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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헤이엑 주연의 개봉예정 영화 ‘프리다칼로’의 한 장면.
셀마 헤이엑 주연의 개봉예정 영화 ‘프리다칼로’의 한 장면. ⓒ 우먼타임스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삶이 문화 예술을 통해 재발견되고 있다. 2년 전 전기가 소개된 이후 그의 그림이 인기를 누린 데 이어 오는 11월 21일 그의 삶을 담은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에서 프리다 칼로를 연기한 셀마 헤이엑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한계를 모르는 사랑 이야기"라고 말한다. 프리다 칼로의 삶에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가 담겨 있다는 것.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프리다 칼로가 이 시대에 다시 떠오르는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팜므파탈'의 이미지만 소비되고 있다고 폄하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가볍게 소비하기에는 그를 담은 문화 예술에 너무도 묵직한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일까. 그를 재발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프리다 칼로는 20세기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였다. 유년기에 소아마비를 앓고 18세에 교통 사고를 당한 후에 척추, 다리, 자궁 수술을 30여 차례 받은 그는 전통이란 미명 하에 자행되는 모든 폐습을 완강하게 거부하며 내면의 속살을 화폭에 담아 냈다.

그의 작품은 사고로 인한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거울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자화상이 많다. <헨리포드 병원>, <나의 탄생>, <프리다와 유산> 등의 작품이 그 예. 피가 뚝뚝 흐르는 듯한 붓질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고뇌를 담아낸 그의 그림은 지금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20세기 대표적 페미니스트 였던 프리다 칼로의 초상화.
20세기 대표적 페미니스트 였던 프리다 칼로의 초상화. ⓒ 우먼타임스
드라마틱한 그의 삶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주목할 만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삶을 재발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내면에만 침잠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든 '열린 예술가'였기 때문이다.

'개혁'이 시대의 화두가 된 국내 현실에 비춰 전통과 금기에 맞서 싸운 여성의 혁명적인 삶은 매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프리다 칼로는 패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가 즐겨 입었던 마야 전통 의상의 문양을 딴 의류가 유행하고 있는 것. 홍대 주변 등의 거리에서 프리다 칼로가 입었던 전통 의상과 흡사한 옷을 입고 다니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낡은 것을 깨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회 제 분야의 욕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프리다 칼로는 그 욕망의 분출구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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