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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유래가 된 죽도산(대나무섬)입니다.
대게의 유래가 된 죽도산(대나무섬)입니다. ⓒ 구동관
조그만 산봉우리에 등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부드러워 보였습니다. 경치도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멀리서 볼 때 섬의 모습이 부드러워 보였던 까닭은 섬을 덮고 있는 대나무 때문이었습니다. 높은 봉우리는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잠에 취해 있어 그곳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드러운 봉우리를 본 것으로 만족하며 그곳을 돌아 나왔습니다.

차유마을의 모습입니다. 대게 식당은 10곳 정도, 대게 잡이배의 선주가 직접 게를 판매하는 곳은 40곳 정도입니다.
차유마을의 모습입니다. 대게 식당은 10곳 정도, 대게 잡이배의 선주가 직접 게를 판매하는 곳은 40곳 정도입니다. ⓒ 구동관
그리고 잠시 후, '영덕 대게 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을 만났습니다. 그곳을 미리 알고 갔던 것은 아닙니다. “영덕을 지나게 되었으니 비싸지만 영덕 대게를 먹는 사치를 한번쯤은 부려보자"는 생각을 미리 했습니다.

적당한 곳은 영덕의 지인에게 물을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지인의 전화가 아침부터 불통이어서 메시지만 남겨 두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룻밤 묵었던 숙소에서 어느 곳이 적당한 곳인지 물어 두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바닷가의 무슨 비가 서 있어, 그 비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 마을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곳이 영덕 대게의 원조마을이라는 차유마을이었습니다.

차유마을의 해변입니다. 맑고 깨끗했습니다.
차유마을의 해변입니다. 맑고 깨끗했습니다. ⓒ 구동관
마을에서도 왼쪽으로 대나무 섬이 보였습니다. “대게”라는 이름은 대나무 섬을 지나서 잡아온 게의 다리가 꼭 대나무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그리고 차유마을에서 잡은 게들이 임금께 진상이 되었다니 원조마을은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아쉬운 마음이 생깁니다. 원조마을은 별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다른 마을이 더 덕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게도 마찬가지가 된 셈입니다. 원조마을인 차유마을 보다는 축산항이나 강구항이 대게로 더 유명합니다. 강구에서는 대게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대게 원조마을 기념비입니다. 영덕 군수가 직접 보증하는 원조마을인 셈입니다.
대게 원조마을 기념비입니다. 영덕 군수가 직접 보증하는 원조마을인 셈입니다. ⓒ 구동관
물론, 많은 식당들이 모여 있고, 찾는 사람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잘 갖춰진 곳을 찾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이겠지만 원조마을이 재주만 부리는 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대게 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농산물과 수산물, 축산물 등 1차 산업의 산물들이 같은 신세인 듯합니다. 고생하여 직접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아오는 사람들보다는 그 생산물을 중계하거나 가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익을 봅니다.

게는 떡을 찌듯 김을 이용합니다.
게는 떡을 찌듯 김을 이용합니다. ⓒ 구동관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좋아질 것입니다. 영덕 대게 원조마을인 차유마을에도 값도 싸고, 더 믿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식도락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원조에 대한 제대로의 평가가 이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평가가 대게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1차산업의 생산마을에서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그날이면 1차산업에서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농민, 어민의 얼굴이 조금 더 밝아 질 것입니다.

잘 쪄진 대게입니다. 차유마을에서는 한 마리에 1만원에서 3만원 정도면 대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잘 쪄진 대게입니다. 차유마을에서는 한 마리에 1만원에서 3만원 정도면 대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 구동관
차유마을의 한 식당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메시지를 확인한 지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미 늦었네, 식당에 자리를 잡았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자리잡은 식당이름을 알렸습니다. 지인에게서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자리 잡은 곳이 소개시켜줄 그 식당이었답니다. 즐거운 우연을 신기하고 재미있어 하며 대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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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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