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현욱 전라북도 지사. 강 지사는 11일 우리당에 입당했다.
강현욱 전라북도 지사. 강 지사는 11일 우리당에 입당했다. ⓒ 전북도청 제공
박태영 전남도지사와 함께 '민주당 탈당-우리당 입당'설이 나돌았던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11일 민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강현욱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할 정치권이 탄핵 정국에 이르는 등 혼돈상황으로 치닫는 현실을 보면서 지방행정의 한 책임자로서 안타깝다"면서 "총체적 난국상황에서 국가와 전북의 미래를 위해 길을 고민한 끝에 책임있는 일꾼으로서 정부여당에 동참키로 했다"고 말했다.

강 지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전북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새만금사업을 비롯한 현안사업들이 어떻게 갈래를 타느냐에 따라 전북이 새롭게 도약할 수도, 영원히 추락할 수도 있는 분수령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지사, "도정현안 추진, 여당과 정부 지원 중요성 실감"

강 지사는 "새만금 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했을 때 삭발투쟁을 감행했다"고 상기하고 "이번 결정 역시 전북발전의 동력을 얻고자 하는 충정 이외에는 어떠한 사적동기나 정치적 이해 타산은 없다"고 밝혔다.

강 지사는 "이미 한차례 당적 변경의 경험이 있어 이번 결심을 하기까지 견디기 힘든 고뇌의 시간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강 지사는 "원전센터 유치문제 등 도정현안을 추진하는데 있어 집권여당과 중앙정부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며 우리당에 전북 숙원사업에 대한 확실한 지원책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지역 내 국책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보다 구체적인 조치와 실천 프로그램을 도민들에게 제시해 주기바란다"고 덧붙었다.

이와 관련 강 지사는 ▲신항만이 포함된 새만금사업의 조기완성 계획 ▲원전센터 ▲전남·북이 공동추진하는 섬진강권역 시네스페이스(영화촬영공간)조성사업 등의 지원대책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우리당 '희색'...민주당 '격앙'

강 지사는 "전북을 발전을 위한 선택 이었"음을 강조했다.
강 지사는 "전북을 발전을 위한 선택 이었"음을 강조했다. ⓒ 전북도청 제공
강현욱 지사의 탈당과 입당에 대해 우리당과 민주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강 지사의 이번 행위는 총선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이뤄진 광역단체장의 당적 이동이어서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전북도지부(지부장 김태식)는 보도자료를 통해 "야당이면 도지사도 안 되는가"라며 허탈해 했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이름으로 당선되었음에도 열린우리당으로 가는 강 지사의 행태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우리당-강 지사 공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새만금 사업에 민주당 의원들이 앞장서 추진동력을 줄 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며 "전북의 현안사업에 열린우리당 의원 중 누구 하나 관심을 가지고 앞장 선 적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전북지역 의원들 "강 지사 사퇴하라"
도지부의 차분한 논평과 대조

민주당 전남도지부의 공식 논평은 다소 차분했지만, 도지부 백인숙-김호서 대변인은 "이제 더 이상 철새는 없었으면 한다"고 강한 어조로 강지를 힐난했다.

또 민주당 소속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민주당 탈당에 앞서 지사직도 사퇴할 것을 도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강 지사의 탈당이 "도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면서 당적 이동과 동시에 지사직을 사퇴한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를 들어 "탈당할 때는 지사직도 사임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가질 것은 다 가지고 도민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도민을 심히 모독하는 발상이다"고 쏘아붙이고 "더 이상의 철새정치, 유권자를 무시하는 정치가 전북에서만큼은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도지부 백인숙 대변인도 "무슨 영화를 더 보려고 이토록 무참히 도민의 뜻을 무시하고 철새를 자처하려는지 도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사가 가는 길에 약산에 진달래는 아니지만 정을 생각해 마음 속 진달래를 뿌려드리겠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면서 도민을 위한다는 마음을 새기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반면 우리당 전북도지부(지부장 장영달)는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전북도민은 우리당을 선택했다"고 환영했다.

우리당은 "도민의 의지를 대변하여 우리당에 입당한 강 지사의 결단을 환영하며 예정된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의사를 밝힌 뒤 "강직하고 정의로운 지사는 국정혼란당인 야당과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우리당은 전북도와 긴밀한 당정협의를 조속히 정례화해 현안사업의 빠른 추진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들어 '우리당 입당설'이 나오고 있는 박태영 전남도지사는 현재까지는 민주당 탈당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태영 지사의 한 측근은 "전남도의 발전과 지역 예산확보 등을 위해서는 지사가 어디에 있는 것이 더 나은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민주당 탈당-우리당 입당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