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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11월 26일
매일신문 11월 26일 ⓒ 매일신문
11월 23일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할 경우 전면투쟁에 나서겠다"는 기본입장을 천명했고 이어 24일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는 지도부의 '전면 투쟁' 방침을 전폭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수로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결의하고 10분만에 서둘러 해산했다. 대통령 탄핵, 의원직 총사퇴, 그리고 장외 투쟁 등 간단치 않은 사안들에 대한 결의치고는 너무 일사천리로 끝나버린 의총이었다.

이와 관련, 최 대표의 단식이 시작된 11월 26일, 매일신문은 <특검정국 '강재섭의 힘'>(26일자)이라는 기사에서 강재섭 의원이 "최 대표에 힘을 모아주자"고 주장하며 당내 이견을 잠재웠다고 부각시켰다. 중도파에 속하던 강 의원이 긴급 의총을 주도했던 모습이 매일신문 눈에는 자랑스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신문이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한나라당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3일 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최 대표의 단식 나흘째인 29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특검 거부 철회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던 것이다.

최 대표 단식장 뒤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 "나라를 살리겠습니다"가 '한나라'를 살리자는 것인지, 아니면 '나(최병렬)'를 살리자는 것인지 분명히 하라는 네티즌의 쓴소리는 사이버공간 속에서 꽤나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대구경북지역 의원 중에도 '강경 투쟁'에 문제를 제기한 의원이 있었다. 지난달 25일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안택수 의원(대구 북을)은 "조건부 등원 거부를 하자. 국회에 예산·법률안이 산적해 있는데 그것을 볼모로 노 대통령과 싸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노 대통령이 거부를 철회하는 것을 조건으로 등원 거부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 주장은 지역언론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바뀌는 민심, 바뀌지 않는 지역 언론

지역의 물갈이 논란이 뜨겁다. <영남일보>가 지난 10월 창간기념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민 65.3%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를 원하고 있고, 한나라당 경북도지부가 지난 28일 공개한 '경북지역 정치의식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1200명 중 53.3%가 현역의원을 교체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장을 대변하며, 대구경북지역에 한나라당 1당 독재를 직·간접적으로 옹호해왔던 지역언론은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민심은 바뀌고 있지만, 민심을 대변해야 할 지역언론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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