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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어느덧 가을이 우리 곁에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가을 산자락과 들녘은 산국, 감국, 해국 등 들국화류와 코스모스가 장식합니다.
이 풍만한 가을날 늘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일상의 잡념들을 떨쳐버리고 코스모스 만발한 가을길을 걸으며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을 노래합니다.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김상희씨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노랫말 입니다.

노래가 나온 지 30년이 흘렀지만 세월의 흐름에 빛바래지 않고 가을이 오면 우리의 사랑을 받는 명곡입니다. 경쾌하고 빠른 템포와 왈츠리듬의 노래 속에 가냘픈 몸매로 흔들거리는 코스모스의 순결함과 잊혀져가는 그리운 얼굴과 고향의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코스모스는 장미처럼 정열적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산뜻하고 싱싱한 모습은 "시골처녀 같이 청초하고, 진분홍 연분홍 하얀 색으로 조화된 색깔은 화사한 여자 한복 같으며, 긴 줄기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긴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여인의 모습 같다"하고 어느 시인은 극찬했습니다.

코스모스는 머나먼 나라 멕시코에서 외국 선교사의 손을 잡고 따라와 한국에 자리하고 우리의 가을 친구가 된 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국화를 소박하고 겸손한 선비의 꽃이라고 한다면 코스모스는 청순한 그리움, 순결의 꽃이라 불러도 좋겠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산책길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산책길 ⓒ 양주승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코스모스(Cosmos)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kosmos(우주·질서·조화)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코스모스의 8~9개의 바깥쪽 꽃잎이 서로 밀거나 겹치는 일이 없이 심장으로 모여서 꽃의 중심을 이루고 질서있게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코스모스라 이름지었을 것입니다.

코스모스하면 국화와 더불어 가을을 연상하지만 사실 코스모스는 한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 볼 수 있습니다. 무더운 햇볕아래 피어난 코스모스보다는 높고 푸른 하늘과 가을의 찬바람이 어울어진 들녘에 피어난 코스모스 이미지가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코스모스의 흰색은 순결을 상징하고 분홍색은 소녀의 애정을 상징합니다.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코스모스

이해인


바람이 가을을 데리고 온
작은 언덕길엔 코스모스
코스모스 분홍 빛 하얀 빛
웃음의 물결

가느다란 몸매에 하늘을 담고
조용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소녀들
푸른 줄기마다
가을의 꿈 적시며 해맑게 웃는다
코스모스 코스모스 바람이 분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산책길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산책길 ⓒ 양주승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경북포항시 기계면 들녘 ⓒ 양주승
꽃의 모양과 색과 향이 합쳐진 꽃의 기운을 이용해 병을 고친다는 중국의 전통적 화요법(花療法)에 의하면 코스모스는 심신이 지쳤을 때 특효가 있는 꽃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스모스는 담배연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담배연기를 노랑 코스모스 잎에 대면 꽃색이 순식간에 진한 주황색이나 적색으로 변하는데 그 이유는 노랑코스모스 꽃잎에는 노랑색을 나타내는 플라본(Flavone)이라는 색소가 있는데 그 색소가 강알칼리성인 담배연기를 만나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는 곳은 8월과 10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코스모스 공원과 전북 진안군(북마이산 입구) 1만여평의 들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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