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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고흥군청 앞 천막농성장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고흥군청 앞 천막농성장 ⓒ 김성철

한편 한농연 고흥군연합회는 낮 12시에 고흥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면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동의안을 즉각 폐기하고 구속농민 석방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국회의장은 11일 농민단체와 토론을 하기로 해놓고 하루 전(10일)에 오는 18일 FTA 국회비준 동의안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은 국회가 진정으로 농민단체와 대화할 의지가 없음을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며 "FTA 국회비준 동의안 처리를 강행하기 위한 명분으로 농민단체를 들러리로 세워 마치 농민단체와 대화를 통해 합의한 것처럼 모양새 갖추는데 급급하다"면서 일부 농민단체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유병운(한농연 고흥군연합회) 회장은 "정부가 농업발전과 농민의 복지 증진을 위해 10년 동안 119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것도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농특세를 2014년까지 10년 연장하면서 상호금융 및 경영개선지원금 금리를 6.5%에서 3%로 내린다고 한 것은 FTA 국회비준과 맞바꾸려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철야농성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철야농성 ⓒ 김성철
고흥군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정신(45세·한농연 고흥군연합회 감사)씨는 농가부채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했다.

"88년도에 농업고등학교에서 축산과 교사를 하다가 그만 두고, 축산의 꿈을 안고 당시 농어촌구조개선자금 2600만 원을 대출받아 축사를 짓고 송아지 20두를 사육했다. 송아지 한 두에 150만 원에 사서 2년 동안 길렀다가 90년 소값파동 때 어미소(송아지 포함)를 130만 원에 팔아 3천만 원 빚을 졌다.

다시 축사를 돈사로 개조하면서 시설비 1천만 원의 빚을 내서 돈사에 돼지를 2천만 원 투자했다. 결국 양돈도 3년 동안 사료값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손해를 입다보니, 현재 농가부채가 1억2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어 "농사는 2단지(1800평)를 경작하고 있지만, 농사로 인한 소득은 없고, 기간제 교사를 하고 싶지만 급여 압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연말에 갚아야 할 빚은 많고 독촉장은 날아드는데 갚을 길은 없고 처자식만 없다해도…. 신용불량자가 안되기 위해 빚을 내서 이자 갚아야 하는 그런 악순환이 계속 된다"고 했다.

또한 농가부채특별법안에 대해서도 "농가에게 실질적인 금리인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한, 조만간 농촌 전체가 파탄이 오고, 농가부채에 의해 전체가 파산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자동차, 핸드폰, 전자제품을 팔기 위해 농민들의 생존권을 담보로 FTA 국회비준이 되었을 경우에는 농민들의 목에 오랏줄을 거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현재 한농연 고흥군연합회는 고흥읍, 도양읍, 금산면, 도덕면, 도화면, 포두면, 풍양면, 동일면, 봉래면, 과역면, 점암면, 동강면, 두원면, 대서면, 남양면, 영남면 등 16개 읍·면 중 12개 지역에서 공동투쟁을 벌이며 이틀째 천막농성 중이다.

천막농성에 참가한 신금동(두원농협 이사)씨는 "농민들은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 핸드폰을 수출하는 삼성,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LG, 자동차를 수출하는 현대가 차떼기로 한나라당에 준 불법자금만 회수해도 농가부채로 인한 부실채권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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