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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조명신
목수 일은 시작한 지 2년 반이 지났습니다. 학기 중에는 주당 20시간씩, 방학중에는 주당 40시간씩 일을 했으니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시간동안 '목수'라는 이름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글의 부제에서 보아도 알 수 있듯, 이 글이 제가 목수로서 드리는 마지막 글입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쳐 피곤해서, 또 때로는 게으름에 겨워 미적거리다보니 두 해가 넘는 시간동안 겨우 일곱 번의 글을 띄웠습니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이제 겨우 '초보'라는 말을 뗄법하니 목수 일을 마감하게 되어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목수 일은 이미 열흘 전, 졸업과 동시에 그만 두었습니다. 나름대로 나무 만지는 일을 하며 느끼고 생각하는 일들을 나누고 싶어 "초보 목수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비록 그 중간과정이 부실했다 할지라도 목수로서 마지막 인사는 드리고 싶어 늦게서나마 이 글을 띄웁니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고 반성하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나누지 못했음을 아쉬워합니다. 일하면서 생겼던 상처들의 아문 흔적이나 가시가 박혔던 자국은 이제 하나둘씩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땀흘려 일했던 목수로서의 그 따뜻했던 기억만큼은 사라지지 말았으면 합니다.

ⓒ 조명신
이제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듯 느껴지는 어려운 나라 살림살이 소식을 들으며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추운 겨울을 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미국에 온 첫해, 그 해도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한국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로 안타까워하다, 크리스마스 꼬마등으로 한반도 모양을 만들어 집 창문에 달았습니다.

그 언젠가도 말했듯, "사랑하는 내 조국 한반도에도 성탄의 기쁨이 넘쳐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비록 경제가 어려워도 삶이 힘들고 생활이 고단하여도 기운 내시라고, 용기 잃지 말고 힘내어 더 열심히 살자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어두운 밤 한반도를 밝히고 있다"고 말입니다.

비록 지구 반대편 끝에 있는 여러분들이 보실 수는 없겠지만, 추운 겨울 따뜻하게 이겨내시라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해마다 성탄절이면 창문에 매달려 어둔 밤 환히 밝혔던 이 한반도 꼬마등이 올해로 네 해를 맞았습니다.

아내가 새로 공부하게 된 터라 한국으로의 귀향이 조금 더 유예되었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저희도 이 등을 떼고 한국으로 돌아가 여러분들과 함께 성탄을 맞을 날이 있겠지요. 아마도 그때까지는 해마다 추운 겨울이 오면, 성탄절 꼬마등은 계속해서 변함없이 미국 텍사스주 어느 작은 동네에서 빛을 발할 것입니다. 부족했던 저의 목수이야기 마무리를 대신해서 따뜻한 사진 한 장 올려드립니다.

그 동안 '초보 목수 이야기'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코리아!'

ⓒ 조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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