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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장철영
제이콥 두크 UN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아동권리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당신의 권리와 아이의 권리는 똑같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집, 거리, 학교, 감옥 등 모든 곳에서 아이들은 어른과 똑같은 시민입니다. 이 점을 기초로 아이에 대한 정책들을 실제로 실천해 가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에게 아이는 부족하고 미완성된 존재가 아닌 ‘동등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당신과 똑같은 시민입니다”

지난 1일 한국아동학회가 주최한 ‘2003 한국아동학회 추계학술대회-북한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국제적 협력’에 참석차 내한한 두크 위원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리 대학의 아동인권법 교수이자 아동인권운동가다.

그는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조처로 실천의 문제를 들고 있다. “전세계 194개국 중 192개국에서 아동인권협약을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나라마다 아동의 인권현실은 천차만별입니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그것을 지켜나가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도 아동인권협약을 비준했지만 현실에서 아이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특히 한국의 체벌과 지나친 입시경쟁을 큰 문제로 들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여전히 빈곤과 열악한 교육환경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한국 아이들은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입시지상주의 교육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체벌과 지나친 입시경쟁은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고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라며 한국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는 ‘사랑의 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구타당하는 아이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의견을 바꾸기 위해 당신을 때릴 수 없듯 부모나 교사도 아이의 버릇을 고친다는 명목으로 때릴 수는 없는 겁니다”라고 설명한 그는 “나는 ‘사랑의 매’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라며 한국의 체벌문화를 비판했다.

마침 그가 방문한 때 한국은 성폭행 피해 아동의 비디오 증언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던 참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하며 아동 성폭행 피해자 비디오 증언의 필요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당연히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고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도록 비디오 증언을 증거로 채택해야 합니다”라며 비디오 증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는 아이가 심리학자 등 상담 전문가와 편하게 이야기하는 동안 변호사는 아이는 볼 수 없는 유리창 밖에서 입회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경찰이나 변호사를 보고 겁을 먹을 수도 있으니까요”라며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들이 취해져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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