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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에 의한 민간인학살지로는 최대규모로 노근리사건보다 처참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단양 곡계굴합동위령제가 3일 52주기를 맞아 열렸다.
ⓒ 정홍철
곡계굴 대책위원회(위원장 조태원)는 한국전쟁당시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로는 최대규모인 충북단양군 영춘면 상2리 느티마을의 곡계굴(일명 괴개굴)에서 3일 ‘2004합동위령제’를 열고 숨져간 영혼을 위로하고 특별법제정을 통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해 1월 14일 추모52주기를 맞아 열린 합동제에 이어 2회째로 열린 위령제이다. 유족과 마을주민은 물론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 위령제는 1부 위령제와 2부 추도식으로 구성됐다.

증언자 조병우 선생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 정홍철
대책위원회는 구인사에서 천도제를 집도했으며 송광호 의원(한나라당,제천ㆍ단양)과 이건표 단양군수와 유족 분향이 이어졌다. 추도식은 참사개요 및 경과보고와 함께 이 군수, 송 의원, 채의진 상임대표(전국 유족회)의 추도사로 무고하게 숨져간 영혼을 위로했다.

또한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통합특별법’에 대한 경과보고와 함께 추모시를 낭독하고 진혼곡이 불려졌다. 이어 위령제 참석자들은 곡계굴 내부를 답사했다.

증언에 따르면 “1951년 1월 20일 오전 10시경 느티마을 주민 등 피난민 400여명이 은거하고 있던 곡계굴에 연합군 공군기로 추정되는 5~6회 저공 정찰 비행 후 약10분 뒤 서쪽으로부터 4대의 폭격기가 뒤 따라와 굴 입구에 기름통을 투하하고 약30분 동안 수 천발의 기총사격을 가하여 삽시간에 마을 집들은 불타 온 마을은 잿더미가 되고 굴 입구는 불바다가 되었다. 이로 인해 370여명의 양민이 몰살당했다”고 한다.

▲ 이건표 단양군수
ⓒ 정홍철
이 자리에서 이건표 단양 군수는 “영춘면 상리 곡계굴은 우리 현대사의 비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산 교훈장이다”라며 "그 날의 기억을 상기하여 다시는 이땅에 그와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추도했다.

▲ 송광호 의원
ⓒ 정홍철
이어 송광호 의원은 “1951년 1월 단양 곡계굴 집단희생 사건은 한국 전쟁 중에 있었던 가장 참담한 민간인 희생사건이었다. 죽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민간인들이 어처구니 없이 아군인 미군의 폭격으로 집단희생되었다”라며 “있을 수도 없고 두 번 다시 있어서도 안 되는 이런 집단희생 사건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명백히 드러내야 한다. 이를 통해서 국가는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지 못한 자기의 과거 잘못을 철저히 반성해야 하며 또한 그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 이것은 문명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라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송광호 의원은 “13명의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과거사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위원회’는 단양 곡계굴 집단희생 사건을 비롯한 유사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고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남기고 있다”라고 말하고 “과거의 암울한 역사를 바로 세우지 않고는 희망의 미래를 말할 수 없다. 그 첫 걸음은 바로 특별법 제정이다. 그동안 정부의 관련 부처와 의원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곡계굴 답사 위령제 참석자들이 곡계굴 내부를 답사하고 있다.
ⓒ 정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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