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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 ⓒ 한성희
통일을 대비한‘통일교육의 과제’는 대결과 협력이라는 남북관계의 이중성에 대한 이해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생활상을 사실에 기초해 객관적 북한관을 형성, ‘다름’을 인정하고 ‘같음’을 확대하는 능력 배양이다. 통일체험학습장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 이러한 과제를 학생들에게 교육시키는 데 있다.

평화통일을 대비한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지만 심각한 것은 학생들은 통일교육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고,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교사들도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본다.

학생들은 교육내용이 재미없고, 수업이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것이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사회와 국가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학생들의 인식도는 ‘싸워야 할 적’이라는 과거와 달리 북한의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살아야 할 이웃’으로 88.6%가 응답한 현실을 고려 할 때 통일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확대된다.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을 찾아서

경기도에서 유일한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은 98년 폐교된 적성초교를 이용해 분단의 현장인 파주시 적성면 가월리에 2001년 개원했다.

북한놀이 체험실
북한놀이 체험실 ⓒ 한성희
자연체험 학습장이나 민속체험 학습장은 전국에 많지만 통일체험 학습장은 강원도 고성과 경기도 파주시의 술이홀 학습장 단 두 곳뿐이다.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은 폐교된 적성 초교를 이용해서 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겁니다. (처음 부임해서) 둘러보니 많은 돈을 들여서 시설을 한 건데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못했어요. 7억이나 들여서 시설을 만들고도 기관 허가를 못 받아서 운영자가 모자라니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정비했습니다.

학생들이 와서 지도교사가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빙 둘러보고 퇴소하기 일쑤라서 무의미 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파주시 관내학교는 한 달 전에 입소신청을 받는데 미리 인솔교사를 불러서 사전연수를 시키고 교육하니까 활성화되더군요.”

이곳 학습장은 남북 분단의 현장 체험 활동을 통해 북한의 언어와 놀이, 생활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통일 후 빠른 민족 동질성 회복과 원활한 민족교류를 배양하는 데 목적을 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교육을 하고 있으며 당일코스와 1박2일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지나 아담한 학습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첨단 시설을 갖춘 강당을 비롯하여 각종 학습실이 있다.

“북한은 우리와 다른 말을 써요?”

언어체험 학습실
언어체험 학습실 ⓒ 한성희
언어체험 학습실에 들어서면 대형 모니터를 컴퓨터와 연결해 이질화된 북한 언어를 체험하고 비교해 보는 교육을 한다. 처음 입소한 초교생들은‘북한은 우리말과 다른 말을 쓰느냐’는 질문을 할 때도 있다고 한다.

비디오를 통해 교사가 먼저 말하고 어린이들이 따라서 익히는 북한 말 교육이 끝난 후 알게 된 북한 언어를 써서 대화해보고, 우리나라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생활문화 체험학습실은 북한의 문화를 체험해보는 곳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북한 음식 맛보기와 북한 의상 입어보기, 북한 노래듣기 등을 체험해본다. 벽에는 북한의 가정생활과 여가생활에 대한 대형 사진이 걸려 있고 북한 화폐와 도토리묵 가루, 송화엿, 평양담배 등 전시품이 있다.

주먹밥 같은 북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 북한산 과자를 먹어보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 과자 먹어보기가 있는데 맛있다고 의외로 학생들이 잘 먹는다고 유성현 관리교사가 일러준다.

북한놀이 체험실에서는 북한과 남한의 놀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본다. 남한과 북한의 놀이 차이점과 공통점과 장난감 등을 비교해본다. 그리고 실외놀이 체험으로 운동장에 나가 경평축구와 깃발 빼앗기, 통일탑 쌓기 등 북한에서 즐겨하는 놀이를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학습실은 대형모니터와 바코더와 마우스를 이용한 바우스, 비디오 등 첨단시설이 갖춰져 있어 동영상을 보며 효과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복도 벽에 걸린 '햇볕정책'의 자료
복도 벽에 걸린 '햇볕정책'의 자료 ⓒ 한성희
이곳을 찾는 학생들에게....
이곳을 찾는 학생들에게.... ⓒ 한성희
통일 염원실에는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대형사진 등과 북한생활물품과 교과서 등이 전시돼 있다. 통일 체험관은 숙박을 할 수 있는 방이 마련돼 있고, 여름에는 운동장에서 캠프를 한다. 현재 신청하는 학교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공동취사장과 담장을 공사 중이다.

오두산 전망대와 도라산 전망대, 전적지를 둘러보면 통일체험학습장의 연수가 모두 끝난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http://www.tongilkr.org) 술이홀 통일체험학습장을 소개하고 미리 사이버 답사를 할 수 있다.

파주교육청의 이러한 효율적인 운영체제는 파주시뿐 아니라 타 시군에서 견학 오는 학교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여서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4월부터 10월까지 문을 열고 학생들의 통일교육을 하는데, 파주시와 타시군에서 2003년에 65개교 9700여명이 이용했다.

그러나 고성의 통일체험 학습장과는 달리 경기도교육청에서 정식으로 기관설립 허가를 받지 못해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사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사진 ⓒ 한성희
현재 금촌초교의 유성현(32) 교사가 유일하게 파견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운영위원들의 잦은 출장으로 학교업무에 결손을 초래한다.

“타시군의 학교에서 신청을 받을 때는 거리상 지도교사가 와서 사전연수를 할 시간이 없으니까 파주시 초중교 교감선생님들이 운영위원으로 지도에 나섭니다. 16명인데 지도교사 역할을 하지요.

1박2일 연수일 때는 밤에도 있어야 하니 교감 선생님들은 좀 힘들 겁니다.”

이종복 교육장은 미래의 어린이들이 통일시대를 맞아 배워야 할 통일체험학습관 운영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북한산 물품 전시
북한산 물품 전시 ⓒ 한성희
통일염원실에서 전시 목적을 설명하는 유성현 교사
통일염원실에서 전시 목적을 설명하는 유성현 교사 ⓒ 한성희
인솔교사들의 체험학습 지도에 한계가 있어 상주지도교사가 다수 필요하고 지속적인 예산지원도 요구된다. 이러한 과제만 해결된다면 전국에서 제일가는 통일교육 체험학습장으로 성장 할 것이다. 또 통일을 대비한 학생들의 중요한 통일교육 학습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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