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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민주노동당 관악갑지구당 위원장.
김웅 민주노동당 관악갑지구당 위원장. ⓒ 강우영
김웅(34) 민주노동당 관악갑 지구당 위원장은 <이퀄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비록 더디 가더라도 참여민주주의와 당내민주주의를 몸으로 실천하면서 국민을 정치의 진정한 주체로 만들기 위한 삶을 살겠다"며 정치 참여의 장기적인 포부를 밝혔다.

이 말처럼 그는 요즘 다른 후보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4·15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신인들도 알게 모르게 지역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지만 그만은 유독 느긋하다.

선거는 자기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대답이다. 이미 지난해 말 국회의원 후보로 선출됐지만 본격적인 선거 운동은 중앙당의 총선 전략이 나오면 그때부터 활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당원은 "다분히 배짱만 부리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소신에서 자기 확신이 서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당원이 함께 정치에 참여해 이를 실현하는 것이 그가 가진 정치의 핵심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총선 후보로 선정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서울에 올라온 김 위원장은 검정고시를 치르고 92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중학교 때 집을 나온 이후 미싱사 보조, 싱크대 점원, 스탠드바 웨이터, 신문 배달 등을 하던 불우한 청소년 시절, 그에게는 인권유린과 노동착취가 항상 뒤따랐다. 이런 경험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야 한다는 사회 운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94년부터 4년간 야학교사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청소년 시절과 닮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본격적인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2000년 6월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해 14%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김웅 위원장은 얼마전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 20명을 상대로 선거구를 획정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정신적 피해 명목으로 5백만원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그는 "국회 정개특위가 선거구를 획정하지 않은 것은 후보자의 알권리, 선거운동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의원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웅
김웅 ⓒ 강우영
- 민주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에 진출하는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에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
"민주노동당은 창당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다른 정당의 민주주의를 앞당겼으며 국민들에게 비교의 대상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민노당의 활동으로 다른 정당들도 영향을 받아 성실하게 국정에 임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도 했다고 본다.

민노당은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준 정당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비교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 구조는 상상할 수 없었다. 특히 이번 총선으로 정치인들이 바뀌는 계기가 될 뿐아니라 향후 정치 구조도 보수정당, 자유당, 진보정당 등 3개 정당이 큰 축으로 형성될 것이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야3당이 합당할지도 모른다는 우스개 소리도 내부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미지 정치도 중요하다고 본다. 민주노동당하면 투쟁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선 때 권영길 후보가 많은 유권자들에게 민주노동당이 과격한 이미지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본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실체는(서민과 노동자의 대변) 그대로이다. 다만 유권자 스스로가 정치에 참여하고 그들이 정치를 바꾸도록 하는 정당으로 봐줬으면 한다.

정치란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바꿔나가는 것이다. 기존 정치 집단은 정치권과 유권자들을 분리하고 있다. 유권자는 다만 선거때 표를 던지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 지구당 폐지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지구당 폐지는 정당의 본질을 벗어나는 일이다. 정당은 의사 형성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헌법 조항이 있다. 폐해가 있다고 해서 강제로 없애는 것은 헌법 위반이다. 당원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데 있어 의사형성을 위한 지구당이 존재하지 않으면 정당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들만의 잣대로 지구당을 판단해선 안된다."

- 친노단체들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 운동을 벌이기로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는데 반대만 할게 아니라 그들도 그런 단체를 만들면 된다. 자발적으로 나서서 하는데 뭐가 문제인가. 다만,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반대한다.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다.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해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개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 민주노동당도 그런 단체가 있나.
"민주노동당은 당 내부에 있다.(웃음)"

- 총선 어떻게 예상하나.
"최근 열린우리당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관악구만은 절대 강자가 없는 형편이다. 딱히 '이곳이다'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다소 유리한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출마한다는 의미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당원들간에 (당선)이후를 준비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 미디어 선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홈페이지를 당원과 유권자들의 의사소통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후보자의 이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내실있게 구축할 예정이다."

- 다른 후보자들은 이미 선거전에 들어섰다. 김 위원장은 반면에 상당히 느긋해 보이는데.
"그것 때문에 당원들의 불만이 많다. 다른 정당 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올인'하고 나서는데 너무 느긋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죽어라'하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다. 정치는 유권자와 함께 하는 것이다. 혼자서 다 할려면 민노당에 있었겠나."

- 선거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선거 비용은 얼마나 어떻게 충당할 예정인가.
"260명이 당원이고 이중 190여명이 당비를 내고 있다. 또 이들 중 30여명은 오는 선거에서 발로 뛰겠다고 한다. 선거 비용은 특별당비 3천만원, 개인돈 1천만원 등 4천만원으로 선거를 치를 생각이다."

"돈선거 할테면 해라,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 이번 총선 역시 돈선거가 완전히 근절되지는 않으리라 본다.
"돈으로 하는 선거는 만표 이상의 가치가 없다. 다른 후보자가 돈으로 한다면 우리는 다른 걸로 하겠다. 쓸테면 써라, 판단은 유권자 몫이다. 언젠가는 유권자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기업체에서 정치 자금을 받는 것도 좋다. 다만 공개적으로 해라. 그것이 내 생각이다."

- 기대했던 정치인들이 국회에 발을 들여놓으면 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민주노동당 역시 그런 우려가 전혀 없진 않을텐데.
"민주노동당은 당원들의 통제를 받고 있다. 중앙당 사람들은 지구당의 통제를 받고 있다. 물론 개인이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이 깨끗하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정당이 기본을 지키면 된다. 물론 그런 후보자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당원이 살아있기에 당원들이 이들을 제명시킬 수 있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다."

- 선거구 획정을 하지 않은 정개특위 의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정개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선거구 획정을 안한 것은 직무유기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의원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이다. 사법적 책임은 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대국민 사과는 해야 한다."

-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예정인가.
"대학생 당원들이 많다보니 어르신들 만나기가 쉽지 않다. 얼마 받고 (선거운동) 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다. 45일 동안 지지자들을 찾아내서 발굴하고 또 다른 지지자들을 연결시키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거리 연설회는 유권자들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지자들과 일대일 대담을 통해서 토론하고 민노당과 후보자의 정책을 전해줄 것이다.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

- 국민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는데.
"모든 국민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분권만해서는 안되고 실질적인 주민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제, 참여예산제와 같이 주민들이 참여해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단계는 단지 의사표현만 하도록 돼 있다."

-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나.
"행복이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해 왔고, 그건 하고 싶은거 하고 사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런 사회적 구조를 바꾸고자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 힘을 싣기 위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 가정에서는 반대하지 않나.
"아내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잘됐다는 듯이 그만두라고 종용하기도 한다.(웃음)"

-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 보나.
"98년부터 총장 추천으로 관악구청장 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젊은 정치인이 지방자치를 경험하고 전문성을 쌓은 후에 검증된 상태에서 중앙정치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지방자치 구조도 알고 정치를 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 출마의 변을 한다면.
"정치에 입문하면 처음의 순수한 마음이 어느덧 변해 가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인의 모습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치인 자신의 조급함과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이 상호작용한 결과이다. 비록 더디 가더라도 참여민주주의와 당내민주주의를 몸으로 실천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또한 국민을 정치의 진정한 주체로 만들기 위한 삶을 살겠다."

덧붙이는 글 | 관악인터넷신문 이퀄진(www.equalzine.com)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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