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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애착과 의지를 갖고 견뎌나가겠다"며 힘겨운 웃음을 짓는 윤명희씨.
"삶에 애착과 의지를 갖고 견뎌나가겠다"며 힘겨운 웃음을 짓는 윤명희씨. ⓒ 김정숙
윤씨는 2년 전 위암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워왔으나 휴직까지 해가며 자신을 돌보던 남편 김규현씨가 지난달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말았다.

고인이 된 남편 김씨는 부인이 암 판정을 받자 민간요법의 힘을 빌어서라도 아내를 회복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몸에 좋다는 약초를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애틋한 남편을 먼저 보내고 아무런 생계 수단도 없이 6살, 9살 두 아이와 함께 살며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윤씨는 그동안 들어간 병원비로 인해 적지 않은 빚까지 있어 혹 자신이 잘못될 경우 앞으로 두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할 따름이다.

윤씨는 현재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다'는 위암 말기 상태로 곡기는커녕 물 한모금도 제대로 삼킬 수 없어 몸은 바스러질 듯 여위었다.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을 덜기 위한 진통 주사에만 겨우 의존하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은 더하기만 하다.

이웃들은 윤 씨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병마와 싸워나가 두 아이와 함께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웃들은 윤 씨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병마와 싸워나가 두 아이와 함께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김정숙
이 같은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윤씨의 이웃들이 발벗고 나섰다. 울산 북구 쌍용아진 1·4차아파트와 4차상가를 비롯해 인근 일지리버아파트 주민들이 이달 초부터 윤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인 것.

윤씨의 아들 진영군이 다니고 있는 해나라유치원(원장 김정애)에서도 정성을 보탰을 뿐 아니라 같은 동네에 있는 농소농협(아진점)에 비치해둔 모금함에도 주민들의 온정이 쏟아졌다.

이렇게 모은 성금 1350여 만 원을 20일 오전 11시 30분 윤씨의 집을 찾아 전달하고 쾌유를 빌었으며 현재 쌍용아진2·3차 주민들도 모금을 하고 있는 등 이웃들의 모금운동은 계속 펼칠 예정이다. 또, 윤씨의 자녀가 다니고 있는 동천초등학교와 해나라 유치원도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보살펴 줄 계획이다.

남편을 잃고 말기 위암으로 투병 중인 윤명희씨에게 이웃들이 정성으로 모은 성금을 20일 전달했다.
남편을 잃고 말기 위암으로 투병 중인 윤명희씨에게 이웃들이 정성으로 모은 성금을 20일 전달했다. ⓒ 김정숙
가족과 이웃들의 사랑으로 병마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는 윤씨는 "혹독한 시련이지만 이 시련을 통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란 걸 느낀다. 삶에 애착과 의지를 갖고 견뎌나가겠다"고 힘겨운 웃음을 짓는다.

이번 모금운동을 이끌어 온 울산 북구 농소3동 10통장 이상운(39·농소농협근무)씨는 "이웃의 어려움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지난 1월 임시통·반장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모금운동을 시작했다"며 "윤씨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병마와 싸워나가 두 아이와 함께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모든 이웃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울산 북구 <희망북구>인터넷신문(www.hopebukgu.ulsan.kr)에 함께 올려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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