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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일수씨 영정
고 박일수씨 영정 ⓒ 현대중사내하청노조
고 박일수씨의 분신 이틀째인 15일에도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울산 현대병원에는 경찰과 노동단체 간에 부검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가운데,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14일 밤 9시30분경 한 차례 부검을 위해 영안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동단체의 반발로 무산되었고, 이후 밤새 동안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를 비롯한 지역단체가 중심이 되어 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에 있다. 이들 단체는 15일 낮에 병원 앞에서 한 차례 결의대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조사단을 구성, 15일부터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위원장 이수호)은 이번 사태를 간과하지 않고 관련 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이라 밝혔다. 민주노총은 "대책기구를 통해 고인의 뜻인 비정규직의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


[4신 : 14일 밤 10시 50분]

박일수씨의 시신 부검 여부를 놓고 검경찰과 노동단체 간에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박씨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울산 북구 현대병원 주변은 검경과 노동자들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밤이 되도록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계속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한 시신 부검을 요구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를 비롯한 '대책위'는 부검에 반대하고 있다.

경찰은 14일 밤 9시30분 경 한 차례 병원 영안실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영안실 입구에는 대책위 관계자들을 비롯한 노동자 100여명이 지키고 있다. 경찰과 대책위 간에는 30여분 가량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밤 10시30분 현재 경찰은 병원 앞 공터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경찰은 계속해서 부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며, 밤새 몇 차례 더 영안실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유족인 딸이 제반 사항을 위임했다"면서, "부검을 한다는 것은 고 박일수씨를 두번 죽이는 것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 사내하청 비정규직 분신에 노동계 '분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이었던 고 박일수씨가 분신사망하자 전국 노동 관련 단체가 성명을 통해 사회적으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는 14일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연대회의는 성명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투쟁해온 박일수 동지에게 돌아온 것은 부당해고와 배고픔의 위협이었고, 현장에서 괄시와 모멸, 멸시와 협박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 "현대중과 인터기업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하고 부당해고 철회할 것" "현대판 노예제도 사내하청 철폐하고 즉각 정규직화할 것"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백순환)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행렬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금속연맹은 "박일수 동지가 '비정규직차별철폐'를 요구하며 또 분신 자살했다"면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속연맹은 "현대중에 책임자를 처벌할 것" "하청노조 탄압을 중지 할 것" "해고자를 복직시킬 것" "책임을 지고 사죄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금속연맹은 사내하청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물론, 사회단체와 연대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비정규직에 대한 살인적인 차별 철폐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노당은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어야 이 나라 정부와 보수정치권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라며, "고인의 죽음은 비정규직에 대한 살인적인 차별을 방조한 노무현 정부와 보수정치권, 그리고 사측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는 점에서, 범국민적인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라 밝혔다.

민노당은 "노무현 정부가 즉각 비정규직에 대한 철폐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지 않는다면, 1300만 노동자와 함께 반노동자 정부에 대한 심판에 나설 것"이라 천명했다.


[3신 : 14일 오후 6시 40분]

시신 부검 놓고 민주노총-검경 긴장 팽팽


고 박일수씨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울산 현대병원에는 경찰과 민주노총 관계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고 박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분신사망이 확실하기에 굳이 부검을 할 필요가 없으며, 시신을 현대중공업과 가까운 울산대병원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유일한 유족인 딸(26. 결혼)이 오후에 병원에 와서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부검 여부와 시신 처리 등에 제반 사항에 대해 민주노총에 위임을 한 상태"라 말했다.

현대병원에는 경찰차량 10여대와 병력 300여명이 배치되어 병원 영안실을 지키는가 하면 병원 앞 공터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고 박씨의 분신 소식을 듣고 민주노총 간부를 포함해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병원에 모여들고 있으며, 오후 6시 현재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집결해 있다.


[2신 : 14일 낮 12시]

분신자살한 박일수씨 '유서' 있다


박씨가 분신자살한 장소. 바닥이 검게 그을려 있다.
박씨가 분신자살한 장소. 바닥이 검게 그을려 있다. ⓒ 현대중 사내하청노조
14일 새벽 울산 현대중에서 분신자살한 박일수씨의 유서 원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박씨의 집에서 유서가 원본이 아닌 사본이 발견되자 외부세력과의 연계 등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씨와 절친하게 지낸 윤종길(36)씨는 "분신 소식을 듣고 이날 아침 9시30분 경 박씨의 집으로 갔더니 경찰관들이 수사를 하고 있었다"면서, "유족이 없는 상태인데다 고인을 잘 아는 사이라 임의동행 형태로 동부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씨는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유서의 원본을 검찰이 갖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윤씨는 “박씨가 유서의 복사본까지 준비해 놓았던 걸 보면 오래전부터 자살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 사내하청노조 이운남 조직부장 역시 “분신 뒤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에 따르면, 박씨의 작업복에서 유서 원본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서 원본과 관련해 울산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해 말부터 회사 출입 등과 관련해 회사측과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종길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박씨가 회사 출입증 갱신을 하지 못해 회사측과 여러차례 다툰 것으로 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박씨의 시신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가 아닌 북구의 현대병원으로 옮겨져 있다. 이와 관련 윤종길씨는 "현대중공업 바로 앞에울산대병원이 있는데 굳이 현대중공업에서 멀리 떨어진 현대병원으로 시신을 옮긴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났다.

한편 박씨의 유일한 유가족인 딸 박 아무개(27)씨의 소재가 파악돼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현대 울산병원 영안실 앞에서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 울산병원 영안실 앞에서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완휘
[1신: 14일 오전 10시] 현중협력업체 직원 분신자살

현대중 산재환자도 오늘 새벽 자살
"유서 있지만 특별한 내용은 없어"

울산 현대중공업 소속 산재환자가 14일 새벽 병원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새벽 6시50분경 울산 세원신경정신과의원에 입원 중이던 산재환자 유아무개(45. 의장2부)씨가 병실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채로 발견됐다. 유씨는 허리를 다쳐 이 병원에서 산재 치료를 받아왔다

현대중공업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오늘 아침에 (유씨가)병실에서 목을 매달고 숨진채로 발견됐다"며 "유서가 있기는 한데 특별한 내용은 없고 단지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해놓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세원신경정신과의원 관계자는 14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한 건 사실이며, 정확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고, 오전 11시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 무어라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 윤성효 기자
(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 14일 오전 5시께 울산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4,5도크 뒤에서 이 회사 협력업체 인터기업 전 근로자 박일수(50.울산시 동구 일산동)씨가 '비정규직 차별철폐'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했다.

목격자 정순곤(현대중 선실1부)씨는 "야간근무중 마네킹 같은 물체에서 연기가 나고 있어 자세히 보니 사람이 불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내 4,5도크 뒤에 있는 인터기업 사무실 앞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했으며, 벗어놓은 점퍼 호주머니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박씨는 A4 용지 3장의 유서에서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그동안 처우개선과 차별경영 개선을 요구했으나 문제 개선에 접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현대중공업의 선실내 나무의장을 담당하는 종업원 100여명의 인터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말 퇴사 했으며, 근무 당시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말에 퇴사한 박씨가 이날 어떻게 회사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하청노조는 이날 오전 각각 긴급회의를 갖고 회사측의 차별과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는지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으며,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다.

경찰은 회사와 가족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중이며, 근무 당시는 물론 퇴사때 어떤 차별대우나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박씨의 유서가 원본이 아닌 복사본인 점으로 미뤄 외부의 세력과 연계된 것은 아닌지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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