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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귀국한 국회 이라크 파병 조사단이 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송영길, 한충수, 강창희, 정진석 의원)
26일 귀국한 국회 이라크 파병 조사단이 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송영길, 한충수, 강창희, 정진석 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훈
8박 9일간의 이라크 현지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국한 국회 이라크 파병 조사단이 이라크의 치안 상황이 크게 우려할 만큼 나쁘지 않으며 추가 파병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치안 불안의 정도와 추가 파병 부대의 성격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입장이 나왔다.

국회조사단은 귀국직후 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라크 치안상황과 파병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조사단은 이라크 치안상황에 대해서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삼각지대는 치안 불안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남부의 나시리아와 북부의 키르쿠크 등 이라크 남-북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단은 "현지 이라크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높아 한국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길 원하고 있다"며 추가 파병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조사단장인 강창희 한나라당 의원은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호텔에서 로켓포 공격을 받긴 했지만 현지 주민, 종교지도자, 관리 등 200여명을 만나본 결과 현지 사정이 생각보다는 안전했고 이라크 사람들이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해 호의적이었다"며 "파병을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이라크 국민에게도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해 추가파병에 찬성 입장을 정리했다.

"한국에 대한 호감 높아 추가 파병해도 큰 문제없을 것"

정진섭 자민련 의원도 "이라크 치안상황은 최근 테러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처럼 전반적인 교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호텔에서 공격받았을 땐 긴장하긴 했지만 매순간 불안 속에서 조사활동을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연구원 전경만 박사도 "이라크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추가 파병 전에 파병의 목적과 활동내용 등을 이라크인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사전에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한다면 테러위협과 같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추가파병 찬성 쪽에 무게를 실었다.

추가 파병군의 성격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조사위원들은 "특정지역을 전담해 독자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한 전투병과 비전투병이 섞인 혼성부대를 파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강창희 의원은 "파병 부대가 독자적으로 한 지역을 맡지 않고 미군을 따라다니게 되면 오히려 테러의 대상이 된다"며 "제대로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혼성부대가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송영길 의원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면서도 다른 조사위원들과는 달리 "현재 이라크에서 민생치안은 안정되고 있어도 테러는 민간단체에까지 확대되고 있어 정치적인 면에서의 치안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영길 의원 "정치적 치안 상황은 더욱 악화... 인도적 지원부대 보내야"

송 의원은 또 "파병에는 한미 관계가 아니라 한국과 이라크의 관계 속에서 이라크인들이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현재 이라크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장군대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치안유지를 담당할 수 있는 경찰과 군을 재건하고 그들을 훈련시켜줄 인력과 이를 위한 경제적 지원"이라고 말해 서희·제마 부대와 같이 인도적 지원을 담당할 부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테러가 일어나 치안이 악화되는 것은 추가로 군대와 무기를 투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이라크 치안확보의 목적이 이라크의 자주적, 민주적 국가 건설이라는 점이 분명해져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견에 대해 강창희 의원은 "조사단의 종합 보고서에는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도 소수의견으로 담아 다양한 의견을 모두 실을 것"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국회 국방위와 본회의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조사단에 포함된 의원들은, 지난 17일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송영길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파병 찬성론자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객관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단은 단장을 맡은 강창희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 한충수 민주당 의원, 송영길 우리당 의원, 정진석 자민련 의원, 국방연구원 전경만 박사, 중동아프리카연구원 원장인 유정렬 교수와 국방부 인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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