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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3월 3일 광주에 눈이 내립니다.
ⓒ 장성필

며칠동안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더니 기어코 오늘(3월 3일 오후) 빛고을 광주 하늘에 눈을 뿌립니다. 일찍 찾아온 봄 덕분에 먼저 꽃망울을 터트린 매화꽃잎들은 뒤늦게 찾아온 겨울 손님 덕에 때아닌 고생을 합니다. 하얀 꽃잎 위로 수북히 쌓이는 눈송이 만큼이나 매화의 고개는 떨구어 갑니다.

▲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매화
ⓒ 장성필

단아한 자태를 뽐내며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은 역시 눈 속에 있을 때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가 봅니다.

냉설 속에서도 붉음을 잃지 않고 기개와 절개를 지키던 동백은 이제 봄꽃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때가 된 듯합니다.

▲ 눈속에서도 붉음을 잃지 않는 동백꽃
ⓒ 장성필

조금만 더 날씨가 따뜻해지면 백색의 목련꽃을 피울 버들강아지들도 때아닌 게릴라성 눈에 그만 눈(目)을 굳게 닫아 버렸습니다. 수북한 털 속에서 추운 겨울을 이기고 봄을 맞이하려 했지만 이번 눈으로 그 개화시기가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 버들강아지
ⓒ 장성필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것일까요? 봄의 문턱에서 만나는 눈이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까닭은 아무래도 철을 잊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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