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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봄을 맞으려고 한창 준비하고 있는데 동장군이 시샘했나 봅니다. 함박눈을 보게 되었어요. 3월에 내린 눈으로는 100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라고 합니다. 이런 기회를 어찌 놓치겠습니까? 아이들과 밖으로 뛰어 나갔지요.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눈을 맞았습니다.

▲ 펄펄 눈이 내려옵니다.
ⓒ 이종원

펑펑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제 마슴속의 미움도 하얗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천대받았던 쓰레기통도 눈을 맞으니 예쁜게 변해있더군요. 세상에 더러운 것이 있겠습니까?

▲ 제 딸 정수가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 이종원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미끄럼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눈에 뒹굴면서 마지막 함박눈에 환호했습니다. 삭막한 아파트도 따사로움이 느껴집니다.

▲ 우리 식구들이 기뻐하고 있을때 차들은 꼼짝못하고 있습니다.
ⓒ 이종원

저희가 그렇게 기뻐하고 좋아했을 때 운전하시는 분들은 힘이 드셨을겁니다. 그래도 잠시 여유를 가지고 하얀 눈을 보십시요.

▲ 가로수는 눈꽃으로 화려하고 차는 하얀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종원

가로수는 눈꽃으로 변해 있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나와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오늘 만큼은 아름다운 곳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가로등 아래 하얀 이불을 덮고 있는 자동차가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 아이들이 제일 신났지요.
ⓒ 이종원

이불보다 더 편합니다. 정수는 눈과 하나되어 봅니다. 둘째 성수는 엄마등에 업혀 힐끗힐끗 설경을 감상합니다.

▲ 그렇게 힘이 센 기차도 이젠 쉬어야겠어요.
ⓒ 이종원

집 앞에 중앙선이 지나갑니다. 왠지 기차가 보고 싶어졌어요. 철로도 눈이 덮여 윤곽만 보입니다. 기차가 쉬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 성당에서 기도하고 싶습니다.
ⓒ 이종원

왠지 성모상앞에서 무릎을 꿇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커다란 눈사람을 만든 학생들
ⓒ 이종원

학교 운동장에도 가보았습니다.많은 시민들이 밤설경을 즐기고 있습니다. 폭죽을 떠뜨리는 가족도 보이고, 눈싸움 하는 학생도 보입니다. 커다란 눈사람을 만든 고등학생입니다. 학원수업 마치고 잠시 들렸답니다. 오늘 만큼은 입시지옥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눈과 함께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길 바랍니다.

▲ 전기줄이 복잡하게 보입니다.
ⓒ 이종원

세상이 좋은 것만 보이지는 않네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전기줄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네요. 저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었나?

▲ 실컷 놀았더니 힘이드네요.
ⓒ 이종원

그렇게 뛰어 놀았으니 정수도 이제 피곤한가 봅니다. 담벼락에 주저앉아버렸어요.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늘따라 교회 십자가가 유난히 밝아 보입니다.

멋진 세상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하얀 눈처럼 세상을 살아가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종원기자의 홈페이지: http://cafe.daum.net/mono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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