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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은 7일 오전 우리당전북도지부 사무실에서 조배숙 전 의원 등 전북지역 출마예정자 등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었다.
정 의장은 7일 오전 우리당전북도지부 사무실에서 조배숙 전 의원 등 전북지역 출마예정자 등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자신의 지역구 이전 문제와 관련 "이번 주 내에 결정하겠다"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7일 "전주 덕진 출마 여부는 선거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에 전주에서 밝힐 것"이라며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우리당 전북도지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에게 내린 지상명령은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당을 제1당으로, 과반수 정당으로 만들라는 명령"이라면서 "전북도민에게 가장 큰 보은은 44년 1당독재를 끝장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덕진 출마여부 본회의 이후 결정..."노 대통령 선거개시 이전 입당해야"

정 의장은 "지역구 243개 지역을 한 번씩은 다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109개에서 최소한 6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해야 제1당이 될 수 있다"면서 "최소한 109개 지역구는 발로 직접 뛸 생각이고 그래서 수도권 출마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의장은 "전주 덕진에 출마하면 도민들이 선거운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면서도 "17대 총선에서 3선 의원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 것이 전북도민에 대한 보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정 의장이 지역구 이전과 관련 "더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을 밝힌 뒷배경에는 6일 가진 전주덕진 지구당 관계자들과의 간담회가 있다. 정 의장은 이 간담회 자리를 설명하면서 "전주 덕진 출마가 전북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며 "(간담회가) 아주 무겁게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간담회와는 별개로 정 의장은 "제1당이 안 되면 덕진에서 의석 하나 차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전주 출마 여부에 대한 결정을 8일 이후로 미뤘다.

한편 정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우리당 입당 시기와 관련, "법정 선거일 개시 이전에 입당하는 것이 적절하다. 적당한 시기에 입당을 기대한다"며 김근태 원내대표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우리당 조기 입당을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번 선거는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치러야 한다"면서 17대 총선을 "'개혁 대 반개혁', 안정이냐 혼란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강조하며 우리당 지지를 호소했다.

정 의장은 탄핵안 제출과 관련 "탄핵 저지선을 얻지 못하면 우리 정치는 대혼란에 빠질 것이고 국민들은 혼란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며 동시에 "17대 총선은 개혁 대 반개혁의 대결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반개혁이라고 칭하기에도 과분한 정당으로 한나라당의 퇴출은 역사적인 책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창당자금' 및 당사 이전과 관련 "내 정치적 감각으로는 우리당이 좌초할 수 있는 최대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사는 마포로 이전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 의장은 '창당자금'과 관련 "관련자들의 공천변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불법자금인 줄 모르고 그랬다고 생각한다. 직접 기업으로부터 받은 것도 아니다"면서 "실수다. 고통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또 '김원기 고문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아직은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다. 정당이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것을 조치한 것이다"고 곤혹스러워하며 '당 차원의 논의가 있었느냐'는 이어지는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정동영 활용가치 놓고 엇갈리는 전략
전북도지부, 광주전남지역에 대한 '창-방패론' 주장

ⓒ오마이뉴스 강성관
'전주 덕진 출마여부'와 관련 이번(3월 첫째주) 주 내로 최종 결정하겠다"던 정동영 우리당 의장은 결국 7일까지도 전주 덕진 출마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정 의장이 이 처럼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한데는 우리당 중앙당과 전북도지부 사이에 놓인 총선전략에 대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의 정치행보에 대한 고민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해석에 따라 '전국구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과 '전주 덕진 잔류 가능성'으로 달리 이해될 수 있다.

자격심사위, 전국구 권고...전북도지부, '광주전남 북풍' 우려

"3선 의원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 것이 지상명령이고 이것이 전북도민에 대한 보은"이라는 정 의장의 발언은 '전국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반면 정 의장은 "설사 내가 (전주 덕진에)내려오지 않더라도 도민들이 욕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은 전주 덕진 잔류에 무게를 둔 발언도 했다.

정 의장이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한데에는 그 만큼 거취문제 결정이 쉽지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일 우리당 공직후보자자격심사위(위원장 김광웅, 이하 심사위)는 선거전략을 이유로 전국구 출마를 권고한 바 있다. 당 의장으로서 제1당과 전국정당화를 위해 한 지역구 출마보다는 전국구로 나서 우리당에 대한 전국적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

심사위의 이러한 입장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지만 심사위의 위상 때문에 선뜻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지난 5일 전주를 방문한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도 "정 의장의 개인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우리당이 국민적 지지를 어떻게 폭넓게 받느냐도 중요한 것이다"이라며 '전국구 행'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우리당 전북도지부는 지역구 이전에 반대하며 선거전략에 이견을 내놓았다. 전북도지부는 정 의장의 활용가치에 대해 호남지역 선거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북도지부는 성명을 통해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정 의장의 활용도를 지극히 낮추는 우를 범하는 행위"라며 "전주 덕진에서 출마할 경우 기존 지구당 조직에 선거를 맡겨놓고 정 의장은 선대위원장으로서 승리를 견인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구 출마'와 전북도지부의 고민

전북도지부는 정 의장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상승세를 타고있는 전북지역에서 우리당 바람몰이를 해야 할 '간판'이 사라지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박노훈 전북도지부 사무처장은 "전국구 출마는 절대 안 된다"면서 "천하에 정동영이라도 지역에 튼튼한 기반을 두고 정치를 해야하고 덕진에 나온다고 해서 지역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얼마든지 총선 수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사무처장은 전북지역은 물론 호남지역 총선전략에서 '정동영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사무처장은 "우리당 창당 초기에 전북여론은 우리당-민주당 지지세가 1 : 9 였는데 정 의장 출범이후부터 이것을 넘어섰다"면서 "그러나 우리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밑바닥까지는 엎은 것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근거해 박 사무처장은 정 의장의 전주 덕진 출마가 전북과는 달리 아직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와 전남에 '창과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할론을 내놓았다. 그는 "전주 덕진에 남아서 선거를 치러야 전북지역에서 우리당이 밑바닥까지 엎고 그 바람으로 광주와 전남으로 역풍을 불게할 수 있다"면서 "또 광주전남지역의 '북풍(민주당 지지세)'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당이 선거전략 상 정동영 의장의 효용가치를 두고 고민에 빠진 반면 민주당 전북도지부는 '최소한' 표면상으로는 전주 덕진 출마여부가 총선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태도다.

민주당 전북도지부 한 관계자는 "우리당의 선거전략 상 어떻게될지 모르겠지만 실제 민주당의 선거전략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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