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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헌 미술관에서 황토염색을 말리는 광경
도화헌 미술관에서 황토염색을 말리는 광경 ⓒ 김성철

도화헌 미술관 입구 정경
도화헌 미술관 입구 정경 ⓒ 김성철
겨울방학 개학을 몇 일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 전남 고흥군 도화면에 위치한 도화헌 미술관을 찾아, 천연염색 체험학습과 미술작품 전시회(애꼴드 목포전)를 둘러보고 왔다.

박성환(44) 김혜경(38) 부부가 5년 전에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남단 끝자락에 있는 조그마한 초등학교 폐교를 사들여, 낡은 교실을 새롭게 단장하여 도화헌 미술관으로 개관해서 지금까지 여섯 차례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바깥 운동장은 천연염색을 할 수 있는 작업실과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타락한 문화에 반기를 들고 자연환경 지킴이로 자리잡은 이들 부부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서울·홍성·전주·광주·익산 등지에서 온 여러 가족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황토, 양파껍질 등을 이용해서 하얀 광목에다가 전통적인 방법으로 황토염색을 손수 실습하며 햇볕에 말리기까지 하였다.

전통 천연염색을 연구하는 김혜경씨는 황토염색에 대해 설명하기를 "황토는 원적외선이 다량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세균을 억제하고 인체에 불필요한 독소를 제거하여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면서 "이 곳 황토는 색상이 붉고 입자가 미세하여 색감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염색 후에도 염착성과 약효성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또한 천연염색 체험학습을 통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며 "요즈음 애들은 참을성과 끈기가 부족하다, 몇 시간동안 힘겹게 황토염색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내 물건에 대한 애착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연염색 재료로 유자·치자·황벽·홍화·쑥·감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더 많은 자연색상을 개발해서 환경에 유해한 화학염료들이 하루 빨리 사라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충남 홍성에서 가족들과 함께 도화헌 미술관을 처음 찾은 최재원(44. 홍성 광전고) 교사는 천연염색 체험소감을 묻자 "하얀 실크에다가 양파껍질로 염색한 색상이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변할 줄 몰랐다"면서 "자연 풍경과 미술관이 너무 잘 어울린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혜경씨가 직접 개발한 제품 중에 개량한복·커텐·침대커버·이불 등 지금까지 주문량이 밀려 밤늦게까지 미싱이 한시도 멈출 시간이 없었다.

이제 농촌도 한·칠레 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라, 농촌실정에 맞는 천연염색 제품들을 개발해서 상품성을 높인다면 앞으로 국제경쟁력에서 얼마든지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연염색 제품을 만들고 있는 김혜경 씨
천연염색 제품을 만들고 있는 김혜경 씨 ⓒ 김성철

도화헌 미술관을 찾아가는 길은 고흥에서 나로도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 지점에 삼거리가 나오면 단장마을로 찾아가면 된다. 초행길은 찾기가 여간 쉽지가 않고 주변에 숙박시설이 없어 불편한 점은 있으나, 도화헌 미술관에서 민박이 가능하고 인근 바다에서 나오는 싱싱한 해산물이 있어 먹거리는 풍부하다.

더 자세한 사항은 도화헌 미술관 홈페이지(www.dowhahun.com)에 나와 있다. (전화번호 061-832-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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