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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에서 호미곶에 이르는 동해안도로는 경춘가도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국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강화도에도 그에 못지않은 드라이브 코스가 있으니 다름아니라 동막에서 낙조조망지로 유명한 장화리로 이어지는 강화도 남단의 해안도로이다. 적어도 해가 서쪽으로 길게 늘어질 때쯤의 풍경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 분오리돈대에서 장곶돈대까지의 드라이브 코스
ⓒ 이현상
본격적인 드라이브 코스는 정수사를 지나 고갯마루에 있는 분오리돈대에서부터 시작된다. 분오리돈대를 내려서면 바로 동막해수욕장이 나타난다. 광활한 갯벌과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해수욕장이다.

도로는 여차리를 지나 장화리로 이어지며, 장곶돈대를 지나 고갯길을 내려서면 선수포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해안을 끼고 돌던 도로가 끝나고 마니산 국민관광지 방향으로 이어진다.

▲ 가천의대에서 내려다 본 선두포구
ⓒ 이현상
서울 방향에서 가려면 초지대교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강화 방향으로 48번 국도를 타고 오다 김포를 지나 양곡 부근에서 초지대교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초지대교를 건너 우회전한 후 해안순환도로를 따라 오다가 동검도 갈림길에서 가천의대 방향으로 오는 것이 볼거리가 많다. 길은 조금 좁지만 선두포구 앞바다도 볼만하기 때문이다.

▲ 분오리돈대에서 내려다 본 동막해수욕장. 그 옆으로 드라이브 코스가 보인다.
ⓒ 이현상
정수사를 지나면 곧 이어 고개가 나타나고 고갯마루에는 분오리돈대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잠시 차를 멈추고 분오리돈대에 올라 동막해변을 내려다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분오리돈대 앞에는 주차가 가능하다. 분오리돈대에 오르면 동막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며, 해안을 끼고 이어지는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 동막해수욕장. 사진 오른쪽 고갯마루 위가 분오리돈대
ⓒ 이현상
동막해수욕장은 강화도 본섬의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강화도에서는 드물게 모래사장이 있고 소규모이지만 송림을 갖추고 있다. 갯벌로도 널리 알려져 찾는 이들이 많고 그만큼 각종 위락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동막해수욕장은 최근 시설물을 정비하여 한층 깔끔한 면모를 갖추었다.

▲ 동막 부근의 바닷가에서 망둥어 낚시를 즐기고 있다.
ⓒ 이현상
동막을 제외하면 강화도 남단의 해안도로에는 이렇다할 위락시설이나 관광지로 개발된 구역이 아직 없다. 그저 지나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 있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눈앞의 풍경을 감상하면 되겠다. 더러는 간단한 낚싯대를 준비하여 바닷가로 나가 망둥어를 낚기도 한다. 최근에는 낙조를 조망하기 좋은 곳에 카페나 음식점이 많이 들어서 있다.

▲ 평화로운 마을. 동막에서 장화리가는 길.
ⓒ 이현상
좁은 2차선의 지방도로이므로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어차피 속도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즐기는 것이므로 60km 제한속도를 지키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 마을이 있으며, 주민들이 길을 건너거나 경운기를 운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온 사람들이라면 조용한 마을 풍경에 시간마저 느리게 간다고 느껴진다.

▲ 오른쪽으로는 단풍으로 불타는 마니산을 볼 수 있다.
ⓒ 이현상
동막을 지나 흥왕리, 여차리를 지나게 된다. 왼쪽으로는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단풍에 불타고 있는 마니산을 볼 수 있다. 단풍의 절정은 지났지만 아직은 볼만한 색깔이다.

▲ 마니산에서 내려다 본 드라이브 코스.
ⓒ 이현상
강화도 남단의 도로는 장화리를 지나 선수포구로 내려서면 곧바로 마니산 입구에 닿는다. 맨 위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은 마니산을 감싸고 한 바퀴 도는 셈이 된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마니산에 올라 차편으로 이동했던 길과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 여차리 근처 도로에서 본 낙조
ⓒ 이현상
마침 해가 질 무렵이고 날씨마저 청명하다면 이번 드라이브는 최고의 선택이 되는 셈이다. 도로 곳곳이 낙조 조망지이기 때문이다. 해가 진다 싶으면 곧바로 바다 밑으로 사라지는 것이 낙조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편한 마음으로 낙조를 즐길 일이다. 요즘의 일몰시간은 대략 5시 20분 전후이다.

▲ 장화리 근처에서 본 낙조
ⓒ 이현상
그 중에서도 이름난 낙조 조망지는 장화리의 해양탐구수련원을 지나자마자 왼편의 바닷가이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위 지도에서는 해양탐구학교와 장곶돈대의 중간쯤 된다.

적당한 조망지를 찾지 못했다면 차라리 장곶돈대로 들어선다. 돈대의 특성상 고갯마루에 위치하고 있어 필자가 보기에는 최고의 낙조 조망지일 듯 했다. 장곶돈대는 숙종 5년(1679년) 강화도의 해안 방위를 위해 축조한 것으로서 1993년에 돈대 성곽을 보수하였다.

해가 지고 달이 떴다면 선수포구에 들러본다. 원래는 밴댕이회로 유명하지만 제철이 아니라면 꽃게 등도 많이 들어오는 포구이다. 선수포구에서는 바다건너 손에 잡힐 듯 석모도가 보인다.

지나가다 들를 만한 곳 - 정수사(淨水寺)

▲ 정수사 대웅전(보물 제161호)의 문창살
ⓒ이현상

마니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 회정선사가 창건하여 정수사(淨修寺)라고 했던 것을, 조선 세종 8년(1426년) 함허대사(涵虛大師)가 수축할 당시 사찰 동편에서 맑은 물이 나와서 정수사(淨水寺)로 이름을 고쳤다.

정수사는 강화도내의 보문사나 전등사에 비해 그 규모는 작지만 서민적인 풍모가 풍긴다. 정수사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보물 제161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의 문창살이다.

모란과 장미가 활짝 핀 모습을 목각으로 깎아 만든 문창살은 청 황 홍 녹 등의 4색으로 색상이 화려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살로 손꼽힌다. 그 화려한 색상으로 인해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피사체이기도 하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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