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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안현주
김재균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이 6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김 청장의 우리당 입당은 광주전남 자치단체장 중 최초다.

내년 총선 출마와 광주시장 도전설이 나도는 김 청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전력이 있어 향후 그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청장의 우리당 입당은 지난달 광주지역 기초의원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전패한 것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단체장들의 추가 입당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변과 상의해 총선출마 결정할 것"

김재균 북구청장이 우리당 입당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균 북구청장이 우리당 입당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김 청장은 김태홍 우리당 의원 사무실에서 가진 입당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시대정신인 한반도의 평화와 개혁, 국민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입당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어 "50만 북구주민과 140만 광주시민의 염원인 지방자치의 새로운 리더십을 올곧게 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초미의 관심사인 총선출마와 관련해 김 청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김 청장은 "입당과 총선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우리당에 입당했기 때문에 주민과 당원 등 모든 분들과 협의하고 논의해서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총선에 대한 심사숙고가 진행중임을 나타냈다.

김 청장은 광주시장 입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모범답안'만으로 속내를 감췄다. 김 청장은 "쿠데타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지방자치제도의 기반이 확고하다면 민주정치는 계속 발전된다"며 "시장과의 연관성보다는 올바른 지방자치를 실행해야 한다는 열망을 담아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청장의 우리당 입당이 여론의 높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갖는 독특한 정치적 위상 때문. 김 청장은 2002년 지방선거 당시 북구청장 재선을 위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불공정 경선을 이유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 끝에 16000여표차로 당선됐다. 민주당의 아성이었던 광주에서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것 자체가 지역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김 청장의 승리는 안일함에 빠진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의 '경고'로 평가됐다.

그동안 무소속 구청장으로서 정치권의 숱한 러브콜을 받아오던 김 청장이 우리당에 입당함에 따라 광주의 총선대결구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 청장이 17대 총선에 출마한다면 김상현 의원이 버티고 있는 광주 북갑이 유력하다.

6선의 관록을 자랑하며 꾸준한 지역구 관리로 울타리를 든든하게 쳤다고 자평하는 김 의원에게 김 청장의 도전은 거센 '세대교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김 청장의 우리당 입장에 대해 "이미 예상했던 일"로 치부하면서도 내심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단체장 추가 입당 신호탄 되나

우리당측은 김 청장의 입당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지역 자치단체장들의 추가 입당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단체장이 입당한다면 아직까지도 지역적 기반이 취약한 우리당이 보다 확실히 뿌리내리는 여건이 조성된다.

김 청장의 영입 창구역할을 맡았던 김태홍 의원의 발언에서도 이같은 기대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기초(자치단체) 범주를 뛰어넘은 탁월한 김 청장이 입당하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김 청장의 입당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 우리당의 위상을 높이고 정치 평행추가 많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채 우리당 홍보위원장 역시 김 청장의 입당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 10월 30일 광주기초의원 재보선에서 우리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광주의 개혁정신이 표출된 것"이라며 "김 청장의 입당은 우리당이 이 지역에서 지지받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초의원 재보선 이후로 김대중 도서관 개관식 때 김 전 대통령의 발언, 김 청장 입당, 노 대통령의 광주방문으로 민심이 우리당으로 기울고 있다"며 "다른 단체장들의 우리당 입당도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남지역 단체장은 천용택 의원, 광주지역 단체장은 김태홍 의원이 지속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 모두 단체장 영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천용택 의원은 "여러 단체장들이 차츰 따라오겠다는 의사표현을 하고 있다"며 "다만 '행정을 맡는 사람이 앞질러 가면 곤란하니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 청장의 입당은 단체장들이 우리당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단체장들이 연쇄적으로 합류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단체장 추가 입당'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여전히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광주전남지역에서 우리당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큰 세를 이룰 것인가가 여전히 안개속이기 때문. 따라서 우리당은 집권 여당의 단체장이 갖는 '혜택'을 제시하며 단체장들과 접촉을 점차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총선 승리를 목표로 중량급 인사 영입과 동시에 단체장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우리당의 노력이 광주전남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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