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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영 전 경찰청장. 그는 전주 완산갑 선거구에서 장영달 의원과의 맞대결에 나섰다.
이무영 전 경찰청장. 그는 전주 완산갑 선거구에서 장영달 의원과의 맞대결에 나섰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폴리스 라인' 등을 통해 한국 시위문화를 변화시켜 국내외 언론의 각광을 받았던 이무영(58) 전 경찰청장. 경찰개혁의 상징적 존재였던 그가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우듯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17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 입성여부가 관심이다.

경찰청장 시절의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그는 '1등 전주 확바꿉시다, 개혁의 푸른 신호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정치 초년생인 그는 "장수는 장수와 대결해야한다"면서 맞대결 상대로 3선의 현역 의원인 열린우리당 소속 장영달 의원을 택했다. 전주 완산갑 선거구는 박빙의 승부처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정치 초년생이라면 의례 현역 의원과의 맞대결은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그는 장 의원에 대해 "DJ에게 공천 받아서 12년 동안 해왔는데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 인적청산을 해달라는 시민들의 소명 때문"이라고 밝혔다.

탄핵정국에 대해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의 '계산된 총선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 쟁점화 시켜서 이득을 보려고 계산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할 조건을 만들어서 '국정안정' 운운하면서 총선을 하겠다는 계산으로 일부러 그러는(탄핵정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대한 역풍에 대해 그는 "호남에서의 역풍 현상은 솔직하게 말하면 매우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면서 "호남지역 주민들은 아마 민주당이 5공·6공 세력이 주축을 이룬 한나라당과 손잡은 결과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탄핵이 17대 총선 최대 이슈로 부상해 자칫 사그러질 수 있는 인물론, 물갈이론을 설파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는 '전북 르네상스 시대'를 주창하며 지역발전론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무기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21세기는 분명 서해안-황해권시대, 고부가가치산업의 시대의 될 것"이라며 "전북의 새만금 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이를 위한 토대를 준비해야 한다, 새만금 신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무영 전 청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민주당 전주완산갑지구당 사무실에서 갖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탄핵가결 이후 질문은 17일 서면 인터뷰)

"나의 개혁능력은 이미 실증됐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3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정치가 낡고 썩고 진흙탕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평가이고 여론이다. 이런 '진흙탕 구덩이'라는 정치 집단-정치 문화에 발을 담그기 싫었다. 그런데 낙후된 고향, 특히 전주의 낙후성은 전국에서 가장 심하다. 우리 전주의 발전, 그리고 전북의 중흥, 21세기 서해안시대 도래를 위한 정치에 입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초석을 마련할 것이다. 30년 공직생활에서 얻은 노하우,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 모델를 제시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 '정계 입문하기에는 나이가 많지않느냐'는 지적도 있던데.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늙은 젊은이'가 있고 '젊은 늙은이'가 있다. '인생은 60부터'라고들 한다. 지금 58세인데 영글었다고 생각한다.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집념, 신의와 의리, 노하우, 그리고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야 박진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개혁을 할 줄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나라를 이렇게 만들고 있다. 나는 강력한 추진력과 경찰개혁을 통해서 실증된 사람이다."

- 외부에서는 '개혁을 주창하는 우리당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굳이 민주당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물어보자. 어떻게 열린우리당이 개혁세력인가? 원래 민주당이 개혁세력이다. '열린우리당이 개혁세력'이라는데 창당자금부터 부정한 돈이 들어가고 (노 대통령 취임) 일년도 안됐는데 측근들이 구속됐다. 이게 어떻게 개혁정당이냐. 경륜있는 사람이 사물을 일관되게 보면서 하는 것이 개혁이다. 그 사람들은 마치 혁명을 하자는 것 같다. 그것은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다.

나는 그야말로 개혁주의자고 경찰개혁을 통해서 실증된 사람이다. 최루탄을 없애고 인권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경찰개혁을 한 장본인으로서, 2000년 7월 미국 시사주간지 <비즈니스 위크>지 선정 '아시아 스타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급진주의자다. 안정적 개혁추구보다는 혁명을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개혁에 성공한 사람도, 실증을 이룬 사람도 없다. 거기에 들어갈 수 없다. 50년 정통 개혁정당 민주당이 분열하고 배신당할 때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 쪽에서도 영입을 권유했지만 단연코 민주당을 선택했다."

- 전북에서 우리당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동영이 열린우리당 의장이 되면서 열린우리당이 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창당자금이 부정한 돈이고 김원기 전 당 의장이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대체가 열린우리당 간 사람들이 자기지역에 한 일이 없다. 다시 열린우리당은 하향곡선을 긋고 민주당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조순형 대표가 됐을 때도 민주당이 1위였다. 그리고 한나라당도 최 대표 되니까 올라갔다. 전북 현역의원 10명 중 6명이 민주당 배신하고 열린우리당으로 갔다. 이런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부정과 마각이 드러나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정서가 생기고, 그 효과는 사그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 경찰청장 시절 경찰개혁의 상징적 존재로 불리웠다. 스스로 평가한다면?
"경찰청장 부임 할 때가 건국이래 개청 54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 경찰은 일본의 '헌병정치'와 '식민지 정치'를 청산하지 못한 채 54년을 그렇게 왔다. 그래서 '근대 경찰의 아버지'인 로버트 필경이 영국에서 주창한 '경찰의 봉사와 질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갖가지 개혁을 함으로써 경찰 존립 의의를 다시 되찾고 방향을 찾아갔다.

또 경찰의 열악한 격무를 해결하기 위해 3교대 근무를 도입했고, 생활금에도 못미치는 박봉문제도 해결했다. 최루탄을 없애고 화염병이 없어지게 했다. 최루탄 없애면서 '립스틱 라인(폴리스라인)'을 만들어 세계적인 시사용어가 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상 받는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부담되지는 않는가.
"54년 동안 경찰이 식민지적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싫어하고 피하고 이상하게 보는 것이다. 나는 경찰개혁을 통해서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노력했고 성과가 있었다.

나는 자부한다. 전북지역 출신으로는 건국 이래 첫 경찰청장을 하면서 길거리에서 최루탄을 사라지게하고 봉사하는 경찰상을 정립했다. 전북 도민들은 모두 알고있고 평가하고있다. 따뜻한 시선을 충분히 받고있다고 확신한다."

"탄핵정국, 열린우리당의 계산된 총선전략"

ⓒ 오마이뉴스 안현주
- 탄핵정국과 관련 호남에서는 한-민공조에 대한 비난여론이 많다.
"그런 비난이 있다. 속았지만, 나도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는데 전주는 92%가 찍었다. 이것은 엄청난 일이다. 국정혼란에 대해서 책임지고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는데 저 지경이 된 것이다. 사과는 안하고 노사모 시키고 0415 시켜서 선동하고 있다. '노사모야 모여라! 더 뭉치자!'. 선거법을 계속 위반하겠다는 것이다. 이래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이 느끼고 의견이 맞아서 그런 것이지 공조는 아니다."

- 우리당이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도 선거전략상 고려했을 것이란 뜻인가.
"정치(총선)쟁점화 시켜서 이득을 보려고 계산한 것 아니냐? 총선전략으로. '일부러 저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이 불안해 할 조건을 만들어서 '국정안정' 운운하면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일부러 그러는(탄핵정국을 만드는) 것이다."

- 탄핵안 가결 이후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에 상당한 정도의 역풍이 불고 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은 우선 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그 후 민심의 상황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아마 야3당도 탄핵안을 철회했을 것이다.

호남지역에서의 역풍 현상은 솔직하게 말하면 매우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호남지역 주민들은 아마 민주당이 5공·6공 세력이 주축을 이룬 한나라당과 손잡고 현직 대통령을 탄핵한 것에 대해 과정보다는 결과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 민주당은 나름대로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 그리고 법과 원칙을 가지고 탄핵을 주도했다고 믿는다."

- 탄핵이 총선 최대의 이슈로 부상했다. 탄핵정국이 호남지역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이유 불문하고 분명하게 말하면 민주당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본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 참신한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다. 특정정당의 후보보다는 개혁성과 참신한 일꾼을 유권자는 결국 선택할 것으로 본다.

특히 이번 선거는 헌정사상 최초로 1인 2투표제를 실시하지 않느냐.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본 결과 유권자들은 '인물 위주의 선거를 하겠다'고 말한다. 노골적으로 말하는 유권자들도 있다. '국회의원은 이무영을 찍고 정당은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선택할테니 걱정말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유권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전북 르네상스 시대'를 주창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20세기 발전축은 '경부선-동해안 시대-굴뚝산업'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분명 '서해안-황해권 시대-고부가가치산업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전북의 '새만금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새만금 시대를 위한 토대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새만금은 반드시 물류기지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 금융산업·문화관광벨트·레포츠 산업 등이 망라된 곳으로 개발해야 한다. 모든 물류가 새만금으로 오게 해야한다. 새만금 신항은 반드시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노테르담 같은 곳으로 만들어야한다. 노테르담은 유럽 물류의 70%를 소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류·금융의 중심지가 되어서 공장이 들어서는 등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기계·생명생물산업,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사업, 고부가가치의 전통문화 산업을 일으키는데 초석을 마련할 것이다.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 노력도 할 것이다. 그러면 전북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북 르네상스 시대' 주창 "새만금 신항 반드시 필요"

- 새만금 개발에 대한 논란이 있다.
"환경문제 때문인데, 새만금은 네달란드의 노테르담 항구같은 물류기지화 돼야 한다. 그래서 상하이 푸둥과 직접 연결하는 21세기의 신항구가 되어야한다. 애초 원안대로 나가야 한다. 친환경적으로 접근하고 예산이 더 들고 시간이 걸려도 원안대로 나가야 한다.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면서 가야한다."

- 국회 입성하면 가정 먼저하고 싶은 일과 활동할 상임위는?
"처음은 행자위나 법사위보다는 산업건설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전주와 전북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또 불우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에 뜻을 두었다. 복지문제에도 관심을 갖고있다. 시민들 만나면서 무료 급식소, 노인시설에 가봤는데 너무 비참했다. (수첩을 내보이며) 봐라, 지금까지 시민을 만나면서 요구 사항 등을 기록해 둔 수첩이다.

이것들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당선된 후 가장 먼저 가장 불우한 사람을 찾아갈 것이다. 악취가 나는 무인가 시설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을 찾아뵐 것이다. 그리고 아버님과 어머님 성묘를 갈 것이다. 그 다음은 새만금에 갈 것이다."

- 출마 선거구를 놓고 장영달 의원과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신인이라면 현역의원을 피하고 싶을텐데.
"우리 전주 시민으로부터 받은 소명 때문이다. 장영달 의원은 3선이다. DJ에게 공천 받아서 12년 동안 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2년 동안 한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민주당 영입 1호다. 영입 당시 전주 완산을 선택했다. 내 고향인 전주는 그 낙후성이 전국에서 꼴찌다.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완산이 분구가 되자 장 의원이 구도심인 완산갑으로 가버렸다. 다른 곳에 나갈 수 있지만 맞대결을 해야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인적청산을 하지 않으면 전주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 의원과 맞대결에 나섰다."

- 장영달 의원에 대해 평가해 달라.
"제가 어렸을 때 전북 인구는 260만이었다. 10년 전 제가 전북경찰청장 할 때 200만이 무너졌다. 지금은 190만으로 내려갔다.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그러니까 투자도 안되고 기업 여건도 마련되지 않아서 고용창출이 안된다.

12년 동안 맡겨 놓았는데 결국 '소비성 도시'로 전락하면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도대체 해놓은 것이 없다. 또 맡긴다? 시민들 만나면서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제 어릴 적 전주는 전국 '7대 도시'였는데 지금은 '23대 도시'라고 한다. 이것은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저는 전주 시민들이 총선에서 정치적 심판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

- 유권자에게 하고싶은 말은?
"악취가 나는 정치권에 충정어린 마음으로 발을 담꿨다.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듯' 그런 정치를 하고싶다. 초심을 잃지않고 깨끗하고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선수에 상관없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전주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무영이다. 30년 공직생활, 경찰청장을 하면서 경찰을 개혁하고 인권 업그레이드, 최루탄 없는 거리를 만들었다. 전주 시민들은 이런 나를 잘 알고 있다. 이런 노하우와 추진력을 가지고 낡은 정치권의 틀과 문화를 바꾸겠다. 개혁적이고 새로운 인물을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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