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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는 사람들의 책이란 초심을 지키가는 일” 작은책 송병섭 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는 사람들의 책이란 초심을 지키가는 일” 작은책 송병섭 대표 ⓒ 우먼타임스
1995년 창간되어 공장 노동자, 버스기사, 농민, 주부 등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온 월간 <작은책>이 지난 10월호로 통권 100호를 달성했다. 지난해 두 번의 결호를 내면서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달성한 100호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었다.

크기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작은책>의 운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송병섭(34)씨. 대표라곤 하지만 송병섭씨가 하는 일은 여느 출판사의 대표와는 다르다.

주문이 들어오면 미니승합차에 책을 싣고 배달을 가고, 반품 회수하러 가고, 수금할 곳이 있으면 해오고, 상근하지 않는 편집위원들을 위해 편집회의 일정을 조절한다. 경북대 대학신문사를 독립채산으로 운영하다 IMF 때 접은 후 출판사를 다닌 이력을 가진 송씨는 본래 <작은책>의 독자였다.

95년부터 ‘노동자의 살아가는 이야기’담아

“1998년부터 <작은책>의 독자였다가 2001년 여름에 단행본 기획팀으로 <작은책> 식구가 됐지요. 그러다 2002년 여름 초고속 승진으로 대표가 됐어요”라며 웃는다.

2002년 여름은 무척 힘든 시기였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바뀐다’는 <작은책>의 목표가 있었지만 97년 최고에 다다르던 독자수는 계속 줄어들었고,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 결국 6, 7월 결호를 내고 말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글을 담으려는 굳은 의지를 바탕으로 ‘8월 혁신호’를 내면서 <작은책>은 결국 재기에 성공했다.

“그때 저는 살림을 맡기로 하고 변산공동체 윤구병 선생님이 책 편집을 맡기로 했어요.”

그렇게 되살아난 <작은책>은 지하철 가판대 판매를 시도해 꽤 성공했고, 광고로 수익창출을 도모했다. 독자 늘리기 사업으로 최근에는 꾸준히 정기구독자가 늘고 있다. 총 판매되는 5000∼6000부 중 3500부 가량은 정기구독자다.

송씨는 “1만 권만 판매되면 좋겠어요. 그러면 적자에서도 벗어나고 더 좋은 일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판매부수 1만권 목표 이뤄 홀로서기 할 것”

지령 100호를 내면서 <작은책>은 본래의 목표였던‘일하는 사람의 글’을 많이 싣고, ‘여성의 이야기’를 섹션으로 독립시켰다. 여성독자가 늘고 편집위원 여섯 명 중 둘이 여성(신옥희, 김용심)이라는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작은책>의 독자들은 직접 편집방향에 영향을 줄만큼 독특합니다. 1995년부터 쭉 독자였던 분들이 많아요. 주 독자층은 노동자들인데 최근엔 주부, 교사, 학생 독자들이 많이 늘었어요. ‘여자로 살기’라는 여성섹션을 독립시킨 건 독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거죠. 게다가 여성의 글 중 좋은 글이 많아요.”

<작은책>의 또다른 특징은‘앞서가는 근로기준’이다. 3년 전에 이미 주 5일제를 시작했고 연월차 제도도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송씨는 아직은 재정 후원을 받아야 하지만 <작은책>의 완전한 홀로서기를 이룰 생각이다. 광고도 싣고, 외고도 받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러나 삶의 현장에서 나온 글을 싣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작은 책의 재정적 독립이 먼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책>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마음을 지켜 가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글’이 진짜 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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