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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계절이 어느덧 겨울로 바뀌면서 나들이하기에도 부담이 된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리면 힘들이지 않고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당일치기로 다녀올 만한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이 그것이다.

▲ 시화호 환경생태관
ⓒ 고영일
환경 오염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까닭에 "시화호"하면 우선적으로 썩은 물이 먼저 떠오르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국내 최대의 인공 습지요, 자연학습장이기도 한 갈대습지공원은 경기도 안산시 사동과 본오동, 화성시 비봉면 등 3개 지역에 둘러싸여 꺾쇠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만도 31만4000여 평에 이른다.

이 습지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등 시화호로 유입되는 3개 지천의 수질개선을 위해 갈대 등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식 하수종말처리장 시설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대습지공원 전경
ⓒ 고영일
갈대습지공원 탐방은 주차장 옆에 있는 환경생태관에서 시작한다. 2층 건물인 환경생태관 1층에는 시화호의 역사는 물론, 습지와 관련된 각종 생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공룡알 화석과 조류사진, 조류 및 동물의 박제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망원경을 통해 자연상태에서 서식하는 각종 야생 조류들을 관찰하거나 웅장한 습지 전체를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시화호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관이 나온다.

마치 은화를 뿌려 놓은 듯, 반짝이는 수면과 바람이 불어오면 출렁이는 갈대밭.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마음이 황금빛으로 찬란히 물들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습지공원의 역할도 알려줄 겸 아이들과 함께 이 곳을 방문했다는 주부 유영숙씨(52.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는 "시화호에 서식하는 각종 동물들의 박제를 보면서 시화호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면서 "자연과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일깨워줘야겠다"고 말했다.

생태관 바로 앞에는 습지에서 정화된 물을 유입해 연이나 부들 등의 수생식물과 붕어나 잉어 등 물고기 등이 서식하도록 생태연못이 마련되어 있다. 연못은 특히 여름이 되면 물싸리나 노랑꽃창포, 금낭화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생태연못을 지나 다다른 곳은 온실. 이 곳에서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각종 나무를 관찰할 수 있다. 나무 사이로 흐르는 인공연못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금붕어 등 어류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갈대습지공원의 압권은 누가 뭐래도 1.7km의 관찰로를 따라 형성된 나무다리다. 갈대가 수면을 가득 메운 습지에서 나무다리를 걷다 보면 펼쳐지는 산책로에는 시화호 내해(內海)에서 들어오는 서해바닷물을 만날 수도 있고, 해당화가 가을바람에 떨리는 소리도 들
을 수 있다.

또 오리, 원앙이나 각종 철새 수천 마리가 여기저기서 울부짖는 소리나 수질 정화 기능이 탁월한 갈대 숲 사이로 순간순간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모습에서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현재 갈대습지공원과 그 주변에는 해오라기, 큰고니, 원앙 등 조류 53종 17만 마리와 고라니, 맷토끼, 너구리 등 약 300마리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 서정돈씨(29. 경기도 안양시)는 "자연과 접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에게 갈대습지공원이야말로 자연 속에서의 휴식은 물론,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들의 서식과정을 관찰,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생태공원"이라면서 "이 곳 방문을 계기로 자연환경을 왜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밝혔다.

갈대습지공원을 둘러보는데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면 인근의 시화호나 대부도, 제부도 등을 더불어 구경할 수 있다.

공원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단, 매주 화요일은 생태계 서식 보호를 이유로 휴관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매송 인터체인지에서 안산 쪽으로 직진해 굴다리를 지난다. 해양연구원이 보이는 곳에서 U턴, 우회전 해 들어가면 된다. 해양연구원 앞에 이정표가 있다(입구 도로 포장공사 중이므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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