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적대봉 정상에서 본 다도해의 낙조
ⓒ 장성필
남해의 쪽빛 바다에 우뚝 선 적대봉을 이고 있는 섬이 거금도이다. 전남 고흥에 있는 제법 큰 섬이지만 그동안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천혜의 비경과 자연경관, 오염되지 않은 바다, 천연생태계를 간직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적대봉에 올라서면 서쪽으로는 장흥의 천관산, 북쪽의 팔영산과 천등산, 남쪽으로는 멀리 한라산이 어렴풋이 바라다 보이며 동쪽으로는 여수와 남해의 인근 섬이 펼쳐져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이다.

이러한 지형적인 요인으로 조선시대에는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긴요한 통신수단으로 쓰인 봉수대가 원형 그대로 남아있으며, 정방형이 아닌 원형(圓形)의 형태를 한 봉수대 가운데 가장 잘 보전이 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원시의 생태계를 간직한 거금도

▲ 원형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적대봉의 봉수대
ⓒ 장성필
이곳 주민들 대부분이 미래를 위해 남겨둔 땅이라고 말할 정도로 개발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지금에 와서는 차라리 잘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에서는 미역, 다시마, 바지락, 전복, 해삼 등 해산물이 지천으로 깔려 있으며 사시사철 걸려 올라오는 헤아릴 수 없는 바닷고기들은 그들에게 풍성한 소득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금도는 고흥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섬이라는 지형적인 요인으로 인해 개발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천연 생태계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손이 닿는 산마루에는 밭을 일궈 양파며 마늘을 재배하는데 그 바로 위에는 참나무, 상수리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이 빽빽한 밀림을 형성하고 상층부는 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가득하다.

숲이 우거지면 각종 야생동물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터... 멧돼지며 토끼, 노루 등 거금도에는 아직도 사람과 숲, 동물이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

온통 황금으로 뒤덮인 섬 거금도

▲ 적대봉 정상에 펼쳐진 황금 빛 억새
ⓒ 장성필
적대봉 정상에 올라가면 거금도가 왜 황금섬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 정상에 펼쳐진 넓은 평원의 억새는 가히 비단을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연출하며 짜디짠 바다 내음 한껏 머금은 해풍이 산 능선을 타고 올라와 한 숨 쉬고 가다 억새를 흔드는 모습은 금가루를 뿌려 놓으 듯 하다.

해질녘 다도해의 낙조는 가히 일품이다. 바다도, 하늘도, 땅도 모두 황금빛으로 만들어 놓고 스스로 어둠을 선택하는 거금도의 낙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선이 된 듯 하다.

▲ 익금해수욕장전경. 황금빛 고운 모래가 일품이다.
ⓒ 장성필
이러한 자연풍광과 풍부한 해산물, 뭍에서 나오는 갖가지 농산물 덕에 이곳에 터를 잡은 선인들은 금 한 덩어리 나오지 않은 이곳을 두고 큰 금맥이 있다고 허풍 아닌 허풍을 부렸을 터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거친 파도와 싸워 지금의 그 자리에 있는 거금도처럼 이곳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미래를 위해 남겨둔 땅 거금도.

지금은 조금 불편하지만 나중에 후손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겠노라는 거금도 노인의 말을 뒤로한 채 배를 타고 육지로 나오는 발걸음을 떼기 힘들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