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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음악실에서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커다란 가방 안에 든 색소폰을 꺼내들고 연주에 여념이 없는 그를 보면 자칫 음악교사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색소폰은 배우기가 쉽고 호소력이 있어요. 인간의 절절한 감정을 풍부하게 낼 수 있다는 것도 색소폰이 가진 매력이죠.”

색소폰 예찬론을 펼치는 서대전여고 신영길(44) 교사의 담당과목은 음악이 아닌 국어다. 그는 ‘샘소리 색소폰 동호회(이하 샘소리)’ 활동을 하며 색소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에게 동호회 활동은 삶의 활력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샘소리는 현직 교사와 교수 17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모임이다. 규모는 작지만 열정만큼은 여느 큰 동호회에 뒤지지 않는다. 신 교사는 “교사를 대상으로 결성된 모임이라도 색소폰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라고 귀띔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해도 만나다 보면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지는 동호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마음들이 선하지요.”

샘소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신씨였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그가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음악교사에게 색소폰을 배우던 것이 같은 학교 교사들 3~5명으로 늘어난 것. 그 후 학교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고 학부형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동호회를 개방, 현재는 일반인도 같이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모임을 소수만 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하자는 의견을 모아 홍보하기 시작했죠. 선생님들이 늘 틀에 짜인 생활을 하잖아요. 그 속에서 여가 활동 즐기기에는 색소폰이 그만이죠.”

연습실에서 색소폰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연습실에서 색소폰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 권윤영
그는 매주 화요일에는 정기모임에 나간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색소폰으로 나눠 실기 지도 등 음악 수업도 받고 소규모인 만큼 친목을 나누기에는 더없이 좋다.

얼마 전에는 동호회 홈페이지 샘소리(www.samsori.net)를 만들었다. 색소폰 이론은 물론 악보, 동영상까지 폭 넓은 자료가 가득하다. 현직 교사가 모인 만큼 이후에는 교육적 자료도 포함해 내용을 알차게 꾸릴 계획.

신 교사는 학교 일과가 끝나면 1주일에 한 두 차례 30여분씩 색소폰 연습을 한다. 내년에는 첫 정기공연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이 왜 샘소리냐고요? 샘은 맑을 뿐만 아니라 생명선을 공급하잖아요. 뭔가 맑고 시원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동호회라는 뜻이 있어요. 또 ‘샘’은 선생님의 약자랍니다. 교사 동호회다 보니 ‘샘’이라는 단어에 음악 동호회의 의미를 담아 ‘소리’를 더했죠.”

신 교사의 꿈 중의 하나가 국어 수업에 관련된 음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기에 색소폰 연습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 국어도 노래라는 것이 그의 생각. 교육이 통합교과로 나가는 추세이듯 국어교과와 음악을 연계해서 아이들을 가르쳐 보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꼭 이뤄질 수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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