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가티에 있는 넓은 규모의 한국 대사 관저, 육중한 기와담장이 웅장해보인다.
마가티에 있는 넓은 규모의 한국 대사 관저, 육중한 기와담장이 웅장해보인다. ⓒ 김정은
사랑을 잃어버린 이기심의 디스토피아 알파빌, 그 사랑이 값싼 동정이었든, 천민자본주의의 소산이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듯이 대다수 필리핀 빈민층 사람들도 나처럼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마가티 빌리지 속의 그들이 과연 알고 있을까?

장 뤽 고다르가 영화 속에서 예언했던 사랑이 실종된 디스토피아 알파빌이 바로 이 마가티가 아닐까? 그러나 불안한 것은 이 마가티의 빌리지 같은 형태가 점점 늘어날 것이고 우리 나라 또한 그 추세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착잡한 생각을 하며 마가티를 자동차로 돌다보니 기와로 담장을 쌓은 육중한 한국대사 관저가 보인다. 한국대사관 사무실과는 다르게 깨끗하고 고급스런 이미지이다. 사무실보다 좋은 대사관저라…. 부자동네에 대사관저가 있으니 우리나라가 잘사는 나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대사관 사무실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문득 머리를 돌려 우리나라를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과연 우리의 정치가, 우리의 경제가 필리핀과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합리적인 해법은 없는 것 같다. 해법이란 서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스스로의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보기에 진정한 대안은 각종 세계화 및 유연화 전략에 참여와 협력을 함으로써 자본의 위기관리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진 주체와 객체를 바로 세우고 수단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기업적 합리성과 사회적 합리성의 관계를 올바로 세워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있을 것이다."

(한스 피터 마르틴, 하랄드 슈만 <세계화의 덫> 중에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기업을 그만두고 10년간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파주에서 어르신을 위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