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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하늘을 혼자 소유할 수 없듯이 밥도 혼자 먹으면 안 됩니다. 밥은 곧 나눔과 생명의 공유라는 공동체(가족) 의미가 담겨있죠. 가족공동체가 깨어지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며 빈곤의 고착화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어 ‘밥’을 통해 가족공동체와 나눔, 진정한 사랑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원주밥상공동체(대표 허기복·48)는 절대 빈곤층의 생계보호, 취업연계 등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원주밥상공동체의 시작은 지난 98년 4월부터. 당시 경제 한파로 인해 실직자와 노숙자가 증가하고 영세·독거노인들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어 “기독교 정신으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이웃을 돌보며 가난한 사람도 주인 되는 세상”을 열어가고자 허기복 목사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다양하고 폭넓다. 매일 150여명이 이용하는 무료급식은 물론 노숙자 쉼터, 자활사업장, 취업상담 등도 실시한다. 요즘처럼 쌀쌀해진 계절이면 연탄은행을 운영한다. 연탄은행은 1호점과 2호점에 이어 지난 10월 3호점의 문을 열었다.

“지난해의 경우 3만장의 연탄을 나눴고 올해에는 8만장을 예상하고 있어요. 연탄은행이란 일반은행처럼 자유롭게 돈을 보관하듯이 필요한 분은 24시간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고 이런 일이 계속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후원고객도 확보하자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죠.”

연탄은 1장에 300원. 하지만 그 돈조차 없어 쪽방 혹은 허름한 집에서 연탄을 피우지 못하는 가정과 대상자들에게는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고 배달해 준다. 연탄보일러도 교체 및 수리도 이곳의 역할.

이렇다 보니 가난하거나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면 원주 밥상공동체에 가면 다 해결된다는 인식이 지역 내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또 밥상공동체가 있기에 “가난한 우리도 살맛이 난다”며 빈곤층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곳을 통해 희망과 성실함을 찾아가고 있다.

이 곳을 통해 나누고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며 후원과 함께 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기도 한다. 노숙인, 영세 노인 등 정신건강과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자신들도 어려운 가운데 남을 돕는 일에 나서며 고물을 수거해서 3000원, 1000원 후원금을 내고 겸연쩍어 하기도 한다.

ⓒ 권윤영
비영리민간단체로서 기독교 정신으로 사회봉사 활동에 임하다보니 재정의 어려움이 늘 따를 수밖에 없다. 과중한 업무와 많은 일로 인해 하루도 쉬거나 손을 놓을 수 없어 기력이 쇠진할 때도 있고, 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 부족으로 힘겨울 때도 많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더 열심히 그리고 빈곤층을 위해 더 돕고 나누지 못하는 것.

하지만 밥상공동체가 있기에 어려운 이웃을 이해하고 그들이 희망을 되찾아 살아갈 수 있다는 것과 힘들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성실히 살아가는 인생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 끼 식사를 통해 힘을 얻고 고물 수거를 하면서도 콧노래를 부르고 가는 모습을 볼 때나 ‘사랑의 쌀 2500kg’ 나눌 때 이 쌀을 받기 위해 밤새 잠을 못 잤다며 감사해서 눈물을 흘리는 독거노인을 볼 때, 생계비를 받아 생활하는 어려운 사람이 목사님을 통해 사랑과 나눔을 알게 되었다며 무료급식에 보태라고 5000원을 주실 때 정말 목이 메이곤 합니다.”

빈곤층의 삶의 질 향상과 자립자활을 도모하고자 하는 원주밥상공동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삶의 의미를 던져주고 이웃을 사랑하면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보인다는 것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된 것보다는 될 것을 바라보며 가난한 사람들이 어깨를 펴고 살아가는 희망찬 세상과 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웃을 돕고 사회의 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후원해 주신 밥상의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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