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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의 빵만들기 교실. 지금은 월 1회의 모임을 갖는다.
지난 여름의 빵만들기 교실. 지금은 월 1회의 모임을 갖는다. ⓒ 장영미

전입 주부를 위한 강좌는 좀 색다른 기획이었습니다. 일본은 전근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더군요. 남편을 따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녀야하는 주부들, 늘 낯선 환경과 사람들에 적응해야 하니 얼마나 외롭고 힘들겠습니까? 다른 나라에 사는 저나, 다른 지방에 살아야 하는 그들이나 결국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강좌는 5회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다른 현에서 새로 전입해 온 부인들을 대상으로 이 지방의 역사와 풍토, 향토 산업과 문화재, 사투리 등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선배 전입 주부들의 체험담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지방 특산품을 이용한 요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근족'인 다른 부인들의 얘기를 들어 보니 다른 현에서는 이런 강좌가 없었다더군요. 덕분에 저도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 전입 주부들의 모임은 취미 활동을 위한 모임으로 바뀌었습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들, 예를 들면, 아로마세라피, 구슬 액세서리, 훌라춤, 요리, 외국어 등 회원들이 의논하여 주제를 정하면 공민관에서 강사를 소개해 주고 2년간은 강사료를 지불해 줍니다. 지금까지 이 지방의 특산 요리를 배웠고, 이번 달에는 아로마세라피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전입부인을 위한 강좌에서 향토산업과 문화재를 찾아가 설명을 듣고 있다.
전입부인을 위한 강좌에서 향토산업과 문화재를 찾아가 설명을 듣고 있다. ⓒ 장영미

제가 이렇게 여러분들께 도움을 청하게 된 것도 바로 후자의 모임과 관련하여서입니다. 회원들이 저에게 12월 16일의 모임 때 한국 요리를 가르쳐 달라는 제의를 해 왔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친한 아줌마들에게 오이 소박이 담그는 법을 어설프게나마 가르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약 25명을 대상으로 요리를 가르쳐야 하는 이번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제가 요리에 일가견이 있거나 재주가 있는 편은 못되거든요. 그런데 순전히 제 호기심과 치기가 발동해서 해 보겠다고 수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차림표도 정하고, 재료 및 분량을 정해 만드는 법도 프린트 해야하고, 정해진 시간에 끝낼 수 있도록 연습도 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막막할 뿐입니다.

우선 차림표를 짜야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여러분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주요리, 샐러드나 반찬이 될 만할 요리, 후식의 순으로 한가지씩 준비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요리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6-7명이 한 조가 되어 조별로 음식을 만듭니다. 회원들은 크리스마스나 정월 초하루에 어울릴 만한 음식이면 좋겠다고 하는데 일본에서도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 본 차림표는 비빔밥, 고기 산적(야채와 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운 것) 그리고 후식으로 식혜나 수정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식혜는 제 능력으로는 무리이므로 그냥 흔한 과일로 할까 합니다.

그런데 사실 비빔밥이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좋아하는 메뉴이긴 하지만 전통 한국 요리라고는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잔칫날 남은 음식들을 먹기 위한 방편으로 생긴 음식이 아니던가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이것이 한국 요리다'라고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것이 없을까하고 말입니다.

염치없이 여러분까지 제 고민에 끌어들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좋은 의견 있으시면 알려 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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