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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쓴 모방 시
학생이 쓴 모방 시 ⓒ 강지이
이 학생의 발표를 들은 다른 친구들은 훌륭하다고 박수를 치더군요. 그 학생이 발표를 끝내자 저는 어떻게 이런 소재로 글을 썼느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부끄러워하며 대답했습니다. 3월 12일 텔레비전 뉴스에서 국회의원들이 탄핵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어 쓰게 되었다구요.

국회의원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국회의원들의 유도 기합 소리에
나는 괴로워했다.
모든 파리들을 싫어하는 마음으로
국회의원들을 미워해야지.
그리고 나는 커서
그렇게는 되지 말아야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도 기합 소리가 스치운다.

- K 고등학교 학생의 모방 시


'국회의원들의 유도 기합 소리'에 괴로워하는 아이와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럼이 없길' 바라는 마음. 겨우 17세의 학생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수업을 끝내고 나서도 '나는 커서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시 구절이 머리 속을 맴돕니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몸싸움을 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대통령을 밀어내는 사회. 비록 그것을 가르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보고 느낍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꿈꾸는 사회는 그런 무리들이 판치지 못하는 세상이라고 주장합니다. 모든 어른들은 아이들이 작은 감시자가 되어 두 눈 뜨고 어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자기들 멋대로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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