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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통영에서 잡히는 바다메기는 그 모양새가 특이하고 맛이 독특하다. 생긴 것을 보자면 사실 입맛을 잃을 정도로 못생긴 편에 속한다.

메기의 생김새는 머리부분이 유달리 크며 몸은 납작하다. 예전에는 워낙 생김새가 볼품없고 뼈가 없는 것처럼 허우적대는 모양이어서 맛이 없다며, 다른 지방에서는 아예 잡히는 대로 버렸다고 한다.

특히 메기국에 담겨진 물렁한 살과 껍질을 보게되면 대부분의 다른 지방 사람들은 질겁하기도 한다. 물론 생선이 잘 나고, 못 나고가 어디 있겠는가만은 우리 인간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겉모습과는 달리 메기국 맛은 정말 일품이다.

메기국에는 보통 여러 가지 양념을 넣지 않고 지리(국을 맑게 끓이는 것)로 해 먹는데 시원한 국물 맛은 담백하고 깔끔해 해장국으로도 최고이다.

통영지역에는 11월부터 메기가 잡히기 시작해 겨울철 내내 메기국을 즐겨 먹는다. 시내 곳곳 식당들은 이맘때부터 경쟁적으로 `메기국 개시' 안내문을 써 붙여 놓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통영에서는 ‘미기’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며, 메기가 잡히는 곳과 그 시기가 한정되어 통영사람이 아니고는 아주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이다.

메기는 추운 지방에서는 잘 잡히지 않으며, 따뜻한 남해안 일대(사량도, 추도 앞)에서 많이 잡히며 특히 통영 연안에서 나는 메기가 맛이 있는 것으로 쳐준다.

소설부터 대설까지 주로 많이 잡히며 추운 겨울에 산란을 위해서 통발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같이 잡히는 알들은 그냥 날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고소하다.

메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아 말려서 먹기도 하며, 생고기를 회로 먹기도 하고, 싱싱한 것을 장국밥으로 끓여 먹기도 하는데, 때로는 쪄서 제사상에 올리기도 할 만큼 고급어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메기알은 된장국이나 해물탕에 넣으면 한결 구수한 맛이 난다. 또 90% 정도 말린 메기를 잘라서 간장에 찍어 먹는 것도 제 맛이다.

워낙 통영시민들이 즐겨 먹기 때문에 메기는 통영 산지에서도 제값을 받으며 외지로는 거의 유통이 되지 않는다.

올해는 아직 시기가 일러 그다지 메기가 많이 잡히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 더 추워지면 곧 어시장 곳곳에서 수조에 가득 찬 메기를 쉽게 보게 될 것이다.

`한국의 나포리'라 불리는 미항 통영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특히 겨울철에 찾아 올 기회가 된다면 꼭 메기국을 한번 드셔 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

아무 때나 맛보는 그런 국이 아니고 겨울철에나 맛 볼 수 있는 색다른 별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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