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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농협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청도군 금천농협이 조합장을 비롯한 간부직원 연봉을 대폭 인하하고 일반대출금 등 금리를 2% 인하키로 금천농민연대와 전격 합의했다.

구미시 장천농협도 최근 농협개혁을 요구하며 대다수 조합원들이 탈퇴서를 제출, 농협해산도 불사한다는 강경투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칠곡군 가산농협, 군위지역 등도 임직원 고액연봉 인하와 조합원 대출금리 인하 등을 통한 농협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자는 '가산농협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장재호 위원장을 만나 농협개혁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장재호 위원장
ⓒ 이성원
- 가산농협 개혁의 필요성 및 개혁 방향은
"지역 농협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사업 및 영농지도사업이 취약하여 판매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

둘째, 신용사업 중심으로 농협이 운영되고 있으며 또한 지도 금융기능도 거의 없다.

셋째, 임직원들의 보수 및 급여가 너무 높아 조합원과의 위화감이 조성되어 있다. 4∼5년 전부터 중앙회 차원에서 보수 및 임금 인상에 대한 지도 지침 남발과 이사회 및 대의원 총회의 집행부 견제 미비로 인해 급기야는 조합장과 전무는 연 9천만원, 상무 6500∼7천만원, 과장 및 대리급 4천∼5천만원 등 고액 연봉자를 양산하여 왔다.

인건비 및 인건비성 경비를 모두 합하면 상임임원 및 정규직원 1인당 평균 4천만원 이상의 금액이 지출되어 전체수익 중 인건비 및 인건비성 경비가 70%를 넘는 결과를 가져와 수익분배문제에 있어서 돈벌어서 직원이 대부분 챙겨가는 협동조합의 본말이 전도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넷째, 조합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조합원들의 알권리를 직원들이 봉쇄, 조합운영이 조합원들의 요구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조합장 및 직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 무엇이 개혁되어야 하는가?
" 우선 농협 임직원들의 고임금 구조자체 개혁 및 고액연봉자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농협 임직원들의 보수와 급여는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과의 소득 수준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위화감은 물론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는 상태며 우리 지역사회의 관공서 및 유관기관과도 많은 차이가 나서 지역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신용사업 위주의 조합운영을 지양하고 지역농협 발전전략에 기초한 판매 및 지도사업을 활성화해야 하겠다. 농협의 원래 설립 목적이 협동을 통한 농민이익 창출이므로 이제는 이자 수익에 기초한 단순 신용사업 위주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기초농업관련조사 및 지역농업 구상속에서 실제로 농민들에게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영농지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제 및 지도사업 활성화에 전 직원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셋째, 농협운영을 임직원 중심이 아니라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금리 대출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우리 농협의 상호금융 대출이자는 7∼12%인데 이는 아직도 시중은행의 대출 이자율보다 높다. 농업을 둘러싼 제반 농업경영여건이 악화됨으로써(농업자본수익율 0∼3%정도) 농민들은 아직도 높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 농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인건비 및 인건비성 경비 등을 절감하여 상호금융 대출이자율을 과감히 내리도록 해야 한다."

- 가산농협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는 어떤 단체가 가입했는가.
"가산농협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가산면 이장 동우회(회장 배윤수), 한농연 가산면지회(회장 김응기), 칠곡 여성농업인회 가산면지회(회장 최중근) 등 3개 단체가 모여 지난달말 한시적으로 공동대책위 형태로 구성했으며 앞으로도 농협개혁문제에 공감하는 단체 및 개인들은 언제라도 가입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 조합장과 전무 연봉을 낮춘다고 조합원 권익이 신장될 수 있는가.
"물론 조합장과 전무의 연봉만 낮춘다고 조합원 권익이 자동적으로 신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연봉을 낮추는 문제는 조합원과 임직원간의 신뢰감 회복와 일체감 형성의 첫단추라고 할 수 있다.

조합의 주인인 농민은 1년에 연소득 500만원∼2천만원의 낮은 수준의 소득을 올리는데 비해 우리의 일꾼이라고 할 수 있는 임직원들이 연 4천∼9천만원씩 집으로 챙겨간다면 조합원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겠는가.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농민들은 더욱 더 깊은 소외감과 자괴감에 빠져들 것이다."

- 조합장 연봉을 삭감한 곳이 있는가. 가산농협이 개혁할 수 있는 분위기와 조건이 되어있는가.
"전국의 지역농협 중 청도 금천농협을 시작으로 하여 20여개 농협에서 임직원 연봉 삭감을 요구하는 농민 조합원들의 농민대회가 열렸다. 청도 금천, 매전, 경주 천북 등 몇몇 지역에서는 조합측에서 선도적으로 농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직원들과 임금 삭감에 합의했다.

가산 농민들도 고액 임직원 연봉삭감을 중심으로 농협개혁을 요구하는 직접 행동을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앞에서 말한 농협들과 내부 임금 상황이 비슷하므로 우리 가산농협도 자체 개혁 차원에서 조합집행부에서 과감한 결단을 한다면 반드시 개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작 조합원과 농민은 농협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농민은 농협설립 당시 보릿고개 속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지켜줄 농협의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나락을 내고 출자금을 마련하는 등 창립과정의 일등 공신이었다. 또 IMF 시절 어려운 가운데서도 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출자금 배가 운동을 벌인 바 있다. 게다가 우리 조합원들은 각종 농자재 구입과 농산물 판매시 시중의 다른 호조건에도 불구하고 농협이라는 간판을 믿고 묵묵히 농협에 맡겨왔다. 농민은 농협을 믿고 모든 것을 다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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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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