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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동네 어르신에게 꽃을 달아주는 것도 이상윤 경사의 몫이다.
어버이날 동네 어르신에게 꽃을 달아주는 것도 이상윤 경사의 몫이다. ⓒ 권윤영
매년 무면허 어선 어업인들이 해기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수험서적을 나눠주는 주인공이 있다. 군산해양경찰서 이상윤(44) 경사가 그 주인공으로 그의 삶은 군산앞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5t 이상의 어선 종사자들이 관행으로 무면허 어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무면허 어업으로 인해 해난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었어요."

지난 94년 선박출입항 신고소장으로 근무를 시작할 무렵부터 이 경사는 어업인들의 해난사고 관련 안전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홍보와 상식 습득차원에서 수험서적을 나눠줬다.

이 경사가 이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꼬박 10년째. 매년 전북 고창· 부안·김제·군산은 물론 충남 서천·태안 지역 각 포구 어업인들 200여 명에게 수험서적을 무료로 배부해주고 있다. 비용으로 따지면 대략 연 50여만 원.

이상윤 경사
이상윤 경사 ⓒ 권윤영
실제로 어업인들의 반응도 좋고 해상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기에 사비를 털어가면서까지 계속 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 역시 해기사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어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은 공부를 하면 시험에 쉽게 합격하는데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은 눈이 어둡고 공부하기가 어려워 합격률이 저조한 편이다. 때문에 해기사 시험응시를 망설이는 어르신도 많은 편이라 한다.

"나누어준 참고서적으로 공부를 해서 해기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해양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어업인들의 어려운 현실을 접하다보면 자연스레 뭔가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지금껏 즐거운 마음으로 해오고 있기에 힘든 점은 없어요."

이 경사는 "최근 어자원 고갈로 어업인들이 어려움을 겪는데다가 수입산 수산물이 다량 유통돼 그들이 잡은 수산물을 제 값에 받지 못할 때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유통질서 확보대책이 시급하다"는 말도 전했다.

현재 군산해양경찰서 정보과에서 근무하며 충남 서천군민들의 해양관련 치안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지난 86년부터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해양관련 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리기 위해 바다와 연관된 직업으로 해양경찰관을 선택한 후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근무를 해오고 있다.

그는 구조에도 활약을 나타내고 있다. 태안몽산포 신고소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안면도 영목항에서 출항한 어선이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는 중에 암초에 걸려 침몰직전에 놓인 상황에서 출동해 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몽산포, 청포대 해수욕장에서 여름철 피서객들의 안전 활동을 하며 구조 작업에 나선 경험도 셀 수 없이 많다.

"해난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했을 때의 감동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경찰관으로 근무를 마치는 그날까지 국민과 함께하는 해상치안봉사자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부진 각오를 말하던 이상윤 경사는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업인들이 요즘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그들의 생활터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도 부탁드립니다"라며 어업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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