영남에 미치고 있는 '박근혜 효과'에도 마찬가지다.

민노당 울산 북구 선대본 하부영 정책기획위원장은 "탄핵 정국으로 한나라당 지지층 10%와 무당파 등이 열린우리당으로 이탈했을 뿐 민노당 후보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 후보가 선전을 보이고 있는 울산 북구와 달리 동구의 김창현 후보는 계속적인 '악재'에 고전하고 있다. 울산 동구는 '관록의 자본가 정치인'과 '노동자·서민의 대변인을 자임하는 민노당 후보'가 맞붙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역.

하지만 지난 2월 분신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씨 사건은 선거국면으로 가야하는 민노당과 조직적 기반인 민주노총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민주노총의 노선에 반기를 들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박일수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며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는 총선을 준비하던 민노당 후보에게 비난의 화살로 날아왔다. 결국 민주노총은 현대중공업 노조 제명 결의를 하는 등 갈등 양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민노당 울산지역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현대중공업 노조의 다툼을 지켜보는 일반시민들이 노동계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낳을 수 있고, 결국 민노당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비단 동구 뿐만 아니라 울산 전 지역에서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계속된 악재에 발목 잡혀있는 동구

민노당 울산 동구 김창현 후보
민노당 울산 동구 김창현 후보 ⓒ 오마이뉴스 이승욱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후보의 부인 이영순 전 동구청장의 비례대표 후보 자질을 따지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민노당 소속의 이갑용 현 동구청장은 이 전 구청장의 재직시절 학원 땅 매입 등을 두고 자질시비를 걸어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그러나 민노당은 박일수씨 사건의 경우 현중 노조 제명으로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자질 문제는 문제제기 당사자인 이갑용 구청장을 경고조처 하는 것으로 매듭지으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더 크다. 가장 큰 산은 역시 '현대왕국'의 주인.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11%)인 정몽준 현 의원이 아직도 건재해 있다. 현대중공업 직원은 대략 3만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하청업체 직원 1만5000여명과 가족들까지 합친다면 전체 유권자 13만여명의 약 70% 정도가 현대중공업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 등으로 '배신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쓰고있는데 대해 동정론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정 의원이 재선되지 않는다면 지역 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기류는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5일 KBS의 여론조사 결과 정 의원의 지지도는 49.8%로 나타나 김 후보 지지도(12.5%)의 4배 이상이었다.

현재 정 의원은 높은 지지 기반을 지켜내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는 등 공세를 비껴가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9일 울산KBS 토론회에 불참했다. 정 의원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과 평가로 지지도 상승을 노려야 하는 민노당으로서는 답답한 국면이다.

막판 뒤집기 노린다

그러나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회사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도 조사가 실제 민심과는 괴리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노당 울산 동구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일단 각종 악재가 이어지고 있었던 상황이고 유권자들이 현대중공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에서 지지도 조사는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정몽준 중심의 동구지역 발전이 하드웨어 중심의 발전으로 그쳤다, 동구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도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고 있다"면서 "결국 민심은 투표 현장에서 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7대 총선 D- 16일. 80~90년대 노동 운동의 메카였던 울산의 민심은 노동과 자본 양측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선택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진보야당론'으로 2강 구도 뛰어넘기
울산 민주노동당, 지지도 30% 이상이 목표

▲ 지난 16일 민주노동당 울산 동구 김창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노당 당원과 주민 등이 참석한 모습.
ⓒ오마이뉴스 이승욱

울산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의 선거전략은 소위 '진보야당론'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울산지역 민노당은 기존 한나라당과 민노당 2강 구도가 탄핵정국 이후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노당의 2강 1중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에서 민노당은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개혁후보로서의 자질과 내용을 문제삼고, '개혁과 진보'라는 색채를 더욱 선명히 내세운다는 차별화 전략을 짜고 있다.

사실상 원내 진출이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부패한 한나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야당'으로 민노당을 선택해줄 것을 호소한다는 계획도 한축이다.

민노당 울산 선거대책본부 정창윤 본부장 겸 정책위원장은 "민노당 후보들은 그동안 울산지역에서 노동운동 등 사회운동을 벌여오면서 개혁과 진보성을 충분히 검증받은 후보들"이라면서 "반면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과거 한나라당 등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거나 방관하고 있던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울산은 어느 지역보다 유독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에서 현역 구청장과 현역 시의원들을 배출한 경험이 있고, 인지도 면에서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유리한 국면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 민노당은 정당 지지도 최대 30% 이상을 목표로 '진보정당 대안론'을 펴며 선거전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지역에서 민노당의 정당 지지도는 28.7%에 달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