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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우리당 비례의원 후보자 추천 순위 확정을 위한 선거가 열렸다.
ⓒ 권우성

열린우리당은 29일 오후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확정 선거를 통해 1∼40번까지의 비례대표 순번을 최종 확정지었다. 정동영 의장은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거쳐 비교적 안정권이라 할 수 있는 22번에 배정됐다.

상임중앙위원회의의 결정에 따라 상위순번은 대체로 전략후보들에게 배정됐는데 장향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를 1번, 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을 2번,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3번,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는 4번에 각각 배치했다.

남성에게 할당된 전략후보 6, 8, 10번에는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 조성태 전 국방장관, 정의용 국제노동기구(ILO) 집행이사회 의장(전 주제네바 대사)을 배정했으며, 여성 할당 전략후보 몫인 9번에는 박영선 대변인을 공천했다.

이어 남성 몫 전략후보군에 속했던 조성래 부산시지부장은 14번,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장관 16번,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18번, 조성준 의원은 20번에 배치했다. 17대 총선 정당투표에서 40%만 얻어도 이들 후보들은 '금배지'를 달 수 있게 된다.

당내외 인사 동수로 구성된 선거인단 194명 중 1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경선에서는 이경숙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상위순번인 5번에, 홍미영 중앙위원이 7번, 김현미 상황실장이 11번, 김영주 전 금융노련 부위원장이 13번, 강혜숙 청주대 무용과 교수가 15번, 이은영 한국외국어대 법대교수가 17번, 윤원호 중앙위원이 19번, 유승희 총괄조직실장이 21번 여성 몫의 후보로 선출됐다.

장복심 전 대한여약사회회장(23번), 서혜석 국제변호사(25번), 신명 한국노동교육원 사무총장(26번), 나도선 서울아산병원 교수(28번), 윤선희 중앙위원(30번), 박정호 전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뒤를 이었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남성 후보로는 박명광 전 신당연대 공동대표가 당선 안정권인 12번에 선출됐고, 김재홍 경기대 교수는 24번, 김영대 전 민노총 사무총장은 27번, 최동규 종합상황실장은 29번에 각각 배치됐다.

애초 김재홍 교수는 경선에서 남성 부문 2위를 차지해 당선권인 22위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정동영 의장을 비교적 안정권인 22번에 배치토록 해야 한다는 중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순위가 밀려났다.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 경선후보군에서 전략후보군으로 갑작스레 추가

한편, 이날 선거에서는 당초 상임중앙위원회가 지정한 전략후보자 12명을 제외한 28명의 비례대표 후보 순위가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박찬석 전 경북대총장이 갑작스레 전략후보에 추가되는 바람에 27명의 후보자에 대한 순위 투표가 실시됐다.

박찬석 전 총장을 전략 후보에 포함시킬 경우 기존의 전략 후보 중 한 사람이 빠져야 하는데, 이해찬 의원은 “정동영 의장이 빠지는 대신 정 의장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상임중앙위원회에 위임하는 절차를 밟자”며 선거인단에게 박수로 동의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인단 일부는 ‘이게 무슨 일이냐’며 항의를 표시하기도 하고, 후보자 중 한 사람인 김태랑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했으나 저지당하는 등 소란을 겪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의 뒤늦은 전략 후보 선정은 TK지역 안배 문제에 따른 것으로, 정 의장의 비례대표 선정이 상임중앙위원회에 위임됨에 따라 사실상 열린우리당의 전략후보가 13명이 되는 결과가 빚어져 무원칙한 비례대표 선정 원칙에 대한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우리당 비례의원 후보자 추천 순위 확정을 위한 선거가 열렸다.
ⓒ 권우성

유시민, “우리당 비례대표 원칙과 상식이 훼손됐다”

한편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앞서 의사발언을 신청한 유시민 의원은 “지금 투표에 붙여지지 않은 후보들(전략 후보) 가운데는 당원의 뜻과는 다르게 결정된 분도 있고, (순위 경선) 투표의 기회조차 배제된 후보가 있다”며 “그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사정도 있겠지만,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원칙과 상식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전략후보 가운데 여자는 3명밖에 안될 뿐만 아니라, 창당 전에 공동의장으로 있던 이경숙 전 의장을 순위경선 후보로 밀어낸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며 “지도부의 잘못을 완화시키는 투표를 여러분이 해주길 바란다”고 부탁, 후보 선정과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 유시민 의원는 29일 오후 비례대표 순위 확정을 위한 선거에 앞서 의사발언을 신청, 전략후보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 권우성
민주당을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전략후보로 선정된 조성준 의원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조 의원의 당원 자격과 지도부의 선정 결정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오늘 이렇게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이유는 우리당의 언로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라며, “나는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해 투표를 하지 않지만 여러분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셔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주길 호소한다”며 곧장 대회의실을 떠났다.

후보 선정을 둘러싼 당내 이견 증폭

이와 같은 유 의원의 비판에 대해 김영춘 의원은 “전략후보 12명의 성비를 반드시 6:6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전략후보 전성은 지도부가 고려하고 판단해야 할 몫이므로 이런 자리에서 굳이 특정인까지 거론하며 그 부분을 지적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반응을 보였다.

김성호 의원은 “유 의원의 비판에 대해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정치질서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미흡한 부분이 표출된 것 아니겠냐”며 “급박한 총선 일정에 쫓기다 보니 다양한 의견에 대해 토의할 시간이 없으니까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자신도 조성태 전 국방부 장관의 전략후보 선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천용택 의원은 “그러나 유 의원이 지적한 정도는 지도부에서 재량과 권한을 갖고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유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는 달리 신계륜 의원과 노혜경 후보 등은 유 의원의 지적에 충분이 공감한다며 전략후보의 선정과정에서 드러난 지도부의 판단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계륜 의원은 “유 의원의 지적이 상당히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칙과 상식이 무시되는 지도부의 후보 결정 과정을 보며 ‘이건 아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노혜경 후보는 “잡음까지는 아니지만 이견이 있는 건 분명하다”며 “애초 당원들이 기대했던 후보들이 선정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선 순위 차이 때문이겠지만 (지도부의 결정)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다소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준 의원의 전략후보 선정, 박양수 사무처장의 후보 배제에 이어, 박찬석 전 경북대총장의 전략후보 선정, 이로 인한 전략후보의 13명 증원, 전략후보의 성비 불균형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열린우리당은 지역구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 선정문제까지 적지않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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