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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건설방재과 신현상씨
대전시청 건설방재과 신현상씨 ⓒ 권윤영
“환경사업은 당면사업이 아니라 가시적으로 구체적 방안을 찾아서 접근해야 합니다. 결국 후대가 물려받아야 하는 하천을 과거와 똑같이 만들어 줄 수는 없어도 그에 버금가는 하천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줘야지 않겠어요.”

대전시청 건설방재과 신현상(50)씨는 최근 두 달여간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지난 1월 29일 대전환경연합이 주최한 2003년 환경인상에 선정돼 주변사람들의 축하인사를 받느라 즐거운 나날을 보냈기 때문. 그는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한 일을 한 것뿐”이라며 겸손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에는 하천을 홍수피해 경감과 용수공급 측면만 강조해 치수 위주로 관리를 하다보니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이 최악의 상태로 와 있었습니다. 콘크리트 제품으로 정비한 하천은 메마르게 되니 자연스레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죠. 과거에는 개발에만 치중해 환경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의 중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현재 대전의 하천은 고도한 개발과 도시화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건천화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가속화된 도시화로 건물, 도로가 빼곡이 들어서다 보니 물이 머무를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물이 땅에서 머물다가 서서히 하류로 흘렀는데 이제는 비가 와도 쉽게 물이 말라버리는 것.

그는 하천을 친환경적으로 유지하고 개발하기 위해 ‘3대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유지하는 연구발표’를 진행했다. 무조건 복원, 후원한다고 하천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 시민들이 어떤 의식을 갖고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여가생활을 즐기고 관찰하는 시설을 만드는 방안을 기본 토대로 구상했다.

생태하천 조성을 소규모로 기획하는 경우는 있어도 77.5km의 대규모로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것은 대전이 전국 최초였다. 2007년이면 완료되는 대전하천 유지유량 사업은 어류서식 여건이 조성되고 생태계 보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전은 지질과 수원 부족으로 소규모 댐을 만들 여건이 안 되자 하류의 물을 끌어올려 상류로 흘려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자연 그대로의 물을 끌어올리면 결국 하나가 되니 다른 정화시설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깨끗한 하천을 만들 수 있어요. 청주나 광주 등 타 도시에서도 찾아와 자문을 구했습니다. 앞서갈 때의 어려움이 결국 타 도시에 도움이 된다니 기쁘더군요.”

모든 사업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경단체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설명과 공감대를 형성을 통해야 한다. 그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100% 들어줄 수도 없는 입장에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방안으로 생태하천 조성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그의 숨은 노력으로 인해 대전의 3대 하천은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시민의 쉼터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다른 지역보다 앞서갔다는 이유로 상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한 것도 아니었고 쑥스럽기도 해서 상을 받으러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더 열심히 일하라고 채찍질을 주신 거죠.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공직생활을 하겠습니다.”

한편 환경인상은 대전환경연합이 환경운동의 숨은 일꾼을 찾아 시민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선정한 것이다. 하천담당 공무원인 그는 대전 3대 하천의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해 친환경적인 하천관리방안을 모색한 것을 높이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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