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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비지니스위크> 최신호
한국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비지니스위크> 최신호
한국경제가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에 의해 제기됐다. 22일 발행된 <비즈니스위크> 아시아판 최신호는 '한국의 대중국 전략게임(Korea’s China Play)'이라는 표지이야기를 통해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는 한국경제의 실상을 심층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에 의하면 현재 중국은 한국에 연간 130억달러 무역흑자를 안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지만 머지 않아 커다란 무역적자를 안겨주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경제의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고, 그 위협은 점차 현실화되면서 확대되는 추세다. 기업, 노동자 모두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급격하게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다.

예견되는 곤경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가들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이 잡지는 한국의 임금을 중국 황제가 승인해줬던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오늘날의 정치가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위크 아시아판] Korea's China Play 원문 바로가기

다음은 <비즈니스위크> 기사 일부를 발췌, 정리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역이 처음 시행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국의 하청(下請) 역할을 하는 나라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변했다. 한국은 ‘중국 중심의 경제’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2003년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나라는 44억달러를 쏟아 부은 한국이었다. 미국은 42억달러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중국은 이제 한국경제에 있어서 ‘최우선순위’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4년 한국은 전년보다 35% 증가한 475억달러를 중국에 수출할 전망이다. 미국에는 전년대비 7% 증가한 367억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되며 두 나라의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3년 한국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아니었더라면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황금알을 낳아주는 한국경제의 축복이었다. 그러나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점차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국경제는 중국의 ‘위성’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한국이 정밀한 기술부문에 있어서 중국보다 불과 1년 7개월 앞서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조금의 격차 역시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2007년도면 제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한국이 산업경쟁력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현재 연간 130억달러에 달하는 대 중국 수출흑자는 2011년, 적자로 반전될 것이다.

2008년까지 세계 3대 전자회사를 목표로 삼고 있는 LG전자에게 중국은 핵심지역이다. 이미 현지공장에서 3만1500명을 고용하고 있다. LG전자는 2003년 중국시장에서 TV, LCD 모니터, 전화기 등으로 70억달러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이는 이 기업이 세계에서 거둔 전체 수익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이 올해 중국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판매수익은 전년에 비해 19% 증가한 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2004년 예상 판매수가 23만대이고 2008년에는 90만대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큰 근심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중국효과’의 혜택은 모두 기업에게 돌아간 것이다. 노동자들이 얻은 것은 없다. 한국의 노동관계법은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경직됐다. 그러한 까닭에 제조업체의 경우 1992년 이래 77만개의 일자리가 한국에서 사라졌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창출한 일자리 수는 1백만 개가 넘는다.

노동집중 산업이(최근에는 기술집약적 산업도) 한국에서 대거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LG는 25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했다. LG는 난징 공장에서 일하는 2200명의 현지 근로자들에게 317달러의 월급을 지불하고 있다. 317달러는 일반 중국 근로자 월급의 두 배에 해당하는 큰 수치다. 그러나 같은 직종의 한국 근로자에게 지불하는 월급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 몰려드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한국의 경직된 경제구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6.25 전쟁 이후 한국이 확립한 경제모델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일본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이었다. 만일 한국이 미국과 같이 유연한 경제를 추구해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면 중국이 지금처럼 위협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하이 푸단 대학에 있는 한국연구센터의 한 교수는 “초창기에 한국 기업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에만 투자를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기술 집약적인 산업뿐 아니라 지식기반 산업에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위협과 관련해 간과해서는 안 될 또 다른 측면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붐’이 일자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중국 현지에서의 생존전략도 마련하지 않은 채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300명 미만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50% 가량이 중국 시장 진출 4년 이내에 문을 닫아야 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현지화 학습을 3개월 코스로 지도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비지니스위크>
한국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비지니스위크>
중국은 한국에게 가장 큰 기회인 동시에 위협인 상태다. 1997년 IMF 경제위기가 심각했었지만 현재 중국이 한국경제에 미칠 정도의 파장은 아니었다. 중국은 그 정도로 한국에 위협적이다.

중국은 점차적으로 한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되찾아 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곤경에서 한국이 빠져 나오려면 한국 정치가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OECD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는 산업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과 중국의 경쟁력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가들은 ‘정책’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인다. 그들은 한국 역사를 복습해볼 필요가 있다. 수세기 동안, 중국 황제는 조선의 새 왕을 승인해줬다. 물론 그런 역사가 반복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미래는 누가 지배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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