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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놀로 미야레스 전 포스터
마놀로 미야레스 전 포스터 ⓒ 강지이
최근 들어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문화 컨텐츠 향유 집단으로 등장한 이들을 중심으로 문화계의 붐이라고 할 만큼 좋은 공연과 전시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또한 최근의 현상이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많은 공연과 전시들 가운데에서 옥석을 가리기란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이 잘 알려진 유명한 공연과 작가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유명세를 타게 된 작가들은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꼭 이처럼 유명세를 탔다고 하여 그들의 작품이 모두 뛰어난 것은 아니다. 문화에 대한 관심의 폭을 조금 넓혀서 비록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좋은 작가의 작품에 시선을 돌려봄은 어떨까?

좋은 작가의 작품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전시를 보는 쏠쏠한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미술가 마놀로 미야레스 전이 바로 그러하다.

작품 <정치인을 위한 유희>
작품 <정치인을 위한 유희> ⓒ 강지이
마놀로 미야레스는 우리 나라 대중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과 뉴욕에서는 꽤 인지도 있는 작가다. 그는 주로 스페인에서 작품 활동했으며 형태나 색채에 대한 사실주의적인 집착을 버리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미야레스는 1970년대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다양한 전시 활동을 하면서 그만의 개성이 넘치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다. 미야레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흑과 백의 색을 강조하는 동양화적 화풍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희거나 검게 칠한 삼베 위에 파괴된 형태의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거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사람들의 모습은 검은 색과 흰색 속에 그 몸매를 드러내고 있다.

미야레스의 드로잉 작품
미야레스의 드로잉 작품 ⓒ 강지이
특히 인간들의 추악한 단면을 풍자한 작품 <반인반수(伴人伴隨)> 시리즈는 인간이 지닌 동물적 본능을 인간성과 함께 표현하였다. 발가벗겨진 엉덩이를 내밀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 <정치인을 위한 유희>는 정치인들의 허위 의식을 노골적으로 까발려 비판한다.

현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야레스의 전시회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반인반수> 시리즈를 포함하여 독특한 표현을 사용한 드로잉 및 다양하고 풍부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입구에 쓰인 자세한 작가 안내와 함께 흑과 백으로 구성된 풍부한 작품 세계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영주를 위한 관>
작품 <영주를 위한 관> ⓒ 강지이
상업적이고 비싼 전시회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반면, 광고가 적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전시회는 도외시되는 것이 요즘의 문화계 현상이다. 문화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이와 같은 문화 컨텐츠의 범람 속에서 양질의 공연과 전시를 찾고 싶다면 무료로 전시되거나 공연되는 작품들에 관심을 가져봄도 좋을 것이다. 경제적인 부담을 덜면서 좋은 작품을 만나는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좀더 풍요로운 감성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작품 <반인반수>
작품 <반인반수>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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