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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죽이기 중단과 관권선거 획책 규탄대회'에는 조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 1만여명의 민주당 당원들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죽이기 중단과 관권선거 획책 규탄대회'에는 조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 1만여명의 민주당 당원들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 강성관
이날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추미애 중앙상임위원 등 중앙당 지도부,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 등 당원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2시 광주시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광주 규탄대회에서 "오늘부터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면전을 선포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개입을 계속하면 탄핵도 불사하겠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조 대표와 함께 추미애 민주당 상임중앙위원, 강운태 사무총장, 김경재 의원 등 이날 연사로 나선 의원들은 '민주당 자식론', '뚜껑 열린당' 등의 표현으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을 성토했다.

포문을 연 사람은 조 대표였다. 조 대표는 한 전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검찰이 합작한 '민주당 죽이기'라고 규정한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조 대표는 "한화갑 전 대표가 누구냐, 37년 동안 호남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DJ를 보좌하고 당선시키는데 일생을 다 바친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우고 "저는 '민주당을 지킨다'는 이유 때문에 이 정권의 부당한 칼날 앞에 한화갑 전 대표를 세울 수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조 대표는 "검찰총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의 대선 경선자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면 한화갑 전 대표를 자진 출두시킬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경선자금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 대표는 열린우리당측의 민주당 소속 단체장에 대한 '민주당 탈당 공략'과 '청와대 차출론'에 대해 언급하고 "선거개입을 계속한다면 탄핵할 것도 불사하겠다"면서 "더 이상의 인내는 없다. 민주당원과 함께 전면적인 총력투쟁을 선언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조순형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조순형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 강성관
조 대표에 이어 연설에 나선 추미애, 김경재, 김상현 의원 등은 시간이 갈수록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더욱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하면서 DJ와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단결을 호소했다.

추미애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은 '대선 경선자금'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검은 돈 받은 것이 티코'라고 하는데 티코도 돈을 많이 실어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다. 티코가 몇 대인지 모른다. 한 전 대표는 '세 발 자전거'도 아니다'고 했더니 신문에 대서특필됐다"면서 "세 발 자전거도 아닌 한 전 대표가 구속되면 노무현은 4년 후에 구속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이어 "열린우리당인가요, '뚜껑 열린당'인가요"라고 비꼬며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자식'이라고 규정, "'미운 자식도 자식이지'라고 생각해 이 자식을 잘못 키웠다가 정통 50년 민주당을 죽이게 된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죽겠습니까, 일어서서 싸우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당 위해 DJ 죽어야 한다는 것이 '노'의 작태"

최근 노무현 대선캠프의 선거자금 폭로에 나선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조강지처를 버리고 천륜을 어긴 사람으로 가장 규탄해야할 범죄인이다"면서 정동영 우리당 의장에 대해 "모방송국에서 앵커할 때, 전두환 정권의 땡전 뉴스를 한 사람이 개혁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김상현 의원은 한화갑 경선자금 수사,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법정구속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과 호남을 죽이기 위한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이 민주당 죽인다는데 노무현이 민주당을 살리고 있고 노무현이 열린우리당을 죽이고 있다"고 민주당의 세를 과시했다. 이어 김 의원은 "부산당, 경남당 만들려면 DJ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작태다"며 "대북송금 특검법을 받은 사람이 노무현이고, DJ를 상처내고 죽이려다 실패하니까 DJ와 민주당, 호남을 죽이기위해 나섰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법정 구속당한 박광태 광주시장을 거론하며 "박 시장에게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민주당 탈당-우리당 입당하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안하니까. 그럼 탈당만이라도 하라는 것을 박 시장이 거부했다"면서 박주선 의원·한 전 대표도 "민주당 죽이기"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강운태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 나서 "민주당을 지키고 승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반드시 법정에서 무죄를 받겠다"는 한 전 대표·박주선 의원·박광태 시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규탄대회에 앞서 조 대표, 추미애, 김옥두, 김경천 의원 등은 광주 대인시장을 방문했다.

민주당은 이날 규탄대회를 위해 민주당 광주시지부와 전남도지부를 통해 당원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 열린우리당의 상승세 등으로 민주당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그 만큼 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연설에서 조 대표 스스로도 "민주당이 존립의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는데 규탄대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는 "호남죽이기, 민주당 죽이기"라는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가 "구태의연한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정동채 열린우리당 홍보위원장과 노인수 우리당 광주시지부장 등은 광주시청을 방문, 행정공백에 대한 협조를 당부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우리당 광주시지부와 전남도지부, 민노당 광주시지부는 성명을 통해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광주집회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술책"이라며 "호남을 두 번 죽이지말라"고 비난했다.
"호남 덕택에 대통령 오른 자가 호남을 배신해?"
[대회장 주변] "호남표라도 단속하겠다는 지도부 계산 아니겠나"

▲ 박주선 의원 및 박광태 시장 구속을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대회장 곳곳에 내걸렸다.
ⓒ오마이뉴스 이승후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바람에 미처 대회장에 입장하지 못한 당원 및 시민들은 광주 구동실내체육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최근 정국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다.

당원은 아니지만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는 박모(71·봉선동)씨는 "지금 상황을 보면 노 정권이 민주당을 죽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호남 덕택에 대통령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호남을 죽이면 배신자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씨는 "(노 대통령이) 정신차릴 수 있도록 데몬스트레이션(시위)을 강하게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월산동에 거주하는 김모(21·여)씨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사전영장이 발부되는 등 최근 흐름을 보면 민주당 죽이기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이나 정동영 의장은 지난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서 민주당의 간판을 따기 위해 노력하다, 지위가 바뀌니까 분당시키고 우리당을 창당하는 것은 정치적 배신행위다"고 비난했다.

이와는 달리 최근 정치상황을 냉정하게 보는 시각 또한 적지 않았다. 신모(48·계림동)씨는 "국회의원들의 구속을 호남 죽이기라고 규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시기가 미묘하긴 하지만 이태리 마니풀리테처럼 부패정치 척결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규탄대회에 대해서도 신씨는 "호남표라도 단속하겠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노력의 일환이지 않겠냐"며 "(광주 집회를) 다른 지역에서 어떤 시각으로 볼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김모(37·남)씨 역시 "지역감정을 악용하면 안된다"며 "(민주당을) 이해는 하지만 마음을 열어서 대한민국 전체적인 차원에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장 주변에는 구속된 박주선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탄원 서명운동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박광태 시장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용구(58)씨는 "140만 시민을 책임지는 광역단체장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2시간여 동안 4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민의 호응을 느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인 민주당 화순보성 지구당원인 박모(42·보성)씨는 중앙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박주선·이훈평 의원 등이 줄줄이 구속되던 때 지도부가 강하게 나갔으면 민주당이 오늘의 위기상황으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도부가 너무 온건하게 대처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 이승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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