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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12시경 인터넷 카페인 `대검찰청송광수안대희팬클럽’ 회원들이 안대희 중수부장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2일 낮 12시경 인터넷 카페인 `대검찰청송광수안대희팬클럽’ 회원들이 안대희 중수부장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줌마가 만든 것인데, 안 받으면 안되죠. '아줌마의 힘'으로 꼭 안짱에게 전달하고 갈 거에요. 절대 뇌물 아니니까 걱정말고 꼭 받아주세요. 안짱! 멋져요. 안짱! 힘내세요."

인터넷카페 '대검찰청 송광수 안대희 팬클럽(cafe.daum.net/newgumchal)' 회원 6명은 2일 오전 11시50분경 직접 만든 도시락을 가지고 대검찰청 청사를 찾았다.

이들의 손에는 빨간색 3단 도시락 통이 들려있었다. 도시락의 정체는 바로 이날 안대희 중수부장의 '점심 도시락'. 팬클럽 회원들은 도시락의 내용을 살짝 공개했는데, 흰쌀밥과 불고기볶음과 소시지볶음, 샐러드를 손수 준비했다고 한다.

이들이 4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하는데 든 비용은 2만6800원. 지난 번 보약과 칼국수, 햅쌀을 준비했을 때처럼 '3만원'을 넘지 않은 가격의 범위에서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팬클럽 회원인 양영미(31·회사원·ID 토끼얌)씨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우리들의 마음을 담아 모양을 꾸며봤다"며 도시락에 담긴 각각 내용물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시락 1단 : 흰쌀밥 위에 하트모양의 돼지불고기 볶음. 그리고 그 둘레를 붉은 콩으로 둘러싸고, 맨 가에는 검은콩으로 둘러쌓다. 콩을 넣은 것은 콩을 심듯이 열정을 담는다는 것. 또 팬클럽의 뜨거운 열정을 전하기 위해 붉은 색을 사용했고, 검은콩은 국민을 의미하고 늘 지켜보고 있기에 맨 가에 넣었다. 불고기도 소고기는 비싸서 안 중수부장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돼지고기로 했다. 레몬을 올려놓은 것은 '상큼한 마음'을 들게하는 팬클럽의 애정의 표현.

△도시락 2단 : 흰쌀밥에 하트모양의 소시지 볶음. 가운데에 빨간고추를 놓았다. 고추를 먹을 때처럼 매콤하니 마음 속시원하게 '톡' 쏘는 마음으로 이번 수사를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시민들의 검찰에 대한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도시락 3단 : 샐러드를 담았으며, 가운데에 빨간 고추와 푸른 고추로 'V자'를 만들었다. 식사 후 후식으로 드시길 바라고, 검찰이 대선자금 수사에서 부패한 정치권에 승리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잘해달라는 당부의 마음을 담았다.

이에 안대희 중수부장의 비서관인 김광락 계장은 "중수부장님이 마음만 간단히 받도록 하겠으며, 성심성의껏 수사를 하겠다"며 팬클럽의 도시락을 사양한다는 뜻을 대신 전했다. 그리고 김 비서관은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직접 받으시기 곤란하다"면서 거듭 사양의 뜻을 밝혔다.

정성근(39·벤처기업 대표·ID 자유검찰) 팬클럽 회장은 "무리하게 굳이 전달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짱에게 부담을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명복숙(45·경기도 양주시)씨는 "아줌마가 준 건데 절대 탈 날 일이 없을 것"이라며 "마음 같아서는 직접 전달하고 싶은데, 대신이라도 꼭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고 김 비서관에게 도시락을 받길 요청했다. 이어 명씨는 "멀리서 양주에서 왔는데 끝까지 전달하고 가야지, 안그러면 안돌아갈 것"이라고 완강한 모습을 보였다.

팬클럽 회원들은 한참 동안 대검찰청 청사 1층 현관 앞에서 "나라 바로 세우는 국민의 검찰!", "'검사스럽다'를 '검사답게'로 안짱! 힘내세요", "다시 태어나는 민주검찰", "검찰이 제대로 하면 특검소리 안나온다" 등의 피켓을 들고 서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대한민국 아줌마의 판정승이었다. 김광락 비서관은 겸연쩍은 표정을 하면서 아줌마의 손에서 도시락을 건네받았다. 이때 명씨는 "뇌물이 아니니까 걱정을 말고, (안짱에게) 도시락을 드시고 힘내서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명씨는 도시락을 건네받은 김 비서관에게도 손수 미리 준비해온 음료수에 빨대를 꽂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정성근 회장은 "지난 번 드리려고 했던 햅쌀과 칼국수, 보약 등은 정치자금 수사가 끝나면 (안 중수부장이) 받으시겠다고 해서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며 "오늘 도시락을 드시고 나서 어제(1일) 직접 카페에 글을 올려주셨듯이 '맛있게 먹었다'고 글을 남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락 중수부장 비서관이 팬클럽 회원들로부터 도시락을 받고있다.
김광락 중수부장 비서관이 팬클럽 회원들로부터 도시락을 받고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안대희 중수부장, 직접 인터넷 팬카페에 글 올려

안대희 중수부장은 1일 밤 10시경 자신의 팬클럽 카페에 "관심을 가져주신 데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관심과 성원을 염두에 두고, 추호도 법과 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직접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안 중수부장은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본문 글씨체에 '파란색'으로 강조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에 카페 회원들은 안 중수부장이 직접 글을 올려준 것에 대해 감사와 기쁨을 표현하기를 감추지 않았다. 2일 오전 10시경까지도 회원수가 1980여명이었는데, 글을 직접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원수가 순식간에 2100여명을 넘어서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대희 중수부장의 팬클럽 게시판 답글

다음은 안대희 중수부장이 1일 인터넷카페 `대검찰청송광수안대희팬클럽(cafe.daum.net/
newgumchal)'에 직접 올린 글의 전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입니다.

우선 이처럼 관심을 가져 주신 데에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팬클럽이 생겼다는 것은 언론매체를 통하여 알고 있었습니다만,

중앙수사부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책임자로서 이러한 팬클럽이 열린 것에 대해서 조금은 부담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생각건대, 이는 제 개인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최근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활동에 대하여 팬클럽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표시하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와 저희 수사진은 이러한 관심과 성원을 염두에 두고, 추호도 법과 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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