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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참여정부 첫 교육부 수장을 맡았던 윤덕홍(56) 전 교육부총리가 대구로 돌아왔다. 재임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윤 전 부총리는 지금 또다른 '짐'을 안고 있다.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출마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윤 전 부총리는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지고 교육부총리 재임기간 동안의 심경과 총선 출마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털어놨다.

윤 전 부총리는 "내가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교육의 본질과는 전혀 다른 곁가지에 너무 얽매여 시간을 허비했다"면서 "당시에는 우군이 너무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악재가 많았고 힘든 장관생활이었다"면서 "재임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계획해 둔 일을 좀 더 많이 했을텐데… 아쉬운 마음뿐"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 전 부총리는 총선 출마와 관련해 "솔직한 마음은 대학 연구실로 돌아가 연구실에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 뿐"이라면서도 "하지만 대구의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명분과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기 힘든 인간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성(갑) 선거구 출마설에 대해 "출마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단계로, 선거구 이야기는 전혀 사실무근"며 "총선에 따른 일정이 있는 만큼 늦어도 이번 설연휴 전후에는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병영 신임 교육부총리에 대해서는 "원만하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안다"면서 "다른 부처와 큰 충돌없이 부처간 협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윤 전 부총리는 "현재 정부는 기능적이고 현실적인 경제부처라는 수레바퀴와 소외받는 사람들을 지키고 개혁을 이끌어가려는 사회부처라는 수레바퀴 두 개가 끌고가는 시스템"이라며 "정책이 점차 우쪽으로 기울면서 참여정부의 정체성이 혼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부총리는 장관직 사임 직후 애초 몸을 담고 있던 대구대학교 사범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로 복직한 상태이다.

다음은 윤 전 부총리와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 오마이뉴스 이승욱
- 참여정부 첫 교육부의 수장을 맡았는데, 당시를 회고하면?
"내가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교육의 본질과는 전혀 다른 곁가지에 너무 얽매여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 당시에는 우군이 너무 없었다. 관료들은 늘 관행에 물들어 있고, 언론들은 늘 비판만 앞세웠다. (교육개혁 추진에 대해) 나를 지원해줄 것이라 믿었던 시민단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악재가 많았다. 별게 다 튀어나와 괴롭혔다. 힘든 장관생활이었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조급한 부분이 있었다. 재임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계획해둔 일을 좀 더 많이 했을텐데, 아쉬운 마음 뿐이다."

- 나름대로 성과도 있을 것 같다.
"지방대학 육성 프로그램,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 사교육비 경감 대책, 참여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완성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또 교육부 내 토론문화를 정착시킨 것도 성과이다. (스스로 평가했을 때) 나의 리더십이라는 것이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관료들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는 방식이었다. 명령에 익숙하던 교육부 관료들에게 이러한 메커니즘을 심은 것은 나중에라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애초 긴 임기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국 중도에 하차했다.
"원래 들어갈 때 (노 대통령이) 임기를 같이 하자고 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원래 나름의 계획은 총선전까지 일할 계획이었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짜고 총선 이후엔 어차피 내각이 바뀐다는 생각을 했다. 2004년 4월말까지 잡고 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3개월 먼저 나오게 돼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교육부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 원래 교육부 내 인사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나?
"원래는 11월말 정도에 교육부내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행정부처간 인사이동이 있다고 해서 미뤘던 것이다. 인사부분은 다음 일정 계획표에 있었다. 항상 호주머니에 중앙과 지방을 통털어 100여명 정도의 사람들에 대한 인사 리스트를 가지면서 인사에 대해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 4월 총선 출마에 대한 노 대통령의 권유도 있었다. 총선 출마에 대한 생각은?
"열린우리당과 지역의 개혁인사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정치개혁과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에는 동의하고 대구의 정치지형을 바꾸자는 강권도 있어 뿌리치기 어려운 인간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의 80%는 솔직히 대학의 연구실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언제쯤 결정할 것인가?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하기 때문에 선거구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총선에 따른 일정이 있는 만큼, 늦어도 이번 설 전후에서는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

- 재임기간 중 NEIS 문제를 두고 전교조 등 교육단체와의 마찰도 있었다. NEIS에 대해서는 아직도 소신의 변함이 없나?
"솔직히 NEIS가 하나도 하자가 없을 수 없다. 전교조의 주장이 일부분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받아들인 것도 있지 않나. 개인의 정보를 중앙에 집중시키지 않기로 하고 보완하고 있었다. 그런데 파기하자고 주장을 하니 일의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닌가. 국가 전체가 전자시스템화 되고 있는데, 교육만 어떻게 빠지는가. NEIS를 하지말고 학교 단위로 하자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 신임 교육부총리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원만하고 부드러운 사람인 것으로 안다. 부처간의 큰 충돌없이 협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했던 윤 전 부총리와는 달리 시장논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교육이라는 것은 한 사람이 오너로 있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는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부실대학과 비정상적 학교운영은 엄격하게 행정조치하려고 노력했다. 21세기 인재들을 키워내는 것은 대학에 맡기더라도 초중등 교육은 시민교육과 공동체 교육이다. 따라서 공공성을 살리자는 것이 내 주장이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대통령과 코드가 맞았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 행정부에서 경제부처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후문이 있는데.
"현재 정부는 기능적이고 현실적인 경제부처라는 수레바퀴와 소외받는 사람들을 지키고 개혁을 이끌어가려는 사회부처라는 수레바퀴 두 개가 끌고가는 시스템이다. 결국 손발이 잘 맞지 않았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대단히 조심했다. 마치 바깥으로 불협화음이 이는 것처럼 보일까봐. 나중에는 경제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했다."

- 앞으로 참여정부의 미래는 어떨 것으로 내다보는가?
"국정 상황이 어려운 만큼 참여정부의 정책이 점차 우쪽으로 기울면서 참여정부의 정체성이 혼돈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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